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만 자유 여행기

[60대 부부 9박 10일 대만 자유 여행기 ] 6 까오슝 - 보얼 예술 특구에서날다

힘날세상 2018. 2. 6. 18:36



카오슝의
아침은 햇살과 함께
그리고
설렘을 가득 담아
가슴 안쪽으로
내려왔다.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리우허 야시장은
어젯밤 곱게 단장한 화장을 지우고
4차선 도로의 민낯을 드러내놓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아침을 색칠하고 있다.

하늘은 아침을 활짝 열어놓았으나
내 마음은
묵직한 무게감에 짓눌리는데
아내는 빨리 나가자고 쪼아댄다.






 

식당에 내려가
아침을 먹는데
꼭 많이 차려야 하겠는가.
소찬이나마
맛있으면 그만이지.
1박에 겨우 5만원 정도인데
아침까지 주는 것에 감사해야지.

호텔 명함을 한 장씩 가방에 넣고
걸어갈까
지하철 탈까
오늘 많이 걸을텐데 지하철 타지
안해의 말씀인데
어찌하겠는가.
녜, 알아모시겠습니다.

지하철 오렌지 라인을 타고
두정거장 가서 옌청푸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
5분이면 된다는 것은
정말 골백번도 더 학습을 했었는데

대만 지하철은 우리나라 하는 걸 봤나
와이파이를 빵빵하게 틀어 놓는다.

이놈의 와이파이 때문에
내가 당한 걸 생각하면

그 이야기는 바로 앞에서 올렸네요.




 

메이리다오 역
이쁜가요.
 









 

보얼예술특구는
날개가 있어
파란 하늘로
훨훨 날아 올랐다.

쓸모없다고 버려버린
부둣가의 창고를
붓을 들어 다독거리고
칼을 들어 깎아 세우고
향그러운 차도 준비해놓고
가슴을 울리는 영화도 불러들였더니
세상의 사람들이 찾아와
이뻐 죽겠다고
좋아 죽겠다고
마음을 열어 젖힌다.

골목마다
텅 비어 있는 건물 사이 골목마다
시간이 낮게 흐르고
그보다 더 낮은 선율이 감돌고
찻집인가
손바닥만한 창문을 달아놓아
고요 자체에 빠져
차 한 잔 마시는 소리조차
거북스러울만큼의 분위기에
선뜻 들어서지를 못한다.
 






 

안해는 그런 찻집에 앉아
차향의 여리디여린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데
나는
참 무드 없는 나는
철도 문화관인가하는
그 너른
풀밭을 뛰놀고 있는 초록빛 바람이 마냥 좋아
나무 그늘 하나 어렵게 끌어 안고
눈물이나 흘리고 있다.

이곳의 시간은
강렬한 햇살을 거느려
그늘의 시원함을 이야기하고
바람의 군무를 시연하여
하늘의 파아람을 쏟아내었다.
그냥 앉아 있고 싶었다.
세월도 놓아버리고
세상도 놓아버리고
그러다가 나마저 놓아버리고
빈 껍데기만 남고 싶었다.


여행은 외로움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
30년 넘게 같이 숨쉬고
같이 고생하며 살아온 아내와도
이렇게 서로 마음을 한자리에 놓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다닌다면......

객창감이라고 하던가.
언젠가 버스를 타고 순천 시내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창밖으로
순댓국밥집을 보았는데
나도 모르게
불쑥 내뱉고 말았다.

어? 순천에도 순댓국밥집이 있네.

다른 지역에 가면
내가 늘 보던 것도 낯설어지는데
이것이 제대로 여행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아드녀석도
혼자서 돌아다닌다.
한 달씩 돌아다니며 뭐하냐고
쏘아대면

혼자 다녀보시면 압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삶의 활력을 느켜보고 싶다면
혼자 다녀야 한다.
그러나
우리같은 노털들은
혼자가 무섭다.
느덧없이 힘들어졌을 때
옆에 있는 안해가
남편이 얼마나 위로가 되겠는가.

보얼 예술 특구는
오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주었고
돈 들이며
다른 나라에 온 이유를 충분히 말해주었다.






보얼예술특구에 대한 팁
방출합니다.

연청푸 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볼 것없이 우회전 하여 길을 따라 가세요.
그러면
길이 끝나는 무렵에
누가봐도
어? 하는 조형물이 보여요.



바로 이 녀석이예요.



그리고 트램이 다니는 철길이 있어요.

오른쪽으로 건물을 따라 돌면 앞에 사진에 올려 놓은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철길 앞에 서있는 범블비인가요
그친구를 만나게 되면
친한 척 사진도 찍으며 놀다가

처음에 만난 그 조형물을 지나서
85빌딩이 보이는 방향으로 가면 나무가 많은 공원이 있는 곳까지 가보시고
다시 되돌아 오는데 건물 사이사이로
난 길을 돌아다녀 보세요.
찻집도 많고
조용한게 분위기가 너무좋아요.
아마 사랑 고백을 하면 무조건 받아줄 각이예요.
물론 나의 일방적인 판단이긴 하죠.

그리고 다시 덤블비 앞으로 와서
녀석에게 뽀뽀나 한 번해주고 반대 방향을 바라보면
눈에 띄는 조형물이 손짓을 해요.
거기로 가서 신호가 있는 길을 건너면
철도박울관이 있고
입장료를 받아요.
나는 돈아까워서 안들어가고
로비에서 에어컨만 쏘이다가 왔네요.
거기에서 보면
넓고 넖은 광장이 있는데
그곳이 내가 반해
안해를 버리고
짝사랑에 빠진 곳이예요.

아, 화장실이 급하다고요?
가야죠.
근데 못찾겠더라고요.
우린 다음 코스인 치진섬으로 가는
구산터미널을 이용했는데요.
나중에 치진섬에서 돌아올때 보니까
있더라고요
나무 밑에 앉아서 광장을 보면
건너편에 배의 돛같은 조형물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주황색 기차가 보이는데
그 뒤에 회색 건물이예요.

이상 보얼특구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카메라로 찍은 탓에
타이중으로 가는 기차에서
모바일로 글을 쓰다보니
올릴 수가 없네요.
돌아가서 컴앞에서 보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