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197차 강원 인제 방태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2. 7. 25. 16:18

197차 강원 인제 방태산 산행기

1. 일자 :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방태산 휴양림 제 2 야영장(07:25) - 안내판(07:30) - 매봉령/주억봉갈림길(07:45) - 계단(08:20 아침 식사 25분) - 주

            억봉 삼거리(09:40 휴식 13분)  - 방태산 주억봉(1,444m 10:04 10분 휴식) - 주억봉 삼거리(10:23) - 구령덕봉(10:57

            휴식 30분) -  임도끝(11: 41) - 매봉령(11:55) - 매봉령/주억봉갈림길(12:59) - 방태산 휴양림 제 2 야영장(13:10)

4. 시간 : 5시간 45분

5. 지도

 

 

 

6. 산행수첩

  어제 홍천 가리산 산행을 마치고 인제군 기린면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본 강원도는 역시 산좋고 물좋은 고장었다. 은퇴하면 꼭 강원도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하였다. 소위 '강원도 현리'의 유일한 빵집 '독일 명과'에서 내일 아침 식사로 먹을 빵을 구입하였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헌병부대 앞에 있는 '미소식당'에서 잡고기 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전주에서 늘 먹던 매운탕이 아니어서 잔뜩 실망을 하고 방동약수 주차장으로 갔다. 약수를 한 컵 마시니 톡 쏘는 사이다 맛이다. 위장병에 좋다고 하였지만 많이 마시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약수터. 다리 뒤에 있다.

 

방동약수터

 

사이다 맛이다.

 

헌병대 부근의 미소식당.

 

미소식당의 잡고기 매운탕. 시래기를 많이 넣고 국물을 조금만 넣어서 끓여내는 전주의 매운탕맛에 젖어 있는 까닭에 먹으면서 후회했다. 차라리 흔한 김치찌개나 먹을 걸...

 

 

   방동약수 주차장에서 숙박을 한다. 아내가 만들어 놓은 모기장을 창문과 트렁크문에 치고 잤다. 추워서 침낭을 덮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방태산 휴양림으로 갔더니 차단기를 내려 놓았다. 안내문에는 1일 입장은 08시부터 18:00까지 이며 자동차 경적을 울리지마라고 써 놓았다.

   6시 40분인데 남은 시간을 어떻게 기다릴까 하면서 주변을 둘러 본다. 큰 길에서 약 3km에 이르는 진입로 주변은 팬션이나 민박집이다. 겨우 차량을 비킬 정도로 좁은 도로가 이어진다. 휴양림 정문 근처에 주차공간이 약간 있는데 개인 소유지이며 1시간에 2,000원씩 주차비를 받는다고 써 있다. 7시가 막 지날 때쯤 직원이 나온다. 상황을 설명하니 들어가라고 한다. 입장료와 주차료로 5,000원을 지불하고 휴양림으로 들어섰다.  

   휴양림 야영데크는 빈자리가 아주 많았다.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는다고 해서 물어보지도 않고 방동약수에서 잤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빈 자리가 있으면 당일 임대도 된다고 한다.

 

1) 방태산 휴양림

  방태산의 들머리는 일반적으로 방태산 휴양림(입장료 1,000원 주차비 3,000원)이다. 매표소에서 실질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제2 주차장까지는 약 3km 정도 된다. 제 2 야영장에는 취사장 옆에 깔끔한 샤워장과 주차장이 있다.

2) 갈림길

  방태산 등산로는 특별한 갈림길이 없었다. 또한 갈림길에는 휴양림에서 이정표를 세워 놓아서 산행에 어려움도 없다. 그러나 이정표가 특이한 방식으로 되어 있다. 위 사진의 방태산 탐방로에서 보듯이 휴양림에서 매봉령으로 올라서 구룡덕봉을 지나 주억봉에 올랐다가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순서로 되어 있다. 우리처럼 휴양림에서 주억봉을 먼저 오르는 경우 이정표에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주억봉을 먼저 올랐다ㅏ 매봉령을 거쳐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억봉으로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기 때문에 하산길로 택했을 때 무릎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았다.

  구룡덕봉에서 매봉령으로 하산할 경우 구룡덕봉에서 임도를 따르게 되는데 이내 숲속으로 들어서는 길에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 그러나 숲으로 들어서지 말고 임도를 따르는 것이 좋다. 숲길은 결국 13분에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되고 길이 좁고 나무가지들이 우거져 보행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임도 또한 구불구불하지 않고 거의 직선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오히려 시간도 단축이 될 것이다. 다만 임도가 우측으로 90도 정도로 꺾여 내려가는 지점에서는 반드시 임도를 버리고 숲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 지점에는 매봉령이라고 쓴 대형 안내판이 있으므로 절대로 길을 놓칠 염려가 없다.  

 

7. 산길을 걸으며

이제 막 아침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적가리골을 따라 오른다.

심한 몸부림으로 흐르는 계류는

그 만큼이나 대단한 울음을 운다.

직폭(直瀑)이 있으면

와폭(卧瀑)이 있고,

광폭(廣瀑)이 있으면

협폭(狹瀑)이 있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적가리골은 자신을 드러내고 있건만

제1야영장 부근의 2단폭포만이 이름을 내세울 뿐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산봉우리가 제각각의 모양을 지니고 있듯

골짜기를 흐르는 계류 또한 부지기수의 모양으로 우리를 맞는다.

참 재미나는 이야기쯤은 하나씩 가지고 있을 법한 폭포와 웅덩이를 바라보면서

적가리골의 나직한 속삭임을 간직하는데

어느덧 방태산의 깊은 숲 속에 빠져 들었다.

아침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람을 끌어 안아

힘겹게 올라선 능선에서

다시 짙은 구름에 휩싸인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이 구름이었다.

어제 가리산에 이어 방태산도 기어이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룡덕봉 전망대에 앉아 있다가

문득

달빛이 두텁게 흘러 내리는 밤

이곳에 드러누워 달빛에 젖는 모습을 그려본다.

요새 갑자기 야영을 하고 싶다.

덕유산 서봉 꼭대기에서 여름의 한날을 보내는 상상을 해보라. 

달빛이라도 쏟아진다면

그 아름다움을 다 어찌 받아낼 것인가.

지난 5월 오대산 주차장에서 만났던 어둠,

그것은 원초적 어둠이었다.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완전한 어둠이었다.

산꼭대기에서 이러한 제대로된 어둠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이지 않겠는가.

인생의 반 이상을 같이 살아온 아내와

지나온 세월을 온새미로 반추해보며 산의 기운을 맛보는 것은 어떤 즐거움일까.

무엇인가 소통이 잘 안되는 아들 녀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삶을 다독거리고

인생을 나누어 보는 것이 어찌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갑자기 어디선가 햇살이 달려온다.

그러나 채 주변을 살펴보기도 전에

구름에 밀려나 버린다.

250미터 떨어져 있다는 샘터 갈림길을 지나

목책을 따라 내려서니 갑자기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따르다가 숲 속으로 리본이 이어져 있어서 숲길을 따랐지만

우거진 나무가 성가시게 군다.

산꾼은 산길을 따라야 한다며 피웠던 고집이

참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낸다.

임도를 따라 가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이란 말인가.

우리는 살면서 격식이나 체면으로 인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오늘 산행이 그렇다.

물론 임도를 따르지 않은 이유가

임도의 특성상 구불거리며 많은 거리를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었지만.

바위 투성이의 내래막길을 조금 내려서서

매봉령에 닿는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매봉령을 뒤에 두고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갑자기 여인네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찬다.

단체 산행객들을 만나면

언제나 산행의 잔잔한 즐거움이 쪼개지고 만다.

서둘러 내려서는 발걸음 아래

적가리골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가녀린 목소리로 다가서는 골짜기는

어느적 목청이 굵어지고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낸다.

다시 이름 없는 폭포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눈길을 붙들고

우리는 그저 탄성이나 질러댈 뿐이다.

 

방태산을 걸었다기보다는

적가리골에 빠졌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산행이었다.

 

 

방태산 휴양림 안내도

 

매표소

 

2단 폭포

 

제2야영장. 왼쪽은 취사장, 가운데는 화장실, 오른쪽은 샤워실이다.

 

제2야영장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도로. 도로 끝에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적가리골에는 이런 폭포가 즐비하다.

 

이름도 없이 떨어지는 폭포

 

매봉령/주억봉이 갈라지는 지점. 우측으로 오른다.

 

탐방로 종점 1.0km라고 되어 있는 것은 매봉령으로 올라 주억봉을 거쳐 돌아오는 산길이 1.0km 남았다는 뜻이다. 왼쪽으로 숲체험코스 400m라고 되어 있는 것은 좌측으로 가면 매봉령으로 올라가는 길과 400미터 이후에 만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매봉열으로 하산할 때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갑자기 계단이 나타나며 길이 험해진다. 이후부터 주억봉 아래 삼거리까지 상당히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처음에 이게 무슨 인지 몰랐다. 제2야영장 - 매봉령 - 구룡덕봉 - 주억봉 - 제2야영장의 산행 코스가 10.2km인데 이곳이 그중 7km 지점이고 앞으로 제2야영장까지 3.2km가 남았다는 뜻이다. 이정표는 무조건 매봉령을 먼저 올라 주억봉에서 하산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정표가 반대방향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주억봉을 먼저 오르는 산객들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이정표이다.

 

주억봉 아래 삼거리

 

주억봉 정상. 구름으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것은 주억봉 정상이 아닌 것 같다. 깃대봉 방향으로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이곳이 정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주억봉에서 본 깃대봉 가는 길. 저렇게 봉우리가 이어지는데 이곳이 정상일까.

 

 

 

구룡덕봉. 군부대가 있던 곳인데 철수하고 복원중이라고 한다. 우측에 보이는 전망데크가 세 개나 있었다.야영하면 그만일 것 같았다.

 

구룡덕봉을 내려서는 목책길. 중간에 샘터로 내려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갑자기 나타는 임도. 이 임도를 따라 바로 아래 사진의 지점까지 가는 것이 좋다.

 

위 사진에서 약 10분이면 이곳에 도착한다. 매봉령은 직진이다.

 

임도를 따라가지 말라는 경고판이다. 위의 산행 지도를 보면 임도가 아침가리골로 이어지는 대단히 긴 임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꼭 이길을 따라가야 한다.

 

매봉령. 오직 좌측으로만 길이 열려 있고, 직진하는 길은 막아 놓았다.

 

매봉령의 이정표

 

적가리골의 무명폭

 

 

 

 

 

앞에서 말힜던 숲체험 코스. 매봉령에서 내려오다가 만나는 곳이다. 매봉령에서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직진해야 한다. 좌측의 숨체험코스를 따르면 돌아가게 된다.

 

위 사진에서 직진하여 이렇게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내려가야 한다.

 

처음에 출발하였던 매봉령/주억봉 갈림길.

 

머물고 싶은 적가리골

 

 

제2주차장이다. 이곳에서 100여 미터만 내려가면 제2야영장이다.

 

2012년 7월 24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