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중국어보다 폰이 더 무서워
옌청푸 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
보얼예술특구로 가려고
구글맵을 작동시켰더니
오프라인이라며 연결이 안된다.
걱정 근심 불안 초조에
공포까지 얼굴을 들 것같고
아, 이렇게 해서 미아가 되는구나.
이것이 큰일이구나하는
생각에 두려움까지 밀려 들었다.
지하철 나오면서
안내판에
보얼예술특구를 가려면
출구로 나가 우측으로 직진하면 된다고 써 있는 것을 봐서
일단 직진하니
똿!
보얼예술특구가 우리를 반겨준다.
아내는 이쁘다고 좋아죽고
나는 걱정되어 죽고
덤블비를 만나면 뭘 해
내가 죽겠는데
아, 이대로 주저앉아 버려야 하나.
비온다던 날씨가 이렇게 좋건만
왜 폰이 오프라인이냐고
문득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에 나오는 김첨지가 생각난다.
돈 많이 벌면 뭐하냐고
아내가 죽어버렸는데
일단 그늘에 가니
션한 바람은 불고
마음도 편안하다.
그래, 길 안내 없으면 내가 못돌아다닐 거같아. 택시가 있는데
그리고 내 가방에는
예상 목적지를 중국어로 적어놓은
카드가 들어있는데
조금 안심이 되는
그 순간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가는 게 있었다.
폰을 들여다 보니
데이터 차단이 되어있는 것이아닌가
내폰은 유심을 갈아끼워
대만폰이 되었고
10일 동안 데이터 무제한인데
그놈의 데이터로밍에 대한 압박감에
지하철에서 낡은 세대의 걱정이 발동하여
데이터를 차단해 놓은 것이다.
데이터 차단을 풀었더니
잠깐이나마 놀랬지 하며
폰이 나를 놀리며 구글맵을 띄워 놓는다.
나이들어 그런 것을
어디에 하소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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