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북 100명산 6] 제 459 차 화마가 할퀸 거대한 암릉 남원 고리봉(708.1m) 산행기

힘날세상 2019. 4. 22. 09:40

[전북 100명산 6] 제 459 차 화마가 할퀸 거대한 암릉 남원 고리봉(708.1m) 산행기

1. 일자 : 2019년 4월 20일 토요일

2. 동행 : 산정 산우회 6명

3. 코스 : 석촌마을회관(09:20) - 약수정사(09:39) - 능선(10:17) - 대포바위(11:02) - 헬기장911:26) - 고리봉(708.1m 11:54)  - 삿갓봉(13:20) - 두바리봉(13:49) - 그럭재(14:17) - 송내마을회관(15:10)

4. 거리 & 시간 : 8.13km  5시간 50분(휴식 1시간 40분 포함)

5. 산행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 석촌마을회관에는 커다란 주차장이 있다. 날머리 송내마을회관에도 주차공간이 있기는 한데 좁은 편이다. 그러나 주변 길가에 주차할 수 있다.

* 석촌마을회관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 약수정사 직전에서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들어서면 된다.

* 두바리봉에서 약수정사로 하산하는 길로 내려설까 고민하다가 선답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길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여 그럭재로 하산했는데 초입 부분은 아주 뚜렷한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 이후 이정표가 잘되어 있고 외길이라서 산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 석촌마을은 남원시 대강면소재이라서 하나로마트와 식당이 몇 곳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산정산우회 전북 100명산 여섯번 째 산행지는

남원 고리봉이다.

10여년 전에 비홍치에서 고리봉까지 종주를 했는데

석촌 마을에서 올라보기로 한다.

이제 막 봄이 활개를 펴는 산은

꽃 향기가 넘쳐나고 있었고

햇살은 참 부드러웠다.


2010년 문덕봉 - 고리봉 산행기

http://blog.daum.net/himnal/164



마을회관에서 혼자 계시던 할머니는

화장실도 열어주시고

먹을 것이 없어서 어쩌냐고 안타까워 하신다.

며칠 전에 불이나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며

불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신다.

우리는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산에 들어갈 때는 화기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며 안심시켜 드리는데

산나물이 많으니 마음껏 뜯어가라고 하신다.

산나물을 채취하면

안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산에서 걷는 것으로 만족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출발한다.









해뜨람님의 차를 송내마을회관에 주차하고 돌아와

내차를 이곳에 주차하고 산행에 나선다.


마을길을 따라 약수정사 방향으로 간다


이곳에서 약수 정사 방향으로 가야한다.


약수정사 직전에 있는 들머리


위 지점에 있는 산행 안내도



위 지점의 들머리


들머리에서 30여분 오르면 만나는 능선

이곳부터 조망이 열리기 시작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섬진강을 감싸안고 있는 산줄기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시작하는 호남정맥이다.






주능선에 올라보니 화마의 흔적이 처참할 정도이다.

골짜기 세 개를 완전히 불태워 생명체라고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무서웠다.

남원 고리봉

화마가 할퀴고 간 산등성이는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는데

살아있는 것은

새카맣게 짓밟혀버린 산자락을

거스르는 속절없는

바람.

무서웠던 떨림

두려웠던 가슴저림

그렇게

서있었다.

손떼 묻은 물건을 잃어버린 마음이었을까.

잡았던 손 놓쳐버린 허탈감이었을까.


나라가 망하고

온 세상 사람들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고 짓뭉개어졌을 때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것은

해진 옷에 거친 밥을 먹던

힘없는 민중들이었다.

오늘

모든 것이

검은 빛으로 죽어버린 산자락에서

싱그러운 바람을 불어 올려

부드럽게 산허리 감싸안은 햇살을 불러

초록의 힘으로

죽은 세상을 헤집은 것은

약하디 약한 풀포기였다.

희망이었고

약동하는 걸음이었다.

악은 세상을 일시적으로 짓누를 수는 있지만 끝까지 지배하지는 못한다.











걷는 발걸음이 처량할 정도로 불타버린 산자락을 바라보며

산불의 위험에 대해 몸으로 받아들인다.

허탈해 하고

자주 걸음을 멈추어

아직도 남아 있는 불내음을 느끼며

산불의 위험에 대해 몸으로 받아들인다.





대포바위인지


이것보다는 불타버린 산등성이를 자꾸만 돌아본다.




블랙야크 100명산 산행 때 걸어본 동악산

하루 느긋하게 걷기에 딱 좋은 산이다.



우뚝하게 솟아 있는 고리봉


고리봉 600미터 전에 있는 헬기장


헬기장의 이정표


헬기장을 지나면서 바라본 고리봉

바위가 많은 것이 마치 충북의 산처럼 보인다.













햇살이,

진달래 꽃잎 위에 내려앉는 햇살이 곱다.

잎보다 먼저

봄을 말하는 진달래

분명

화전花煎이 생각나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잎인데

무엇 때문에

한恨을 덧입히는걸까.

소월素月 탓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월의 시를 잘못 읽는 우리들 탓이다.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위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자기를 버리고 떠나는 임의 발걸음에

아름따다 뿌린 진달래꽃은

임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렇듯 고귀한 진달래를

'이별'이니,

'한의 정서'라고 받아들인 것은

두견화라는 이름으로 부르면서

촉나라의 왕이었던 망제望帝의 이야기와 결부시키기는 까닭이다.

신하의 농간에 나라를 뺏기고

그 억울함을 씻지 못해

두견새로 환생하여

'귀촉귀촉歸蜀'하며 토해낸 피가 하얗게 핀 꽃잎을

핏빛으로 물들였다는 아픈 이야기를

우리는 화사한 웃음으로

봄을 전하는 진달래꽃에 덧입혀 놓는 것이다.

그런데

산길을 걸으며 만나는 진달래는

어떻게 바라보아도

붉은 댕기 드리운 시골처녀의 모습일 뿐

뾰족구두 신고 입술 붉게 칠한 도시 여성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봄을 내어놓는 진달래의 이야기다.




고리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 고리봉 정상


산정산우회



고리봉에서 본 삿갓봉(앞), 두바리봉(가운데), 저 멀리 문덕봉


고리봉의 이정표

만학골 방향으로 가다가 먼저 만나는 좌측 하산길은 골짜기를 따라 방촌마을로 하산하는 길이고

두번째 만나는 갈림길은 ㅊ턴만리 장군묘에서 능선을 따라 방촌마을로 하산아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괴정 삼거리로 하산하게 된다.





고리봉을 내려서자마자 직벽을 내려가야 한다.

안전시설을 설치해 놓기는 했지만

중간에 한 개를 빠트려 놓아서 힘들게 내려간다.



조심하면 내려갈 수는 있지만

그래도 나무 데크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두바리봉에서 약수정사로 하산하는 능선

저 능선을 따라 하산하려고 했는데

그럭재까지 걸어 버렸다.



돌아본 고리봉


암봉이 마치 괴산의 산을 걷는 느낌이었다.


삿갓봉이 가까워졌다.


삿갓봉 직전에서 돌아본 고리봉

왼쪽 능선은 방촌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삿갓봉은 이정표 뒤로 10여미터 올라가야 한다.


10년 전에 산행할 때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던 곳이다.


삿갓봉에서 바라본 문덕봉


삿갓봉에서 본 두바리봉

오른쪽 철탑 있는 곳이 그럭재이다.


두바리봉에서 약수정사로 이어지는 능선


두바리봉



약수정사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는 두바리봉.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방향인데 길이 뚜렷하여 내려갈까하다가

그럭재로 가기로 한다.


그럭재.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송내마을이다.


그럭재 이정표


그럭재에서 송내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아주 완만하다.


잠시 후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위 지점의; 이정표.

송내마을에서 오른다면 마을회관을 지나 마을 안길을 따라 계곡 올라오면 이곳에 이르게 된다.



송내마을로 내려가는 길


황매화를 많이 심어 놓았다.


송내마을회관에서 산행을 마친다.


2019년 4월 20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