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제 237 차 강원 두타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3. 5. 5. 15:52

제 237 차 강원 두타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5월 4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댓재(07:20) - 햇댓등(07:40) - 통골재(08:50) - 두타산 정상(1,353m 09:55 휴식 25분) - 쉰움산 갈림길(10:46) - 대궐

            터 삼거리(11:03) - 십이폭포/거북바위(12:00) - 학소대(13:00) - 삼화사(13:10) - 주차장(13:30)

4. 시간 : 6시간 1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두타행(頭陀行) !

두타산으로 들어선다.

 

  두타(頭陀)는 산스크리트어로 '씻다, 버리다'는 뜻을 가진 말이니, 두타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타행(頭陀行)이라면 오늘 산행은 세속의 온갖 번뇌를 깨끗이 닦아내는 산행이라는 뜻이 된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두타산행은 정말 세속에 얽힌 복잡한 마음을 모두 털어낼 수 있는 산행이었다. 그만큼 산길은 험하여 오로지 걸음걸음에 온갖 신경을 다 쏟아야 하기에 세상의 일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산성십이폭포부근에서부터는 신선의 세상처럼 아름다워 속세의 찌든 때를 깨끗하게 씻어 낼 수 있었다. 세상이 힘들거나 마음에 고통이 따른다면 두타산으로 들어가 볼 일이다.

 

이른 아침

댓재의 거센 바람을 안고 두타산으로 들어선다.

등 뒤로 정동진에서 맞이했던 햇살이 붉은 빛을 다 털어 놓고

말갛게 씻은 얼굴로

우리를 뒤따라 온다.

시작부터 가파르게 솟구쳐 호흡을 거칠게 끌어 올리던 산길은

햇댓등을 지나면서 부드러워지는가 싶더니

통골재를 지나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워

두타산 꼭대기로 걸음을 이끈다.

 

두타산(頭陀山 1,353m) !

널직한 헬기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두타산은 산객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품어 주었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능선의 물결을 따라

산객들의 마음도 흥겹게 흘러간다.

건너편에서 솟아 있는 청옥산은

어서 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고

고적대,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등줄기가

제법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며 이어진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즐기는 시간은

두타의 정수리에 남겨 놓고

청옥산 우뚝 솟은 자태를 향해

아쉬움의 손길을 보내며

무릉계곡으로 내려선다.

속세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로 두타행이었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걸음은

세속의 고행쯤은 충분히 잊을만 하였고

아무 생각없이 내려서기만 하기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무릎이 아파올 무렵

두타산성을 지나며 이끼가 묻은 돌을 밟는다.

누가 무엇을 위해 이 험한 산자락에 돌을 둘러 성을 쌓았다는 말인가.

성터의 흔적을 딛고 피어난

진달래는 속절도 없이 붉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데

역사의 시간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거의 90도에 가까운 길을 내려서

대궐터에서 다리쉼을 하고

또 가파른 길을 내려서다보니

문득 선계(仙界)가 펼쳐진다.

힘차게 떨어지는 산성십이폭포와 거북바위의 절경에 빠져 있다가

다시 백곰바위 전망대에서

건너편 관음암과 관음폭포에 눈길을 뺐긴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눈으로 자연을 즐기는 호사를 하다가

다시 내려서는 길

혹독한 수행이 이어진다.

인생이 이렇게 험준하게 이어진다면

아무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도

맞서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

오늘 산행은 정말 두타행이었다.

산길을 걷는 몸이 이렇게 힘들다보니

세상에서 내가 힘들다고 투덜대던 것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감사한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고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삼화사 앞 무릉반석에 앉아

마침 말간 얼굴로 내려온 햇살을 보듬고

지나온 산길을 되돌아보며

나의 속(俗)한 마음을 씻어 본다.

이것이야말로

두타행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동진의 조형물.

 

정동진 일출. 전주에서 밤 12시에 출발하여 정동진에 4시 55분에 도착. 일출을 맞이한다.

 

정동진의 모래시계 1년짜리라고 한다.

 

오늘 산행 깃점인 댓재의 백두대간 조형물. 댓재에는 제법 넓은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고 휴게실도 있다.

 

 

두타산으로 들어서는 잔디공원

 

햇댓등.

 

두타산으로 오르는 길은 일반적으로 부드럽다.

 

중간 중간에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통골재. 이곳에서 통골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통골재 이정표

 

통골재를 지나며 길이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노루귀. 오늘 이 친구들을 처음 알았고 너무나 많이 만나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얼레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하얀 얼레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을 듯했다.

 

헬기장이 있는 두타산 정상

 

인증샷 한 장 남긴다.

 

두타산에서 본 청옥산(좌)과 고적대(우)

 

두타산에서 본 하늘

 

청옥산을 거치지 않고 바로 무릉계곡으로 내려간다.

 

두타산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나무들이 움을 트지 않고 있다.

 

아직도 잔설이 있다.

 

두타산성으로 내려서는 길은 자못 험하다. 그 험한 길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

 

두타산성으로 내려서는 능선에서 본 청옥산(좌), 고적대(중), 갈미봉(우). 모두 백두대간 상의 봉우리이다.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30km가 다 되는 거리로 14시간 정도 걸었던 기억이 있다.

 

조망 바위에서 청옥산을 바라보고 있는 일행들

 

쉰움산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여기서부터 길은 더 가팔라진다. 두타산에서 두타산성을 거쳐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하기 싫을 만큼 가파르게 이어진다.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의 바위. 내려가는 길의 고통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두타산에는 커다란 적송을 많이 보게 된다.

 

대궐터 삼거리의 이정표

 

두타산성. 흔적만 남아 있는 성터에 화사한 진달래가 피어 있다. 누군가 이름 모를 병사가 땀을 흘리며 쌓았을 성벽. 아마 그 병사는 집에 두고 온 처자식을 그리며 눈물을 훔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죽은 나뭇가지에 생긴 구멍을 기웃거리며 피어 있는 진달래. 뒤로 돌아가 보니 나무를 뚫고 가지가 돋아나 있어서 감탄했는데 누군가 진달래를 꺾어다가 나무에 꼽아 놓았다.

 

깔딱고개 입구 이정표. 깔딱고개는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우리는 매우 가파른 깔딱고개를 내려온 셈이다. 만약 깔딱고개를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체력안배를 해야 할 것이다. 깔딱고개 뿐만 아니라 두타산 정상에 오를 때까지 산길이 아주 가파르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통영에 사시는 어느 부부는 삼화사 - 두타산 - 청옥산 - 연칠성령 - 삼화사로  산행하는데 11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좀 느리게 걷는 분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걸어더 7시간이 넘게 걸리는 산길이다.

 

산성 12폭포 부근의 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는 오직 소나무이다. 소나무가 아닌 나무가 바위에 뿌리를 내힌 것은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

 

산성 12폭포와 거북바위 안내판

 

산성 12폭포. 대단한 모습이다.

 

 

폭포 맞은 편 바위 절벽

 

 

 

백곰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가파른 길을 다 내려와 무릉계곡과 만나는 곳. 이곳에서 좌측은 무릉계곡을 올라 쌍폭으로 이어진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삼화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무릉계곡의 모습

 

 

 

 

삼화사

 

아름다운 무릉계곡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무릉계곡 입장료는 2,000원이다.

 

무릉계곡 주차장의 상가

 

힘이 다 빠질 정도로 두타행을 한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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