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1 차 전남 조계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맑음
2. 동행 : 아내
3. 코스 : 선암사 주차장(09:10) - 선암사(09:30-40) - 대각암(09:50) - 장군봉(884m 11:10 점심 식사 40분) - 장박골 삼거리(12:20) - 연산봉
사거리(12:50) - 송광사(13:50 - 14:10) - 송광사 주차장(14:30)
4. 시간 : 5시간 2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선암사 홍매화에 대한 기대는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장군봉 자락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선암사에는
꽃잎 하나 움트지 않았고
한꺼번에 밀려든 사람들의 발걸음만
대웅전으로 지장전으로 돌아
홍매화 밑에서 아쉬움으로 쌓인다.
봄날의 햇살아래
산으로 들어서는 사람들 틈에 끼어
조계산 장군봉을 오른다.
무엇 때문일까.
컨디션이 바닥까지 가라앉아
들어 올리는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오르고 올라도 산길은
몸을 낮추지 않고
이어지는 너덜 위에 차곡차곡 그리움만 쌓는다.
장군봉 꼭대기에서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 보이는 호남정맥 줄기를 따라
몇 년 전 걸음하였던 시간들을 늘여 놓아 본다.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면서
산등성이만을 밟아 가는 산행을 그려본다.
어느 것이 의미 있는 산행일까 생각하다가
흐릿한 웃음만 지어본다.
지난 겨울을 지나며
묵은 시간들을 벗어 앙상한 몸으로 서 있는
산등성이의 나무, 나무들.
그 앙상한 자태를 훔쳐보며
장박골 냇물을 따라 흘려보내는 조계산의 살가운 이야기를 듣는다.
산악회와 같이 하는 산행이지만
처음부터 하산 시각만 정했을 뿐
자유롭게 걸어도 되는 산행이기에
좀 느긋한 마음을 즐긴다.
장박골 몬당에서 접치로 달아나는 호남정맥의 등줄기를 쓰다듬어 보기도 하고
헬기장 가득 내려 앉는 햇살을 안고
봄의 시간을 두드려 본다.
연산봉
아래 사거리에서
연산봉은 마음에 담아 두고
피아골을 따라 내려선다.
배배 말라 비틀어버린 피아골의 삭막함에 짓눌려 질 즈음에
어디선가 맑은 계류가 돌돌돌 몸을 드러낸다.
홍골을 만나
제법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몸집을 불린 골짝은
목소리를 키워가며
자신을 드러 내놓고
산객들의 눈길을 끌어 당긴다.
이제
여름이 되어
두꺼운 녹음이 골짝을 뒤덮을 때
골짝은 제법 어디에 내놓을 만한 이야기들을 담아
송광사 부처의 자비를 말할 것이다.
대웅보전 앞에 소록하게 피어난 매화 한 그루가
햇살을 가려
참 알량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
나뭇가지 늘어뜨려 꽃잎을 매달고
대웅보전에 계신 부처의 말씀을 들어보란다.
고요가 좀 헝클어졌어도
적막이 좀 짓이겨졌어도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제대로 된 부처의 참된 이야기를 들어보란다.
부처님은,
송광사 대웅보전에 앉아 있는 부처님은
송광사와
송광사에서 불심을 닦고 있는 불제자들과
3,000원을 내놓고 송광사를 돌아다니는 우리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실까.
부처님은,
저 멀리 연산봉까지 올라버린
부처님은
오늘 어떤 말씀을 해주실건인가.
선암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아래로 내려가서 승선교 홍예를 통해 강선루를 보아야 제격인데 그냥 지나간다. 그럴려면 골짝의 녹음이 좀 더 두꺼워져야 할 것이다.
강선루. 신선이라도 내려올까.
삼인당.
오른쪽은 선암사로 오르는 길이고, 장군봉 방향은 왼쪽을 따라야 한다. 물론 선암사를 둘러보고 대웅전 왼쪽으로 나오면 장군봉으로 가는 길과 만난다.
태고총림 선암사는 무조건 송광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선암사 일주문
범종루를 지나서
대웅전 앞에 선다. 자체가 보물이면서 또 하나의 보불인 삼층석탑 두 기를 품고 있는 대웅전.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홍매화가 있는 곳이고, 왼쪽으로 나가 대각암 방향으로 가면 뒤에 보이는 장군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열린다.
홍매화가 있는 곳인데 홍매화는 아직 꽃을 피울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
선암사의 명물. <뒤ㅅ간>이라는 표기가 눈에 들어온다. 공사중인지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사용하는 화장실은 뒤에 따로 있다.
대각암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마애불
선암사에서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은 끝까지 이렇게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나빠서 다리가 들어지지 않는다. 정말 힘겹게 올라갔다.
두 시간을 걸어 올라온 장군봉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40명산 도전단 산행은 오직 정상에서만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
연산봉을 배경으로도 한 장 찍어 본다.
2007년에 호남정맥을 종주하던 때가 생각났다.
장박골 몬당의 이정표. 접치 방향이 호남정맥이다.
장군봉에서 연산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략 이런 모양이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길이다. 장군봉을 지나 점심식사를 할 계획이라면 장박골 몬당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이곳 헬기장이 제격이다.
작은굴목재로 하산하는 갈림길. 작은굴목재로 하산하면 보리밥집이다.
연산봉으로 가다가 돌아본 장군봉. 오른쪽은 배바위다.
연산봉 사거리. 이정표에 나와 있지 않은 방향이 피아골로 내려서는 길이다. 누군가 화살표를 해 놓았다.
내려서는 길을 막아 놓았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지도상 홍골과 만나는 지점에는 장군봉 방향 이정표를 세워 놓았고 출입을 금한다는 아무런 표지도 없다. 즉 내려서는 것은 안되고 올라가는 것은 괜찮다는 것이다.
연산봉 사거리에서
홍골과 피아골이 만나는 삼거리. 이곳에서 연산봉 사거리로 오르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 올라가지 말라는 표지가 없다.
스님이 가고 있는 시멘트길이 천자암으로 오르는 길. 천자암으로 오르면 천연기념물 곱향나무가 있다. 왼쪽길은 선암사로 가는 길이다.
송광사 대나무 숲길
송광사 침계루. 계류를 베고 있다는 의미인데 한 여름에 보면 대단히 아름다울 것같다. 뒤쪽에는 사자루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송광사 대웅보전 뜰의 매화나무
송광사 대웅보전
송광사의 비사리 구시.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쌀 일곱가마 분량의 밥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두 개가 겹쳐 있다.
이 징검 다리를 건너 송광사를 나선다.
송광사 시내버스 시각표. 순천에서 선암사행 버스도 아주 많다.
매표소 부근의 매화
선암사에서는 필 생각도 하지 않더니 송광사 홍매화는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힘겨운 산행을 한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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