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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0차 입암산 - 상왕봉 산행기

힘날세상 2012. 11. 3. 22:39

제 210차 입암산 - 상왕봉 산행기

1.일자 : 2012년 11월 3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입암산 주차장(08:40) - 장성새재 갈림길(08:54) - 남문 갈림길(09:15) - 주능선(09:59) - 갓바위(10:29) - 북문터

             (10:51) - 입암산(655m 11:11) - 644봉(11:23 점심 30분) - 장성새재(12:30) - 불바래기(12:45) - 순창새재(13:11) -

             상왕봉(14:10 휴식 10분) - 몽계폭포 갈림길(14:34) - 몽계폭포(15:18) - 입암산 주차장(15:50)

4. 시간 : 7시간 10분

5. 지도

 

 

6. 산행 수첩

1) 입암산

    북문터에서 입암산을 지나 장성새재로 내려서는 길은 비법정등산로다. 2008년 11월 8일 산행했을 때는 법정 등산로였는데 막아 놓았다. 10월 21일에 순찰했다고 안내판에 써 놓았다. 이대로라면 영산기맥은 법을 지키는 범위에서는 밟을 수 없다.

2) 입암산에서 장성새재로 가는 길

    입암산 정상을 지나 첫 번째 봉우리가 645봉(지도에 655봉이라고 잘못 표기)이다.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는 봉우리다. 직진 길이 뚜렷하지만 잘 살펴보면 좌측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12분 정도 내려가면 둘로 갈라진 바위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야 한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은 묘지를 지나면서부터는 뚜렷하게 이어진다. 도로를 만나는 곳에 "탐방로 아님"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200여 미터 가면 이정표가 서 있는 장성새재이다.

3) 불바래기

  장성새재에서 불바래기 가는 길은 내장사 방향이다. 5분 정도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길이 불바래기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은 장성새재에서 입암산 주차장으로 가는 길과 만나게 된다. 불바래기는 외딴집이 있는 곳이다. 외딴 집 앞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4) 순창새재

    호남정맥상에 있는 순창새재는 커다란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다. 안내판 뒤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길은 까치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이고, 이정표에 표시된 까치봉 방향은 계곡을 건너는 길이다. 단순히 까치봉으로 가는 산객들은 이정표 방향을 따르면 되고, 호남정맥을 걷는 길이라면 안내판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야 한다,

 

7. 산길을 걸으며

 

세속에게 등을 돌리고

깊은 골짝으로 돌아앉은 불바래기.

 

 

모두가 떠난 마을에 홀로 남아

눈이 시리게 푸른 가을 하늘을 머리에 이고

다하지 못한 이야기 가닥을 풀어

적, 황, 등색 그리움으로 

나뭇가지에 매달고 있는가.

가슴까지 치밀어 오르는 한 가닥 질긴 인연은

돌아서는 가을에게 들려줄 수 없어

초록빛 그대로 끌어 안고 있는가. 불바래기는

애처로운 모습으로

말간 햇살으로 버물린 가을을

부등켜 안고

애먼 시냇물만 흘려 보낸다.

눈물이라도 보일까봐

청정무구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하늘가에

잘 익은 감을 주렁주렁 달아놓고

살짝 돌아 앉은

집 한 채로

가을을 지나고 있다.

 

울어야 할 것같아

돌아서는 발걸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불바래기는

눈가에

촉촉한 세월만 흘리고 있다.

 

 

상왕봉 꼭대기에 내려앉던 햇살

골짜기며 등성이를

온갖 색깔로 마구 칠해 놓고는

어디서 바람 한 자락 불러와

가을을 걸어 올라온 산객들에게

통랑한 추파를 던진다.

 

여수 앞바다까지 달려가야 할 호남정맥

목포 앞바다까지 달려가야 할 영산기맥

이도 저도 아닌 가녀린 산줄기까지 다 불러 놓고는

햇살은

치밀어 오르는 햇살은

글쎄

가을을 노래하란다.

곳곳에 아직 핏빛으로

단풍을 남겨 놓고는

몽계폭포 가느다란 물줄기에서

눈시리게 부서지는 햇살은

가을을 그려보란다.

 

불바래기로 가는 길에서

온몸으로 가을이 되어버린 나더러

햇살은

또 하나의 가을 이야기를 들어보란다.

 

 

 

하루 종일 같이한 통통한 햇살. 견딜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다.

 

장성 새재 갈림길. 이곳에서 장성새재 옛길을 따라 걷고 싶은 마음을 겨우 달래 은선골을 걸었다.

 

남창골에는 가을 끄트머리만 남아 있었다.

 

골짝에서 만난 작은 폭포. 말도 안되지만 폭포라고 불러봤다. 크기는 작아도 모양새며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나무랄데가 없었다.

 

은선골 들머리. 오른쪽 남문으로 올라가는 골짝은 왠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은선골에는 내가 사랑하는 은선골은 가는 가을을 붙잡아 두고 있었다.

 

다리를 놓지 않았어도 될만큼 은선골은 순한 모습이다.

 

단풍보다도 햇살을 품고 싶었다.

 

이 햇살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지난 여름 푸르른 잎사귀가 좋다고 추켜 세운 곳인데 이곳에서 또 다시 발걸음을 멈추는 것은 인간의 간사함인가.

 

말라가면서도 가을을 말하려고 안간힘을 다하건만

 

삼나무가 도열한 은선골은 길을 아껴가며 걸어야 한다.

 

눈이 덮히면 미칠 것 같은 아름다운 길이건만 가을 햇살이 영글어 가는 은선골. 은선골이 아름다운 것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이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커다란 바위가 많지 않아서 조용하게 흐르고 몸을 곧추 세우지 않아서 시냇물의 걸음은 느릿하다. 하룻밤을 세우면서 은선골의 아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정말 어디에 적어 둘만한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은선골을 거슬러 올라서 만나는 능선. 왼쪽 탐방로 아님이라는 팻말 뒤로 영산기맥이 제법 근육질의 몸매를 내세우며 이어진다.

 

갓바위로 오르다가 뒤돌아본 영산기맥의 시루봉. 국립공원은 저 아름다운 산길을 막아 놓았다.

 

갈재를 내려다보며 도도하게 솟아오른 방장산. 시루봉에서 바톤을 이어받아 목포 앞바다까지 달려간다.

 

입암산 갓바위. 모양새로 인해 주봉인 입암산을 짓누르고 입암산의 주인이 되었다. 입암산성을 지키던 어느 이름 모를 병사가 이곳에서 파수를 하며 향수의 눈물을 흘렸을 것을 생각하면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가슴 저린 곡절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입암산 갓바위. 누군가 두 분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

 

어느 여름날 정다운 사람들과 밤을 밝히며 세월을 다듬고 싶은 곳이다.

 

어느 산객이 찍어 줬다. 방장산을 가린 것은 아쉽지만 내세울 것 없는 얼굴을 가려주어서 좋다. 이분은 정말 사진을 잘 찍는 분이다.

 

갓바위에서 본 입암산(좌)과 645봉(우 햇빛이 반사된 곳) 바로 앞에서 다정하게 점심을 들고 있는 분들이 보인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풍성할 필요는 없지는 아름답고 운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에서 점심을 먹을 곳을 선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산행의 과정이다. 눈에 선한 점심 자리가 몇 곳 있다. 속리산 비로봉 아래, 희양산 꼭대기, 방장산, 완도 상황봉의 백운봉, 그리고 대둔산 생애대 등등.

 

갓바위에서 북문터로 가는 길에 만나는 선바위. 입암산성의 역사와 관련지어 이름을 하나 달아 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북문터로 가는 길은 성벽을 밟아가야 한다. 이 성벽 아래에는 햇살이 잘들어 해바라기하기에 좋은 곳이 널려 있다.

 

북문터. 대부분의 산객들은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 남문을 거쳐 주차장으로 걷는다. 눈 덮힌 겨울 입암산성 안을 걸어보아야 한다.

 

북문터에서 직진하면 만나는 성벽. 그러나 이 길을 걷는다면 법을 어긴 사람이다. 북문터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2009년 산행 때에는 당당히 걸을 수 있었는데 왠일인지 막아 놓았다. 입암산성을 제대로 보려면 입암산 정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옛 사람들이 지형을 어떻게 이용하여 성을 쌓는지를 보려면 입암산에 올라서 보아야 한다. 갓바위에서는 입암산성의 모양새를 그려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출입하여 산이 훼손되고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된다고 국립공원측은 무조건 길을 막는다. 백두대간을 막아 놓고 많은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든다. 그러나 정작 국립공원을 파괴하는 것은 지나친 개발논리가 아닌가.

북문터에서 많이 망설였다. 남문을 거쳐 장성새재 갈림길까지 하산한 다음 장성새재 옛길을 따라 불바래기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입암산 성벽을 밟으며 역사의 현장에서 고향을 그리며 눈물 흘렸을 이름모를 병사들을 생각하며 장성새재로 내려설 것인가.

비법정등산로는 출입을 하지 않는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모든 길을 막아 놓아 버린 경우나, 불현듯 미치도록 걷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 견딜 수 없을 때, 예상하지 못하게 출입금지 구역을 만났을 경우 가끔씩 금줄을 넘기도 한다.

고민하고 갈등하다가 입암산을 넘어간다.

 

                                  

부셔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입암산성의 성벽은 뚜렷하다. 역사 자료라고 해서 성벽을 복원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복원하는 곳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곳은 어김없이 출입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곳은 그냥 이렇게 버려두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독도가 우리땅이라고 말로만 떠들고 이벤트성 행사만 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왜 독도가 우리땅인가를 분명하게 알게 해야 한다. 만약에 일본 사람이 '왜 독도가 한국땅인가 말해보라'고 할 때 어느 누구든지 분명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연예인들끼리 히히덕거리는 프로그램만 방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풀어서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편성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언론이 할 일이 아닐까.

 

입암산에서 본 645봉. 저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급경사로 내려서야 장성새재로 갈 수 있다.

 

입암산에서 본 내장산 방향

 

성벽을 따라 걷다가 이렇게 산죽밭도 지나게 된다.

 

645봉.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푹 파인 웅덩이가 있다.

 

직진길에서 645봉을 뒤돌아 본 사진. 입암산에서 걸어오면 사진의 왼쪽 바위가 있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나무 옆으로 내러서는 희미한 길이 있다. 만약에 이곳에서 직진을 한다면 능선을 따라 가다가 장성새재 옛길 갈림길 부근으로 내려설 것 같았다.

 

645봉에서 10여 분 내려서면 만나는 바위. 이곳에서 우측 급경사길로 내려서야 한다. 이어서 묘지까지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장성새재 옛길로 내려서는 곳이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200여 미터 가면 장성새재이다.

 

위 사진의 오른쪽 안내판의 내용. 김정호는 이곳을 월은치라고 기록했다고 한다. 

 

장성새재. 이정표가 세 방향을 안내하고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구조위치표시목 뒤로 이어지는 길이 영산기맥이다. 사람들 통행이 많지 않아 길이 희미하다. 국립공원측에서 리본을 다 제거해 놓았다.

 

불바래기로 가는 길. 소나무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장성새재와 만나게 된다.

 

 

삼거리에서 바라본 임암산 능선. 가운데가 645봉이다.

 

불바래기로 가는 길

 

불바래기로 가는 길. 끝없이 걷고 싶었다.

 

불바래기를 지키고 있는 감나무. 오른쪽길이 순창새재로 이어지는 길이다.

 

불바래기. 오직 한 집만 남아서 불바래기의 가을을 그리고 있다.

 

가을은 이렇게 눈이 시리게 아름다웠다.

 

호남정맥 상의 순창새재. 이정표의 까치봉 방향이 내장사로 가는 길이다. 물론 호남정맥은 안내판 뒤로 이어진다. 정맥 산행시 까치봉 방향으로 진행하면 계류를 건너게 된다.

 

순창새재에서 상왕봉으로 가는 길.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는 길이지만 길 위에 내려 앉는 햇살이 참 좋았다. 오가는 산객들이 적당히 있어서 쾌적한 산행이었다.

 

상왕봉에서 본 내장산. 망해봉(좌), 까치봉(중), 신선봉(우) 까치봉에서 왼쪽으로 낮으막하게 이어지는 능선이 호남정맥이다.

 

상왕봉 모습

 

상왕봉에서 본 입암산 방향. 왼쪽 뒤는 방장산. 그 앞 뾰족한 봉우리는 시루봉, 오른쪽 맨 뒤가 갓바위, 오른쪽이 입암산, 왼쪽이 645봉이다. 사진 오른쪽 바위봉 아래가 순창새재이다. 오른쪽 소나무가 있는 능선이 순창새재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이다.

몽계폭포가 숨어 있는 골짜기

 

사자봉 사거리. 좌측은 운문암을 거쳐 백양사로 이어지고, 직진은 사자봉, 오른쪽은 몽계폭포 방향이다.

 

몽계폭포로 내려서는 길. 처음에 가파른 계단만 내려서면 아주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골짜기에는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었다.

 

 

몽계폭포. 물줄기가 힘이 없었다.

 

안내판에 있는 사진. 한여름에는 제법 웅장한 모습을 보이는 것같다.

 

 

몽계폭포를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의 단풍

 

남경산 기도원에서 어느 분이 엎드린채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예수님이 저분의 기도를 꼭 들어주시기를 기원했다.

 

남경산 기도원. 여름마다 이곳에 와서 기도하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주변의 경치가 뛰어나서 최고의 기도원이라고 한다.

 

입암산 주차장. 성수기(10월 18일 - 11월 18일)에만 5,000원의 주차비를 받는다. 바로 옆에 아영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불바래기의 가을을 실컷 즐긴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