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2 차 합천 가야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백운동 주차장(05:55) - 탐방지원센터 만물상 입구(06:05) - 서성재 2.0km/백운동 주차장 1.0km 지점(07:00) - 상아덤(08:20) - 서성재(08:30 아침 40분) - 칠불봉(1,443m 10:00) - 가야산 우두봉(1,440m 10:15 - 10:55) - 서성재(11:40 - 11:50) - 백운암터(12:02) - 백운동 야영장(12:47) - 백운동 주차장(13:05)
4. 시간 : 7시간 1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여명(黎明)을 빌어
만물상 등성이로 올라선다.
아직 햇살이 펼쳐지기 전
산새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이른 아침을 맞는다.
신선의 이야기라도 나누며 걸어야 할 만큼
나뭇잎의 숨결은 푸르고
기묘한 얼굴을 내어미는 바위들은
우리의 마음을 끌어 안았다.
걸어 오른 만큼 멀어져 가버린
산 아래에 펼쳐지는
마을
사람들의 고요한 시간이 소박하게 머물러 있다.
만물상은
가야산의 만물상은
정말 만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돌아다보는 바위의 자태는
돌려 세워 놓고 보면
다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집 채만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제 몸을 비틀어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는
정수리에
거북이 한 마리를 살찌우고 있다.
그 앞에서 인간들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작아진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다가
다양한 모양의 바위 암봉을 보았다.
그래서 만물상이란 이름을 붙인 것 같았다.
보는 위치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모양을 달리할 바위들을 보며
인간의 삶도 저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름을 붙인 이유를 써놓은 안내판이 서 있는 상아덤이라는 봉우리를 지나면
이내 서성재이다.
가야산성의 수루(守樓)라도 있었을 것 같은 서성재는
널직한 마당을 품고 있어
산객들의 걸음을 붙든다.
한쪽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가야산성을 따라 오른다.
누가 이곳에 성을 쌓았다는 말인가.
이렇게 놓은 산줄기에 성을 쌓아야 할 절실한 이유가 있었다는 말인가.
산에 쌓은 성터를 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것이 다 인간의 탐욕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생각이다.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힘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도 없이
이 깊은 산에 들어와
돌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성터와 멀어지면서
거대한 암봉을 돌아가면서
산길이 이어진다.
멋진 모습으로 바위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를 지나며
그렇게 살다가 생을 다하고
장승의 얼굴로 새롭게 태어나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소나무를 지나
칠불봉에 오른다.
남산제일봉의 기묘한 암릉이 펼쳐지는 뒤로
비계산에서 의상봉을 거쳐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북덕유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거대한 산줄기도
희미하게나마 모습을 드러낸다.
우두봉보다 3 미터나 높으면서도
정상의 자리를 내어 준 듯한 칠불봉에서
바라보는 우두봉은 어딘지 여성미가 흐른다.
그러나 우두봉에서 바라보는 칠불봉은 어딘지 남성미가 흐른다.
그렇게 가야산 우두봉에 섰다.
우두봉 바위 그늘에 앉아
5월의 바람을 맞는다.
바람이 좋아 그대로 돌이 되고 싶었다.
정말 내려가기 싫다.
지름이 1미터나 될까한 우두봉 돌웅덩이에서
살고 있는 개구리들은 자신들의 앞날을 알까.
아직 올챙이로 남아 있는 것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있을까.
신(神)의 눈으로 보면
우리 인간들의 삶의 모습이
좁디좁은 웅덩이에서 우글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개구리들의 모습일까.
서성재에서 해인사로 이어지는 가야산 자락을
덮고 있는 진초록의 바다.
이것이 여름을 맞는 가야산의 진면목일까.
동성봉에서 칠불봉, 우두봉을 지나 수도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줄기가 가야산의 참모습일까.
어쨌든 인간은 가야산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있을 뿐이다.
산을 내려간다.
산을 내려가는 일은
복잡하고 시끄럽고 걱정도 많은
세속에 젖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내려가야 한다.
그 발걸음이 무딘 것은
산밖 세상에 대한 두려움인가.
또 다시 한 주일 동안 안고 살아야하는
세속의 무게 때문일까.
백운동 주차장에서 가야산으로 들어서는 길.
나무에 가려진 백운동 주차장의 모습. 엄청난 크기이다.
아침식사와 도시락을 준비해준다고 써 있다.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
가야호텔에서 내걸은 사우나 안내문
가야호텔의 모습
야생화 식물원
가야산 탐방지원센터. 왼쪽은 옹기골로 이어지는 길이다.
탐방지원센터 앞에 있는 만물상 들머리. 시작부터 매우 가파른 오르막이다.
이런 묘지를 지나면서 만물상의 암릉이 시작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심원사인가.
내려다본 가야호텔
만물상 능선에서 본 건너편 암봉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암봉
만물상 능선은 대체적으로 이런 길이다.
가야할 능선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가야할 능선
지나온 능선
만물상 능선의 속살
이런 길을 걷는다.
만물상 능선의 모습
바위 석문도 지나지만 사실 만물상 능선에는 어떤 이름도 붙어 있지 않다. 걸으면서 만나고 보이는 바위나 암봉에서 스스로 이름을 찾아보고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이 바위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칠불봉에서 동성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그러나 저 곳은 비법정 등산로이다. 예전에 멋모르고 들어가 동성봉에서 동성재를 거쳐 백운2교로 내려섰는데 백운 2교에 내려와서야 그곳이 비법정등산로라는 사실을 알았다. 칠불봉 부근의 입구에는 아무런 표지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도 아무런 표지가 없는데 감시용 카메라를 2대나 달아 놓은 것을 보았다. 그곳을 지나가면 탐방 안내소에 신호가 가게 되는 것인가 보다.
전망대에서 본 칠불봉.
거석문화의 유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야할 능선. 맨 뒤가 상아덤이다.
삶의 고뇌를 보여주는 소나무
산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거북이. 이 장소에서 보지 않으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거북이를 가까이 데려와 봤다.
곳곳에 안전시설을 해 놓아서 만물상을 오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가야할 암봉.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상아덤이다.
돌아본 만물상. 참 다양한 모습이다. 다리쉼을 하면서 꼼꼼히 즐겨야 한다.
나무데크를 오르는 마눌
다시 돌아본 만물상. 이곳이 있어서 만물상 능선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칠불봉의 모습
도봉산 여성봉을 연상하게 하는 바위
무엇이라 이름을 지어야 할까.
중간에 이러한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이 있는 상아덤
상아덤에서 바라본 칠불봉
서성재의 모습
상아덤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성재를 지나 한참을 이어지는 가야산성
가야산성의 출입을 막고 이렇게 나무데크로 산길을 열어 놓았다.
칠불봉을 오르며 보이는 바위
소나무들의 쇼가 시작된다.
바위와 어울어진 칠불봉의 숲
바위 틈으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누군가 물을 받으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칠불봉 오름길
죽은 나무에 누군가 장승의 얼굴을 새겨 놓았다. 이 나무는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칠불봉 정상. 가야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다.
칠불봉에서 본 우두봉
이제 우두봉으로 간다.
우두봉 직전에 있는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안내소
우두봉의 마지막 오름길
우두봉 정상석. 일명 상왕봉이라고도 한다.
상왕봉 아래 중봉
아스라히 보이는 덕유산
우두봉을 내려서면서 바라본 서성재
돌아본 우두봉
다시 돌아온 서성재
백운암 터
백운동 주차장과 서성재 중간 지점
백운 야영장. 탐방지원센터에서 멀지 않다.
야영장 사용료
야생화 식물원 앞에 있는 꽃
금낭화
야생화 식물원에 들어가보지 못하고 와버렸다.
2013. 5.26 힘날세상
'부산 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65 차 신불산 산행기 (0) | 2013.09.14 |
---|---|
제 246 차 지리산 산행기 (0) | 2013.06.08 |
제 241 차 경남 가지산 산행기 (0) | 2013.05.27 |
제 235 차 양산 천성산 산행기 (0) | 2013.04.27 |
제233차 경남 화왕산 산행기 (0) | 2013.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