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제 251 차 오대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3. 7. 6. 21:57

제 251 차 오대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7월 6일 토요일 맑음

2. 동행 : 아내(전주 블랙야크 40명산 도전팀)

3. 코스 : 상원사 주차장(09:40) - 상원사(09:45) - 중사자암(01:04) - 적멸보궁(10:22) - 오대산 비로봉(1,563m 11:20 점심 40

            분)  - 상왕봉(13:00) - 두로령/북대사 갈림길(13:10) - 북대사 임도(13:32) - 상원사 주차장(14:40)

4. 시간 : 5시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산으로 들어서는 걸음은

늘상

삶의 즐거움이다.

 

여러 차례 올랐던 오대산은

짙은 초록으로 화장을 하고

고요함을 풀어 놓고 있다.

 

오대산의 품에 안긴 산객들이 많지 않은 까닭에

산길이 조용하게 열리고

길가에 다람쥐들도

아무런 경계심도 없이

다가온다.

그렇게

햇볕도 다가오고

바람도 다가온다.

파아란 하늘도 7월의 노랠 부르며

온갖 꽃을 피워 올린다.

 

비로봉

널찍한 품에서

사방을 조망하며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조몰락거린다.

장마의 틈으로

이어가는 산행이기에

장쾌한 시야는 아니었지만

파아란 하늘과 어울린 구름이며

손에 잡힐 듯이 펼쳐지는

산등성이의 파도를 보는 일도

하나의 훌륭한 즐거움이다.

 

햇볕에 앉아 바람을 즐길 것인가

그늘에 앉아 햇볕을 피할 것인가

 

나는 언제나 햇볕에 앉아 바람을 즐긴다.

한 여름

덕유산 무룡산 자락 나무데크에 앉아

이글거리는 햇살을 안고

원추리의 춤사위를 들여다 보는 즐거움을 누려봐야 한다.

촛대봉 바위에 앉아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의 등성이를

들여다 봐야 한다.

높은 산에서는 한 여름에도 햇살이 참 좋다.

 

그러나 오늘 오대산에서

햇살을 보듬지 못하고

나무 그늘 아래

뷔페를 차리고 만다.

 

상왕봉으로 가는 길에

주목을 보듬기도 하고

좀 괴상한 얼굴을 드러내는 나무에 눈길도 주면서

오대산으로 빠져든다.

하안거 100일 수행중에

50일 원족을 나왔다는 비구니 스님들 일행들을 만나

그 분들이 품고 있는 화두가 뭘까

마음을 모으고 그분들이 다소곳이 다독이고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생각하다가

그것이 결국 인간들이 안고 사는 삶의 고뇌를 내려 놓는 일일 것이라고

나 혼자 단정지어 본다.

승복을 입고 있으나

등산복을 입고 있으나

사람은들은 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탐욕이 많고

사람들을 시기하고

얼마간의 이기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을 내려놓고

부처가 되려하고

예수가 되려하지 않는가.

그 흉내도 내지 못하면서

아니

부처와 예수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서

우리는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지 않는가.

 

상왕봉을 내려서며

구름이 걷힌 파아란 하늘을 본다.

내 마음도 저렇게

온갖 고뇌와

삶의 아픔을 씻어내려

저렇게 청정무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대산을 내려온다.

북대사에서

소명골로 내려서는 지름길을 막아 놓았기에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느긋한 마음을 다독여 본다.

정수리에 내려 앉는 햇살이 있어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린 바람을 아쉬워 하면서도

하하호호 내려서는 하산길은

혼자서 내딛는 묵언의 걸음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소명골 골짝에 앉아

세상을 잊어 버린다.

시간을 놓아 버린다.

 

오대산은 그렇게 내 품에 안겼건만

간사하게도 느닷없이

하얀 눈 뒤집어 쓴 겨울 오대산이 생각났다.

 

 

 

 

오대산 상원자 주차장. 2012년 5월 28일.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참된 고요와 참된 어둠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상원사 주차장에 게시해 놓은 노선 버스 안내판

 

 

주차장에 있는 찻집

 

상원사로 가는 길에 본 석등. 커다란 돌을 파서 구멍을 내었다.

 

상원사 현판의 글씨가 날아오를 듯하다.

 

상원사 문수전

 

중사자암. 계단식으로 이어진 건물이 특이하다.

 

풍경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

 

서울 청담동에 사는 어느 분이 불공을 드리고 있는지 독경을 하는 스님들이 서울 청담동 ** 아파트를 자주 언급한다.

 

 

적멸보궁에 놓여진 독경집. 신묘장구대다라니라고 되어있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오늘 산행 중에 만난 아가들.

 

비로봉

 

비로봉 정상. 산객들이 없어 우리팀이 전세를 내었다.

 

 

비로봉에서 본 동대산

 

                 

동대산의 겨울 모습

 

영원한 산행 동반자 아내와 함께 오대산을 즐긴다.

 

                

겨울 오대산의 모습

 

어느 분이 산조팝나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지천으로 피어 있는 박새꽃

 

상왕봉으로 가다가 되돌아본 비로봉

 

토끼 얼굴과도 같은 나무

 

독특한 모양의 거목

 

년초부터 같이 산행하게된 분들과 함께

 

구멍이 파인 나무

 

상왕봉의 모습. 이런 곳에서 야영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두로봉/북대사 갈림길에서 북대사 방향으로 내려서면 이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북대사는 이곳에서 왼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위 사진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 이곳이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막아 놓았다. 임도를 따라 걸어도 30분 정도 더 걸으면 되지만 길이 편안하여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런 임도가 상원사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한 겨울에 걸으면 왼쪽으로 조망이 좋다.

 

주차장 직전의 소명골.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세파를 잊기 그만이다.

 

2013. 07.06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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