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문학

[시] 겨울을 달리며

힘날세상 2009. 7. 28. 14:34

겨울을 달리며

 

 

겨울,

가장자리만 밟아

중인리 벌판.

어느 한 사람도 없이

발자국마다

지나온 세월을 채우고

달리는데,

모악산 자락을 따라 내려서는

바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를 앞서고

내딛는 걸음걸음

배시시

피어나는 얼굴들.

 

텅 빈 주로(走路)는

그리움 하나로만 남는데.

 

200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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