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제 10 구간 용담호 보이는 길(주천면사무소 - 용담면 사무소 15.4km)

힘날세상 2018. 4. 24. 11:56

제 10 구간 용담호 보이는 길(주천면사무소 - 용담면 사무소 15.4km)

1. 일자 : 2018년 4월 21일

2, 동행 : 산정산우회 6명

3. 코스 : 주천면 사무소(10:10) - 와룡암(10:18) - 금평마을(10:30) - 성암마을(10:34) - 엣광석(10:40 - 11:00) - 와룡마을(12;15) - 신정교 좋은 동네 휴게소(12:40 - 13:30 점심식사) - 옥거마을(14:00 - 14:10) - 용강산(14:55) - 금봉재(15:13) - 회룡마을(16:19) - 용담면사무소(16:40)

4. 거리& 시간 : 15.4km    6시간 30분(1시간 20분)

5. 지도


6. 고원길 수첩

- 출발지점인 주천면 사무소에는 초대형 주차장이 있고, 작은 목욕탕이 있다.

- 중간에 식당이 없으므로 점심은 준비를 해가야 하고, 점심 식사 장소로는 신정교 건너 폐휴게소와, 옥거마을 마을회관(수돗물이 있음) 뒤에 있는 정자가 좋다.  

- 지도상 폐광석부터 와룡마을까지, 옥거마을에서 회룡마을까지는 산을 넘어야 하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와룡마을에서 옥거마을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 구간이 더 힘들었다. 한여름이라면 단단히 각오해야 할 듯하다.




7. 고원길을 걸으며


참으로 오랜만에 나선 길이다.


돌이켜 보면

주말마다 산으로 들었었는데

지난 겨울에는 통 산에 가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게을러지는 것이 아닐까.


여럿이서 같이 다니는 고원길은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길을 나서지 않은 터라

더더욱 그렇다.


오늘 10구간을 걸은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오랜만에 봄길을 걷다보니

이리저리 해찰을 많이 부렸고

지천으로 솟아나는 온갖 새싹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느닷없이 밀려닥친 더위를 핑계삼아

주저 앉아 하하호호 시간을 죽인 탓에

걸음이 느려졌다.


용담호를 바라보고 걷는다지만

포장도로를 걷는 길은 지루했고

그래도 산길을 걸을 수 있어서 위안을 삼았다.


한가롭고 한가로운 시골길을 걸으며

그 한적한 적막에 젖으며

도시 생활의 번잡함을 떨어낼 수 있었고

그것이 바로 마음을 씻어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용담호 푸르디 푸른 수면에

세속의 추한 마음을 씻어 말리고

씻어 말리고

말렸건만

어느덧 마음은 세속의 찌듦으로 넘쳐나고

그런 자신이 마구마구 부끄러워졌다.





출발점인 주천면사무소


주천면사무소에서 좌회전하여 초등학교 방향으로 걷는다.


오랜만에 보는 '다방'

사실은 개인택시 번호가 있어서 찍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택시 한 대가 대기 중이었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꽃잔디를 동무삼아 우뚝 일어서 있는 고목에 추파를 던져보기도 하고





와룡암으로 가다가 만나는 홍매화에 빠져 황홀감에 흠뻑 젖기도 하면서



와룡암 앞에서 9구간을 걸어왔을 때의 느낌을 다시 떠올려 본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 자꾸 뒤돌아본다.


금평마을로 이어지는 길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산자락이 만들어낸 4월의 그늘은

어디에 적어둘 만하였다.

앞에서 걷던 와룡형님 가라사대

"그늘진 길이 딱 내 마음이다"


참 아름다운 그늘이었다.


금평마을 지나 다리를 건너


성암마을을 지나고 나면


좌측 멀리 구봉산이 바라보인다.

4봉과 5봉 사이에 놓여진 구름다리로 인해

구봉산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고

덕분에 초특급울트라 주차장이 몇 개 생겼고

진안고원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구름다리만 세워 놓으면

정말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몰려 든다.

최근에는 원주의 소금산이 대세이다.

도대체 구름다리가 무엇인지 정말 알수가 없다.


운일암 반일암을 내려다 보고 있는 명도봉도 고개를 내밀었다.


제비꽃이겠지.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산으로 들어선다.


처음에는 조금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지만


산모퉁이를 돌아


천태산으로 오르는 작은 능선에만 올라서면


와룡마을까지 룰루랄라 내려가는 길이다.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여 도로로 나선다.


그림같은 용담호를 바라보며 몇 걸음 걸으면


리용미술관이 있는 795번 지방도로를 만나고

따가운 햇볕을 품고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신정교를 건너

좋은 동네라고 이름붙혔으나

지금을 문을 닫아버린 휴게소에서

점심상을 편다.


점심식사를 한 좋은 동네 휴게소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옥거마을까지 걸어왔다.

심여 호 되는 마을이 적박에 싸여 있다.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회관 앞에 홀로 피어 있는 할미꽃

오늘따라 할머니 한 분도 만나지 못했다.

배낭 속에 노인들 만나면 드리려고 사탕이며 쵸컬릿 등을 넣어 왔는데

할머니들이 들여주시는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옥거마을회관 뒤에 있는 정자에서

디리쉼을 하기로 한다.

마을회관 앞에 있는 수돗물을 마셔보니

시원하고 물맛도 좋다.


산길로 들어서서 뒤돌아본 옥거마을

오른쪽 정자 아래가 마을회관이다.


용담호가 아름다워 자꾸 되돌아본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용강산 정상.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 걷는다.

금봉재봉이라는 곳에서부터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고원길 안내도에는

오늘 10구간이 난도가 상 수준이라고 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걷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얼마 후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왼쪽길로 들어서

한 아름은 되는 소나무 아래에서 주저 앉아 히히덕거리다가


잘 가꾸어 놓은 묘지를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니



회룡1리마을이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회룡마을은 회룡 2리까지 있는데 마을경로당이 3개나 있었다.


마을회관을 지나 대박가든 앞에서 13번 국도를 만나 용담면사무소까지 걷는다.


이쁘고 이쁜 초등학교를 지나면


아침에 차 한대를 두고 왔던 용담면 사무소이다.

옆에 있는 가게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한 잔하고

이교수님 차를 타고 내 차가 기다리고 있는 주천면사무소로 향한다.


2018년 4월 21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