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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차 지리산 만복대 산행기

힘날세상 2012. 12. 18. 19:10

제216차 지리산 만복대 산행기

1. 일자 :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상위마을 주차장(09:00) - 묘봉치(10:50) - 만복대(1,438m 12:15 점심 40분) - 견두지맥 분기점(13:12) -  요강바위(13:51) - 다름재(13:54) - 강아지 바위(14:18) - 편백나무숲(14:49) - 월계마을(15:17) - 상위마을  주차장(15:25)

4. 시간 : 6시간 25분

5. 지도

 

  

6. 산행수첩

1) 들머리

   상위마을에는 커다란 주차장이 있다. 상위 마을회관에 이르면 주차장 안내표지가 있다. 묘봉치로 오르는 길은 마을회관 앞에 있는 하얀식당 옆길이다. 식당 입구 나무데크에 묘봉치 이정표가 붙어 있다. 사진의 옆길을 따라 오르면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게 된다. 길은 외길이다.

 

 

2) 갈림길

  * 견두지맥 분기점

     만복대 정상에서 정령치 방향으로 15분 정도 진행하다가 만나는 작은 바위 봉우리가 다름재로 가는 분기점이다. 10분 정도 진행하면 왼쪽으로 커다란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왼쪽을 주의깊게 확인해야 한다. 예전에는 분기점에 '탐방로 아님'이라는 팻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 다름

       견두지맥 분기점에서 다름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때로는 능선을 버리고 산 사면으로 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40분 정도 진행하면 길 오른쪽에 있는 요강바위를 만나고 약 3분 정도 내려서면 다름재다. 널찍한 공터가 있고, 처음으로 가파르게 오르막길이 이어지므로 한 눈에 알 수 있다.

 

 

   요강바위(좌)와 다름재(우) 다름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다름재에서 월계마을까지는 아무런 표지도 없으며 길이 희미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하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계곡을 건너는 지점이 몇 곳 있지만 주의를 하면 어렵지 않다.

 

 

7. 산길을 걸으며

 

만복대는 살아 있었다.

은빛의 면사포 자락을 늘어뜨리고

만복대는

하늘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었다.

칼바람 끌어 안고

눈시리게 쏟아지는 햇살을 담아

서북능선 등성이를 따라

하늘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었다.

 

상고대 아래에서

고즈적하게 가라앉은 고요

그리고

질퍽하게 주저 앉은 시간

산 밖의 세상을 향해 나눠줄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곱게 펼친 은백의 산자락을 따라

걸음을 걷는다.

아무도 없는 만복대에서

문득 신선이나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

밤새 매섭게 몰아쳤을 칼바람은

상고대 짙게 피워 놓고는

나뭇가지 하나 흔들어대지 못하고

숲으로 스며들고

은빛나라의 이야기만 가득하다.

충분히 신선이 나올 듯도 한데

만복대는

말이 없다.

 

산을 내려온다.

눈이 얼어붙어 버린 등성이를 따라

세상으로 들어선다.

하얗게 다져놓은 순백의 시간을 산자락에 남겨 놓고

다시 세상으로 내려선다.

늘 이럴 때 느끼는 허전한 감정을

오늘도 갈무리하며

세상으로 내려선다.

 

신선의 세계로 우리들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만복대는

마음에 곱게 담아

세상으로 내려선다.

 

 

 

 상위 마을의 주차장. 애마를 묶어 놓는다.

 

 산수유 마을 답게 이런 산수유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묘봉치. 이곳에서부터는 신선의 세계였다.

 

 묘봉치에서 본 반야봉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고리봉 능선

 

 이런 상고대를 원없이 즐겼다.

 

 눈길도 원없이 걸었다.

 

 만복대는 이렇게 은빛의 신선 세상이었다.

 

반야봉에서부터 천왕봉까지 라인이 죽인다.

 

 이런 풍경은 발걸음을 꽁꽁 묶어 놓았다.

 

 하늘빛도 고왔다.

 

 반야봉이 이렇게 가깝게 다가올 줄이야. 산을 걸으면서도 왜 걷지 않는 산이 그리운 것인가.

 

 가다가 다시 보아도 만복대는 마음에 담아 두고 싶었다.

  

반야봉. 정말 미치도록 반야의 품이 그리웠다.

 

 이놈의 은백색의 세상은 정말이지 날ㄹ 미치게 만들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문득 신선을 생각했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꿈 속에서 신선을 만났다고 했었다.

 

 이쯤에서 더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한 동안 넋을 잃고 만복대에 빠져 들었다.

 

 돌아다본 노고단

 

 만복대 오름길

 

길은 걸어야 한다. 어떤 마음으로든 걸어야 한다.

  

 다름재로 가는 능선 앞에 보이는 능선은 영제봉에서 수락폭포로 이어지는 산등성이다.

 

 오늘 하루 온전히 온몸을 내주었던 만복대. 아무도 없는 만복대에서 호사를 누렸다.

 

 힘차게 달려가는 서북능선

 

만복대의 이정표

 

다름재로 가는 견두지맥

 

상고대가 예쁜지 하늘빛이 예쁜지

 

 

물방울과 추위가 만나서 피어난다는 상고대

 

 

 

 

다름재로 이어지는 능선

 

다름재에서 11시 방향으로 바라본 멋진 봉우리

 

다름재에서 약 25분 내려서면 만나는 강아지 바위.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엔골의 시원한 물줄기

 

편백나무 숲을 지나고

 

임도를 내려서면 산동 수원지다.

 

산동 수원지에서 돌아본 만복대

 

산동 수원지

 

수원지를 지나면 만나는 포장 도로. 상위마을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한다.

 

상위마을로 가는 길

 

주차장 위 정자에서 바라본 상위마을. 외롭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

 

 

                   은빛 세상의 만복대에서 황홀했던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