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마라톤, 그리고 아내 마라톤, 그리고 아내 세상에 많고 많은 운동 중에서 하필이면 마라톤이냐고 콧방귀도 안 뀌던 아내가 초등학교 운동장을 두어 바퀴 돌고서 무슨 벼슬이라도 한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던 날부터, 군소리 한 마디 없이 땀에 젖은 운동복 빨래는 물론 집안 일이란 일은 모두 다하며 그야말로 공주처럼 떠..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마라톤, 잃어버린 시간을 위하여 마라톤, 잃어버린 시간을 위하여 새벽 4시가 막 지났는데 아내가 부시럭거리는 바람에 잠이 깨었다. 일단 일어나서 늘 하던 대로 물부터 한잔 마셨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시원한 기분은 언제나 새뜻한 느낌이다. 잠이 완전히 달아나 버려 거실을 왔다 갔다 하다가 스트레칭을 한다. 두 손을 머리 ..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들녘같은 클럽을 위하여 들녘같은 클럽을 위하여 2003-06-02 13:52:04, 조회 : 111, 추천 : 0 교무실 창 밖으로 보이는 다가산의 푸르름이 너무 좋아 고개를 내밀었는데 교사 앞 잔디밭에서 커다란 밀짚모자를 눌러쓰고도 다시 수건으로 온통을 얼굴을 가린 아주머니 두 분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풀을 매고 있다. 뙤약볕에 앉..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꼴찌론 꼴찌론 작성일 2002-11-01 오전 10:49:57 꼴찌의 사전적 의미는 맨 끝 차례라는 뜻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꼴찌를 무시하고 천대한다. 어쩌면 자기 스스로도 꼴찌라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창피하게 생각한다. 어느 집단이나 순서가 있게 마련이고 순서를 생각하다 보면 꼴찌는 나오게 마련이다. 이 꼴찌를 .. 마라톤 문학 2009.07.28
[응모] 그래서 마라톤은 해볼만한 거야 그래서 마라톤은 해볼만한 거야. MBC 지금은 라디오 시대 투고작 이종환 최유라씨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 47세로 1999년 5월에 마라톤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풀코스 7회와 하프코스 12회를 완주하였고 한 달이면 200km 정도를 달리고 있지만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래도 마라톤이 좋아 ..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고요와 화평 고요와 화평(和平) 귀신사(歸信寺)는 거기 없었다. 아니, 귀신사는 거기 있었지만 내가 찾은 귀신사는 거기 없었다.(중략) 아마도 볕에 바래지 않은 누런 광목이 주는 상가집 분위기 탓이겠지만, 거기에는 신이 지친 몸을 쉬기 위해 돌아오는 자리가 아니라 이제는 병들어 옴쭉달싹도 못하는 신이 마지.. 마라톤 문학 2009.07.28
[꽁트] 여보 이러지마 여보 이러지마 1. 독한 년! 어떻게 여자가 저럴 수가 있어. 처녀 때부터 그런 면이 있었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내가 이렇게까지 할 줄을 정말 몰랐다. 나미운 과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아내를 믿을 수가 없었다. ‘띠리리리리리릿’ 일 주일을 고생하며 만들어 올린 기획안인데 과장한테 된 통 깨.. 마라톤 문학 2009.07.28
[꽁트] 아버지의 손바닥 꽁트 아버지의 손바닥 20km 지점을 지났을 때부터 바람이 거세어지기 시작하더니, 잔뜩 찌푸린 하늘은 가는 눈을 쏘아대기 시작하였다. 시골 동네의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야 하므로 바람에 대한 대비로 파워스트레치 원단의 옷을 입기는 하였지만 정면으로 달려드는 눈보라는 어쩔 수 없었다. 안경을 .. 마라톤 문학 2009.07.28
[꽁트] 아내는 모를거야 꽁트 아내는 모를거야 1. 아침부터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아내가 사다 놓은 싸구려 샴푸는 제쳐 두고 어제 화장품 가게에서 사온 ‘윤나리 허벌’ 샴푸를 아내 몰래 가지고 들어가 정성껏 머리를 감았다. 면도도 깨끗이 하고 아내가 가끔씩 사용하는 ‘폼클랜징’인가 ‘클랜징 폼’인가를 손에 묻.. 마라톤 문학 2009.07.28
[꽁트] 달빛 자르기 꽁트 달빛 자르기 정광모 벌판은 이미 아내의 생일상을 흐드러지게 차려 놓고 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내리는 달빛은 투명하고 맑은 커튼을 드리워 우리를 감싸 주고 있고, 풀벌레들은 혼신을 다하여 축하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다. 어차피 시작한 것이니 만큼 닭살이 돋더라도 영화 배우.. 마라톤 문학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