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제 5 구간 고개넘어 마령길(오암마을 - 장승삼거리 12.3km)

힘날세상 2017. 9. 25. 09:31

제 5 구간 고개넘어 마령길(오암마을 - 장승삼거리 12.3km)

1. 일자 : 2017년 9월 23일 토요일

2. 동행 : 산정 산우회 6명(백두산, 와룡서생, 해뜨람, 오후니, 새벽이슬)

3. 코스 : 오암마을(08:50) - 황소마재(09:20) - 장재동(09:57) - 추동마을(10:10 - 10:20) - 가래울재(10:39) - 신동마을(10:59) - 내동재(11:11) - 참살이안골(11:25) - 판치저수지(11:40) - 판치재(12:06) - 서촌마을(12:23 - 13:25 점심식사) - 전옥례묘소(13:32) - 장승삼거리(14:10)

4. 시간 : 5시간 20분

5. 지도






6. 둘레길 수첩

* 출발지점인 오암마을 오암교에는 승용차 10여대 이상 주차할 공간과 5구간 출발지점을 알리는 표지판과 안내지도가 비치되어 있다.

* 전 구간 정비가 잘 되어 있고, 풀을 깎아 놓아서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 도착지점인 장승 삼거리에는 수퍼와 농협 창고가 있으며 창고 앞에 넓은 주차공간이 있다.

* 장승 삼거리에서 부귀면사무소나 진안읍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가 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 버스가 2대 지나갔는데 한 대는 진안읍으로, 한 대는 부귀면으로 가는 버스였다. 버스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수퍼에 부탁하여 택시를 불렀기 때문에 버스는 이용하지 않았다.  부귀택시 010 - 3659 - 9627 부귀까지 요금 8,000원



7 고원길을 걸으며


4월에 4구간을 걷고난 후

참 오랜만에 고원길을 걷는다.

늦은 봄날의 화려한 춤사위에 바져서일까

뜨거운 여름 햇살에 맞설 힘이 없어서일까

한 동안 고원길을 걷지 못했다.


가을이 익어가는 고원길에서

삶의 여유를 줍고

복잡한 도시의 허울을 벗는다.

시골길을 걷는 마음은

늘 활력소이고

무너져내린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5구간 출발지 오암마을

상당한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정자도 세워 놓았고,

출발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오른쪽 노란 사각형)과 안내지도도 비치해 놓았다.


다리를 건너며 5구간을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건물. 오른쪽으로 간다.


위 사진의 오른쪽 방향


마을 안길을 따르다가 만난 나팔꽃.

이후 안내 표지를 따라 마을을 벗어나게 된다.

대단한 넓이의 인삼밭


잘 정리해 놓은 밭.

느낌으로 보아 이곳에도 인삼을 재배할 것 같다. 주변은 온통 인삼밭이다.

이곳에서 시멘트길은 끝나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황소마재로 오른다.


황소마재라는 표지가 없지만 완만한 고갯마루에서 한적한 시골의 정취를 즐기고 나면

오미자밭을 만난다.


이미 수확이 끝난 오미자밭 사이로 걸으면서

시원한 오미자 청을 이야기하고

늙어가는 몸을 생각하며

건강을 지키자는 이야기며

아직은 산등성이를 걸을 힘은 남아 있다는 등

수다를 떨며 걷기도 한다.


"야하! 저기 대단한 닭공장이 있다아!"

와룡형님이 불쑥 내뱉는다.

모두들 놀랐다.

대단위 양게장이 숲 속에 들어 앉았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시설까지 해 놓았다.

"저 정도면 수입이 상당하겠죠?"



황소마재를 내려가는 길.

길을 점령한 강아지풀의 위세가 당당하다.

어린 시절 하교길에 이 풀을 끊어서

메두기를 잡아 꿰어서 집으로 돌아와

소죽을 끓이는 불에 구워먹던 것이 생각나 불쑥 실소(失笑)를 했다.

 


장재동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마을로 내려서는길




누군가 멋을 아는 분이 사시는가 보다.

왼쪽에 살짝 보이는 집도 그렇고

정자며 담벼락이며 장독대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어때요? 멋있죠?"

갑자기 뒤에서 여자분의 목소리가 들려 돌아다보니

아주머니 두 분이서 무엇인가 곡식을 털고 있다.

"우리가 손수 지었어요."

"아 그렇군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시네요."

"지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싫지는 않더라고요."


장재동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집.

"이런 곳에서 살아야 되는데."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아."

"나는 언제나 이런 곳에서 살아볼까."

모두들 아쉬움을 섞어 한마디씩 늘어놓는다.


장재동 마을.

다리 건너 왼쪽으로 가야한다.


장재동 마을회관


성당인데 사용을 안하는 것 같았다.


추동마을이다.

정자 뒤로 이어지는 오른쪽 길로 가야한다.


추동마을 둘레길

이곳저곳 돌아다녀봤지만 마을에서 둘레길을 조성해 놓은 곳은 처음이다.

이곳이 고향인 한선생님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한 바퀴 도는데 4시간 이상 걸린다고 한댜.

그 선생님은 지나는 걸음마나 생각이 깊은 분이므로

실제 시간은 그렇게까지는 걸리지 않을 것이다.


가래나무가 많아서 개래골(추동)이라고 불린다는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한선생님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016으로 시작하는 옛날 번호만 저장되어 있다.

폰을 잃어버렸을 때 옮겨 받은 번호 탓이다.


추동 마을회관

마을회관 뒤에서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반갑네요."

할아버지는 정정한 자세로 마을 자랑을 하신다.

"동네가 참 좋아요. 서울에서 살다가 내려왔어요."

주변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시는데 잘 알지 못하는 우리는 열심히 듣는다.

"고추농사가 잘 되었나 보네요."

"그렇고만요. 여기 파란 고추는 실컷 따가지고 가세요. 이거 가져다가 간장에 담가 놓으면 좋아요."

인심이 살아 있다.

아내가 배낭에 넣어왔던 초콜릿과 과자를 드린다.

"늙으니까 단 것이 좋아요."

할아버지가 흡족해 하신다.

70세가 조금 넘어 보였다.

그러고 보면 나와는 8살 차이다.

'저렇게 늙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만지작거리며 걸음을 내딛는다.


가래울재로 올라가는 길에

밭에 이런 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다.

모두들 궁굼해했지만....


이곳에서 오른쪽을 가면서 가래울재로 오르게 된다.


가래울재에는 가을이 한참 익어가고 있다.


백두산 누님을 따라 걷는 아내.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틀림없이 손녀들 재롱피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신동 마을로 내려서는 길에 서 있는 마가목 나무

말로만 들었는데 오늘 처음 봤다.


저수지를 돌면


신동마을이다.


신동교회를 지나고


마을회관을 지난다.

시골마을마나 마을회관을 잘 지어 놓았다.

노인들이 같이 모여 서로 위로하며 지내면서

삭사도 하고

같니 주무시기도 하는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이다.

 

무궁화가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아준다.


내동재를 넘는다.


내동재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바라본 마이산

왼쪽으로 익산 - 장수간 고속도로가 살짝 보인다.


참살이 안골 식품에 피어 있는 다알리아




참살이안골 식품의 전경


판치 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으름.

참 오랜만에 본다.


해뜨람님이 큰 키를 이용하여 따낸 열매.

잘 익어서 먹어보니 단맛이 진하다.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았지만 딱 두 번 먹어봤다.

한 번은 대학 다닐 때 선배 따라 시골에 갔다가 먹어봤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쌀농사만 짓는 들판에서 살았기에

산골에서 나는 식물은 잘 모른다.

고구마도 우리 동네에서는 볼 수 없었다.

농사를 지은 다음, 아버지가 쌀 한 말과 고구마 한 가마를 바꿔다 먹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산골이 좋다.

진안 고원길을 걸으며

산골살이의 참맛을 조금이라도 느껴본다.


고속도로 아래 지은 수운 농장.

고속도로 자동차 소음으로 견딜 수가 없다.

이 집에 사는 분은 이미 단련이 되었을까.


판치 저수지.

낚시를 금한다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는 낚시를 하라고 해도 못하겠다. 자동차 소음으로 머리가 돌아버리겠다."

와룡형이 빨리 벗어나자며 발걸음을 재빠르게 놀린다.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판치재 정상에 올랐다.

대개 고갯마루에는 쉴만한 정자가 있었는데

오늘 넘은 고갯마루에는

벤치만 두 개 있을 뿐이다.

점심상을 차려야 하는데.......


판치재를 내려가니 서촌마을이다.

골짜기 속에 파묻혀 있는 작은 마을이다.

사방으로 막혀 있어 답답할 것 같다.

마을에 정자도 없고 쉴만한 곳이 없다.


도로변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


서촌 마을 뒤 느티나무아래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식사를 하고

와룡형님이 준비해 온 원두까지 갈아

커피 한 잔씩 나눠 마시면서

느긋하게 즐긴다.


사실 오늘 6구간 부귀면사무소까지 걷기로 하고

해뜨람님 차를 부귀면사무소에 세워 놓고 왔다.

예상치 못하게 와룡형님 다친 종아리가 은근한 통증을 유발시켰고,

어제 주님을 과하게 모신 오후니님의 좋지 못한 컨디션과

무풍에 있는 백두산 누님의 지인이 풋사과를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은 터라

오늘은 5구간만 걷기로 한다.

불감청고소원이라했던가.

모두들 똑같은 마음이다.




식사 한 곳에서 내려다본 서촌마을


전옥례 여사 묘소.

남편분은 안계시고 혼자만 모셔놓았다.

무엇인가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인가보다.


이제 5구간이 끝나간다.

오른쪽으로 소태정을 넘어 진안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달려나가고

저만치 모래재 옛길로 갈라지는

서판 사거리도 보인다.


서판마을 전경


서판마을회관


서판교 옆 잘 지어진 집을 지나면



5구간 종점인 장승삼거리이다.

이곳 사진을 날려 버려서 다음 지도에서 받아온 사진이다.

왼쪽 버스가 서 있는 곳이 농협 창고이며 그 앞에 버스 정류장과 정자가 보인다.

정자 앞에 6구간 출발지점을 알리는 노란색의 사각형 통이 있다.

진안고원길 안내 지도가 비치되어 있고

"6구간 임시 페쇄"라고 붙어 있다.

6구간 입봉에서 원봉암 마을로 내려가는 구간에 전원주택지 공사를 하고 있어서

원래 다니던 길이 없어진 까닭이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길을 정비하여

다시 개통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그 부근을 워낙 잘 알고 있는 우리는 그냥 걷기로 했었는데

오늘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5구간에서 끝내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 6구간을 걷기로 한다. 

오른쪽 건물이 수퍼이고 그곳에서 택시를 불렀다.

그러나 택시가 도착할 무렵

부귀면사무소로 가는 버스가 온다.

나머지 인원은 수퍼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해뜨람님과 둘이서 택시를 타고 부귀면사무소로 가서(8,000원)

해뜨람임 차를 타고 오암 마을에 세워 둔 내 차를 가지러 간다. 





아내와 백두산 누님과 같이


무풍면에 있는 누님 친구분 사과밭으로 갔다.

탐스런 부사가 잘 익어가고 있다.

풋사과가 좋다고 하며

주인분이 다 가져가라고 한다.

사과밭 사이로 다니면서 솎아낸 풋사과를 다 주워왔는데

노란 박스로 8박스를 가져왔다.



2017년 9월 23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