[시] 눈오는 날 눈 오는 날 작성일 2002-11-18 오전 11:57:55 하늘을 돌아 내리는 그리움. 늘상 눈은 마음으로만 내린다. 바람에 흔들리고 나뭇가지에 찔리는 아픔으로 돋아나는 얼굴. 어깨에 쌓인 가난한 세월의 두께를 털며 다가산 텅 빈 숲 속을 거닐다 만나는 사람. 느릿한 산자락 따라 내려서는데 문득 하늘을 가득 메.. 마라톤 문학 2009.07.28
[시] 겨울을 달리며 겨울을 달리며 겨울, 가장자리만 밟아 중인리 벌판. 어느 한 사람도 없이 발자국마다 지나온 세월을 채우고 달리는데, 모악산 자락을 따라 내려서는 바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를 앞서고 내딛는 걸음걸음 배시시 피어나는 얼굴들. 텅 빈 주로(走路)는 그리움 하나로만 남는데. 2001. 11. 27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여보! 나 좀 데리고 가 여보! 나 좀 데리고 가. 2003-03-30 20:44:09,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모악산에 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 황홀경에 빠져 하늘 한 번 올려다 보고 감탄 한 번 하고 땅 한 번 내려다 보고 생명의 신비감에 젖어 버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달리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야말로 세상에서 인간이 느끼는 가장 못견..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어머니를 위한 달리기 어머니를 위한 달리기 참으로 오랜만에 달리기에 나섰다. 아직은 봄빛이 제대로 물들지 않은 오후의 삼천(三川)을 따라, 땅거죽을 헤집고 고개를 내밀려는 풀싹들의 웃음을 따라, 들녘에 느긋하게 내려 앉는 말간 햇살과 호흡을 나누며 아내와 동반주에 나선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7년째. 달리기..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새가 준 선물 새가 준 선물 작성일 2002-01-10 오늘 아침 출근 시간에 여유가 많아서 모처럼 아침 달리기에 나섰다. 날씨도 확 풀려서 달리기에 아주 좋다. 일단은 삼천에 나가서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였다. 여름과는 달리 사람들이 별로 없다. 삼천교를 지나 오랫만에 둑길로 올라섰다. 아직은 잔설이 깔려 있고 바..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2003-04-23 14:48:30 봄비가 저렇게도 푸르게 내리고 있습니다. 곱게 곱게 내리는 빗줄기 따라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님의 마음도 같이 내립니다. 우리 학교 뒷편 연못가에서 역사를 지켜 보며 서 있는 느티나무는 아직 지난 가을의 낙엽도 떨어뜨리지 못했는데 무슨 봄이냐며 큰소리치더니 .. 마라톤 문학 2009.07.28
[시] 가을비 가을비 1 철을 잃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것이 가을의 끄트머리를 타고 앉아 흔들어 대고 있는 가을비인지 아니면 겨울을 잡아당기는 겨울비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마음 속으로 내린다는 것이다. 아직 노오란 우산으로 남아 여러 가지 무거운 마음들에 내둘리다가 나무등걸에 기대..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봄비야 흥건하게 내려라 봄비야 흥건하게 내려라. 작성일 2002-04-03 오전 10:30:56 언젠가 황사가 엄청나게 몰려들던 날, 그 매캐함으로 인해 숱하게 고통스럽던 날, 그 지독한 황사를 피해 다니며 중국까지 욕해댔던 날, 나는 한편으로 좋은 마음도 있었다. 뿌옇게 흐려진 시야로 인해 보기 싫은 것들을 보지 않아도 되엇기 때문이..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복숭아 향기가 나는 사람 복숭아 향기가 나는 사람 아침 달리기에 나섰다. 여섯 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아직 어두움을 다 걷어 내지 못한 태양은 짙은 구름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한 여름의 하늘가를 맴도는 바람만이 삼천(三川)을 따라 달리는 많은 사람들의 옷깃을 붙들고 매달린다. 잔뜩 흐린 날씨가 아주 좋았다. 이 정도면 ..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말간 햇살에 걸터 앉아 말간 햇살에 걸터 앉아 작성일 2002-09-27 오전 10:01:21 창밖으로 말간 가을 햇살을 내다보며 정말 견딜 수 없는 깊은 수심(愁心)에 휘감긴다. 마라톤! 1999년 9월 이후 마라톤의 내 인생의 절반을 훨씬 넘는 영역까지 파고 들었고 이젠 마라톤을 떼어 놓고는 삶을 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는데.... 그러나 마.. 마라톤 문학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