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만 자유 여행기

[60대 부부 9박 10일 대만 자유 여행기] 26 타이중 공원 & 타이페이 열차로 이동하기

힘날세상 2018. 2. 16. 19:24

 

2018. 01.27



타이중 여행을 마치고

타이페이로 간다.

오늘 오후 비행기로 대만으로 들어오는

딸과 손녀를 만나서

3박 4일 타이페이에서 놀아야 하는 것이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숙소 바로 옆에 있는 타이중 역으로 갔지.

왜냐고?

뻔하지.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서야.

아무래도 타이페이는 수도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서

아침 일찍 표를 사두려는 거지.

잘했지?



 

9시 30분 정도 타이페이 역으로 갔어.


나 : 오늘은 자동발매기로 발권해 볼까.

아내 : 그냥 창구에서 사지 그래. 기계를 상대하지말고


내 생각에도

창구에서 사는 것이 편할 것 같더라고.

내가 벌써 창구에서 표를 산 것이 4번이나 되니까

답답한 기계보다

역무원에게 사는 게 좋겠더라고.

역 입구에 있는 자동판매기를 슬쩍 쳐다봐 주고

창구로 갔지.


어떻게 하는지 알겠지?

나는 12시 33분에 출발하는 타이페이행 자강호 118호를 사려는거야.

중국어로 어떻게 하면 되지?


나 : 타이페이

역무원 : 하오

나 : 진티엔 스알디엔 싼스싼펀 추파

역무원 : 하오

오호, 표가 있다는 거로구나. 그렇다면

나 : 양거런

역무원 : 하오

하오 하오를 연발하던 역무원은

모니터에 요금 750NT라고 표시해 준다.

돈을 내밀었더니

표 두 장을 준다.


간단하지?

중국어를 못하겠다면

종이에

台北  12:33  2個人

이렇게 써서 보여주면 되는거지.


다시 말하지만

열차에 탈 때

118호를 꼭 확인하고 타야 하고

좌석은

5호차 19번이니까 지정된 곳에서 타면 되는거야.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타이중 공원을 돌아보기로 했지.

숙소에서 불과 10분 정도 거리야.

전에

시터우 갈때 이용했던 간성정류장 부근이거든.

간성 정류장 직전에서 좌측으로 가니까

타이중 공원이 이름표를 크게 달고 기다리고 있었어.









 아침 시간이라서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

나야 조용한 것을 좋아하니까

마냥 좋았지.


공원이라는 게

휴식을 위한 공간이잖아.

그렇게 볼 때

타이중 공원은 참 좋더라고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널직한 공간도 있고

커다란 호수도 있어서

앉아서 놀기 좋더라고.

잔디밭에서 뛰어 놀고 있는 햇살이 이뻐서

먀냥 놀고 싶더라마는

다른 곳에서도

같이 놀자고 자꾸만 불러대는 바람에

발걸음을 옮겼지.






 어느 나라나

공원에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이 있기 마련이지.

장기를 두고 있어서

들여다 봤지.

우리나라 장기하고 어떻게 다르지?

먼저 장기알의 크기가 모두 똑같아.

임금이나 신하나 각종 전투부대나 병졸이나

다 똑같더라고.

장기알에 쓰여 있는 글자도 우리와 달리

청과 홍의 글자가 다르더라고.

장기 두는 것을 지켜 보니까.

행마하는 것도 다르더라고.

우리의 경우 포는 하나를 넘어서만 갈 수 있는데

이분들은 차처럼 막 다니기도 하고

기분 좋으면 하나 넘어 다니기도 하더군.

상도 우리와 달리

밭전자로 다니더라고.

장기를 둘 줄 아는 사람은

장기판을 딱 보면 알 것이야.

청이나 홍이나

면상을 하고 있는데 잘 보면 밭전자 행마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거야.

잘 두지는 못하지만

이분들과 한 판 두고 싶었는데

기회를 잡을 수가 없어서

아쉽게 돌아섰지.




 

누군가를 기리는 듯한 동상도 서 있는데

누군가 알아야지.


그래도

뉘신지 모르지만 장하십니다.

후손들이 이렇게 잊지 않겠다고 동상도 세워 주시고.

오랫동안 찬양을 받으세요.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이렇게 잘 생긴 누각도 눈에 들어오더라고

특별한 미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홀로 우뚝 서 있으니까

홍일점이나

청일점처럼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이잖아.

윗층까지 올라 가봤는데

공원을 내려다보는 뷰가 좋긴하더라고.

계단 옆에 있는 돌에

가로로 쇠막대기가 걸려 있던데

당초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더라고.

벽돌로 쌓아 놓은 것이

일반적인 정자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정자는 이렇게 사방이 확 트여야 하는거잖아.

이미 선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는데

고즈넉하고 여유가 있어 보여서 좋더라고.

공원이 참 잘꾸며졌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이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자꾸 밀려 오더라니까.

 


 한쪽에는 이렇게 커다란

염소가 서 있더라고.

아가를 데리고 서 있는 엄마 염소는

무엇을 생각하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까.






 봐봐,

잘 가꾸어 놓았지.

일단 열대나무들이 우리의 야코를 죽이더라고.

우리나라에는 이런 형태를 보여주는 나무가 없잖아.

소나무가 절개가 곧고

상록수가 늘푸름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여도

수형이 좀 단순할 뿐

이렇게 화려한 레이스를 달고 있지 않아서

좀 신비스러운 맛을 보이지 못하잖아.

그런데

타이중 공원에 몸을 일으키고 있는 나무들은

전에

타이난 안평수옥에서 실컷 봤던

건물을 휘감아 버린

그 나무들같이

화려한 몸치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야.



 

 

천하위공 天下爲公.

천하는 한 집의 사사로운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말인데

타이페이 중산기념당 편액에도 써 있는 말이고

중산기념당이 손문 선생을 기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분도 손문 선생일까.

몰라서 부끄럽고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더 부끄럽구만.



 


 누군가 돼지를 데려다 놓았는데

이녀석 표정이 참 익살스럽게도 생겼다.



 


 공원을 가득 메은 비둘기떼를 보면서

나홀로 집에 영화에서

무서운 아줌마가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이 생각나기도 한다.



 

잘가라고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 올려

인사를 하는 타이중 공원의 손을 잡고 작별을 한다.


잘있어.

나중에 또 올게.

나 보고 싶다고 울지도 말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 시간인 11시 30분에 정확하게

체크아웃을 하고

타이페이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간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개찰구 반대편으로 멀리 갔더니

짐보관 락커가 있는 곳이다.

의자가 있어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어서

개찰구로 오니

매점에서 도시락을 팔고 있지 않겠어.

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다 똑같은가봐.

80NT짜리 하나와

맛있게 보이는 빵도 하나 사가지고

플랫폼으로 나갔지.

타이중 역은 단순하게 상행과 하행만 있어서 그런지

플랫폼이 하나더라고.

공사가 완공되면 더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딱 한 곳뿐이더라고.







 개찰구 앞까지 나와서

이렇게 배웅을 해주는 군.

돈키호테가 갑자기 생각나는 건 뭐지?


고마워.

타이중에서 잘 보고 잘 먹고 잘 놀다가는데

이렇게 배웅까지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가 대만에 다시 온다면

타이중으로 올거야.

그때까지 아프지말고

씩씩하게 잘 있어야 해.

나도 더 놀다 가고 싶은데

오늘 4살짜리 이쁘고 이쁜 손녀가 오기로 해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오늘 가야돼.

그러니 섭섭해 하지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타이중 안녕.

좋은 도시였어.

시터우를 보여줘서 고맙고

동해대학 루체 교회나

초오도와 시민 광장

정말 보고싶을 거야,

꼭 다시 올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