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제 9 구간 운일암 반일암 숲길(삼거 - 주천면사무소 8.8km)

힘날세상 2017. 11. 20. 21:26

제 9 구간 운일암 반일암 숲길(삼거 - 주천면사무소 8.8km)

1. 일자 :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2. 동행 : 산정 산우회 6명

3. 코스 : 삼거(13:10) - 칠은교(13:28) - 전망대(운일정 13:40) - 무지개 다리(14:03) - 주차장 무대(14:35) - 주양교(14:48) - 닥밭골(15:06) - 먹고개(725번 도로 15:36) - 와룡암(15:51) - 주천면사무소(16:00)

4. 시간 : 2시간 50분

5. 지도 :

6. 고원길 수첩

* 출발점 노적봉 쉼터에는 초대형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 9구간은 거리도 짧고 길도 평탄하여 걷는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경치는 참 좋다. 개인적으로 여름에 걸으면 좋을 것 같았다.

* 중간에 식당은 있었지만 여름철이 아니면 운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주천면에는 식당이 몇 개 있다.




7. 고원길을 걸으며


거리가 짧은 구간이라서

고민을 하였다.

9, 10구간을 한꺼번에 걸을까

그냥 느긋하게 9구간만 걸을까

아니면

건너 뛰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걸을까.

6명이 같이 걸어야 하는 까닭에

일요일 오후에 

모두 시간이 비어 있어서

오후에 출발을 한다.


주천면 사무소에 차량을 한 대 주차해 놓고

출발지점인 운일암반일암 주차장으로 왔다.

노적봉 쉼터 앞 대형 주차장에는

휑하니 늦가을 바람만 가득할 뿐,

몰려 든 추위를 어쩌지 못하고  옷깃을 여미고 출발한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인가

조락(凋落)의 계절인가

발목까지 덮어오는 낙엽에서 허무함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감정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걷는 걸음이 너무 허전하고 황량하다.

돌아서는 가을의 뒷모습은

언제나 황량하다.

가을이 남아있지도 않고

겨울이 시작되지도 않은듯한

그래서

마음이 스산하다.


명도봉 자락을 돌아가는 걸음도

운일암반일암을 동무 삼아 걷는 걸음도

아름다운 길이라고 자랑하는

닥밭골 골짜기도

텅 비어 있었고

스산하고 황량함을 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명도봉 산자락도

주자천 강줄기도

주천면의 사람들도

모두 마음의 문을 닫고 돌아앉아버린

오늘 고원길은

정말 쓸쓸하다.


고원길을 잠시 쉬기로 한다.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았을까.

추위라도 한꺼번에 몰려왔으면 좋았을까

겨울도, 가을도 아닌

그래서 황량하고 스산한 걸음을 옮기기에는

마음으로 감당할 자신이 없는 까닭이다.


학문으로 삶을 살았다는

주희, 주잠 같은 중국의 학자들과

이이, 이황 같은 우리나라의 학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올렸다는

주천서원도 인적이 끊어진 채

몸져 누워 있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지었다는

와룡암도

학문의 기운을 잃은 체

추렷하게 서 있을 뿐이다.


주천면 소재지에서도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한

오늘

고원길 9구간은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었다.



9구간 출발지점 노적봉 쉼터 앞에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돌아다본 노적봉 쉼터


주차장 옆 야영장 앞으로 간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야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출발지점에서 칠은교로 가는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고드름도 얼어 있다.


명도봉 등산 기점이 되는 칠은교


칠은교


칠은교에서 샬롬수양관 방향으로 간다.


맑은 물에 물고기가 사는지 살지 않는지 들여다 보고


명도봉 등산 안내도 앞에서 명도봉 등산로를 따라 간다.


잠깐 동안 제법 가파르게 올라가면 능선에 닿게 되고


운일정에 도달한다.


운일정은 바로 대불바위 위에 세워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 대불바위를 볼 수 없다.


이곳에서 명도봉 등산로를 버리고 구름다리 방향으로 간다.



내려다 본 구름다리. 명도봉 산행의 기점이기도 하다.


고원길을 내면서 설치한 철사다리


구름다리를 지나면서부터는 나무데크를 따라 간다.


여름에 걸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안내판을 세운 기관은 분명 국가기관이다. 친절하게 영어로 표기해 놓기도 했지만 우리말 표기가 잘못된 곳이 있다.  셋째줄 맨 끝에 "깍아지른'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깎아지른"이라고 표기해야 한다. "깎아지르다"는 "깎아서 세운 것처럼 경사가 심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깎아지른"으로표기해야 한다.   이와 관련지어 '깍두기'를 '깎두기'라고 쓰는 것도 틀린 것이다.   

  주변을 보면 영어 단어의 철자를 틀리는 것은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만, 우리말을 틀리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말은 정말 어려워'하면 문제가 없다. 상대방도 '그래, 우리말은 어려워'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많이 틀리는 것 중 하나는 '없음'을 '없슴'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88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읍니다'를 '-습니다'가 맞는 것으로 바꿨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잘못 이해하고 '없슴'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없읍니다'는 틀리고 '없습니다'가 맞다. '없슴'은 틀리고 '없음'이 맞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습니다'는 그대로 어미이고, '음'은 '없다'라는 형용사를 명사처럼 쓰기 위해 붙이는 명사형 어미(정확하게는 'ㅁ'인데 음절을 만들 수 없으므로 '으'를 붙여 '음'으로 쓰는 것이다.  '자다'에는 그냥 'ㅁ'을 붙여 '잠'이 되고, '먹다'에는 '으'를 붙여 '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없음'이 되는 것이다.

 

나무데크에도 낙엽이 수북하다.


누군가 돌탐을 쌓아 마음을 담아 놓았다.


국가 지질공원이 되면 더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다.


온도가 내려가서 주자천이 살짝 얼어있다.


추위를 녹이기 위해 따뜻한 차도 한 잔 마시며 말고 고운 계류에 마음을 실어보기도 한다.


또 다시 넓은 주차장을 지난다.


주차장을 지나 다리를 건너 55번 지방도를 따라 걷는다.


잠시 후 55번 도로를 버리고 주양교를 건넌다.


여름이었다면 사람들로 북적일텐데 지금은 문을 닫은 듯하다.


주양교에서 닥밭골로 들어서다가 보니 이런 곳이 있다. 광산터였을까.



닥밭골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름이라면 정말 좋은 느낌으로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원길은 이곳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중간에서 돌아가게 되어 있는데 일부러 이곳까지 와봤다.


화장실이 있는 커다란 공터가 있고, 임도는 산위로 이어지는데 이정표에는 명도봉 가는 길이라고 되어 있다. 칠은교에 세워 놓은 등산 안내도와 관련지어 보니 이해가 되었다.


닥밭골을 내려와 주천면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운일암 송어횟집. 앞에 주양교에서 닥밭골로 들어가지 않고 이곳으로 바로 올 수도 있다. 앞에 올려 놓은 개념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마당에 차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지만 이곳에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개념도상 725번 도로가 지나가는 먹고개인듯 한데 전혀 고개가 아니다.  도로를 건너 공원 같은 곳으로 간다. 물론 도로를 건너지 않고 녹색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여도 된다.


산 위에 정자가 보이기에 그곳으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비석 옆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개울을 따라 걸어가니 개울을 건너는 곳 오른쪽으로 주천서원이 보인다.


주천서원. 중국와 우리나라 학자들을 추모하고 제사를 올리는 곳이라고 한다.


주천서원 앞에는 와룡암이 있다.


起亭이라고 쓰여 있는데 왜그럴까.


와룡암 안내판


10구간은 주천면사무소에서 이곳까지 와서 왼쪽 방향으로 이어진다.


와룡암과 주천면사부소 사이에 있는 괴정마을회관


주천면 소재지. 면 소재지인데도 이곳에서 면사무소까지 약 200여미터를 걸어가는 동안 차 한 대, 사람 한 명도 못보았다. 뿐만 아니라 오늘 전 구간을 걷는 동안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9구간 종점인 주천면 사무소


2017년 11월 19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