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219차 마이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3. 1. 13. 11:59

제 219차 마이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1월 12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합미성 입구(09:55) - 합미성(10:15) - 광대봉(11:25) - 마이산 전망대(12:00 점심 40분) - 고금당(13:25) - 남부주차장(13:45)

4. 시간 : 3시간 50분

5. 지도

 

6. 산행수첩

1) 들머리

     마령면 소재지에서 진안농공단지로 이어지는 지방도에 있는 합미산성 입구에는 1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등산 안내판이 있고, 묘지 뒤로 이정표도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2) 갈림길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3) 차량회수

    남부주차장에서 합미산성 입구까지는 마령면 개인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택시 요금은 8,000원이다.

    마령 개인 택시 : 011 - 653 - 2717

 

7. 산길을 걸으며

 

느긋한 마음으로

마이산으로 들어선다.

 

 

등산로 입구

 

합미산성. 자세히 살펴 보지 않으면 성벽이 둘러 있다.

 

겨울 마이산은 길이 참 험하다.

지나온 능선. 중앙의 낮은 봉우리가 합미산성이다.

 

눈에 덮여 있는 마령면 소재지

 

 

날씨가 풀어져 산길에서는

여유로움마저 감돈다.

합미성은 정말 작은 성이다.

길가의 봉우리 하나를 둘러 쌓은 성.

기껏해야 몇 백의 병사들이 들어서면 가득할 것 같은

합미산성.

마령현감이 유사시에 대비해서 쌓아 놓았을까.

그러나 세월에 무너지고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면서

이제는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성벽을 걸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과거의 어느날 이 곳에서 파수를 섰던 병사들이다.

이름도 없이 명예도 없이

무기를 들고 나섰을 그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무엇으로 달랬을까.

 

희미한 흔적만 남은 합미산성을 지나 광대봉으로 향하는 걸음

밟히는 눈.

겨울 산에서는 역시 눈이 있어야 한다.

지금 전국의 산은 흰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어느 산을 오르더라도

눈길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덕천교에서 올라오는 능선

 

광대봉을 오르는 길을 막아 놓았다. 겨울에는 절대 오르지 말고 우회로를 따라야 한다.

 

우회로를 따라 우회하여 다시 광대봉을 오르려고 했지만, 미끄러워 도중에 포기하고 내려왔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가파르고 위험하다. 겨울이 아니면 오르는데 어려움이 없다.

 

광대봉 지나 전망대에서 본 마이산. 이곳을 지나서 다시 만나는 전망대가 더 좋았다.

 

위 전망대에서 광대봉 방향으로 돌아본 모습. 족제비 한 마리가 쥐를 쫓아가는 모양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이 자주 나타난다.

 

점심 식사를 한 전망대에서 본 마이산. 왼쪽에 비룡대, 가운데 삿갓봉도 보인다.

 

 

20여 년 전

학교에서 충주에 갔다가

혼자 남아 월악산을 오른 적이 있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오직 다운 파카 하나 뒤집어 쓰고

베낭에 물 한 병 넣어 올랐던 월악산.

사람 하나 없이

음산하게 어두워져 가는 하늘 아래

산길은 괴괴함이 넘쳐

무섭기까지 했다.

월악 영봉 밑에까지 갔다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허위허위 내려왔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산길을 걸으며

문득 의식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한 순간의 추억으로 의식의 심층부에 가라앉아 있던 사람들,

그 사람들과 같이 엮었던 시간들이

내딛는 발걸음마다 돋아나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은 지나간 시간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는 것같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이 다시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파르게 내려서야 하는 곳이 자주 나타난다.

 

벚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 남부주차장 진입로를 따라 피어난 벚꽃을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고금당

 

고금당 안내판

 

나옹암. 원래는 토굴인데 금색 지붕을 세워 놓았고, 내부도 온통 금색으로 칠해 놓았다.

 

 

 

불쑥 솟아오른 마이산이 잡힐 듯이 바라보이는 전망대에 선다.

마이산은 신록이 피어나는 5월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연하게 피어나는 담록의 노래를 들으면서

광대봉 아래 전망대에 서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다.

하얗게 눈이 덮힌 산에서

느닷없이 봄날의 마이산을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간사함인가.

 

마이산이 바라보이는 전망대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즐기다가

고금당으로 향한다.

온통 황금색으로 칠해 놓은 작은 암자.

그 아래 나옹암이라는 작은 토굴이 있다.

"서왕가"라는 가사를 지었다는 나옹화상이 득도했다는 작은 토굴인데

내부, 외부 할 것없이 온통 금색으로 칠해 놓았다.

생각에 자유가 있겠지만

어딘지 불교적인 느낌인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비룡대를 돌아 삿갓봉, 봉두봉을 돌아 탑사로 내려서려던 발길을 돌린다.

고금당에서 바로 남부주차장으로 내려선다.

길가에 세워 둔 차량의 배터리가 걱정이 되었던 탓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4%만이 일어난다는데

괜한 걱정을 한 셈이다.

 

남부 주차장에 내려서니

거꾸로 솟아오른다는 탑사의 고드름을 보러 온 것인지

금당사의 부처님을 뵈러 온 것인지

탑영제에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보려고 온 것인지

입장료 3,000원을 내고도 겨울 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계절에 들어도 좋다는 마이산인데

가파르게 내려서는 광대봉과 몇 곳의 위험한 곳이 있어

눈이 내린 겨울보다는

꽃 피는 봄날이나

붉어오르는 단풍철에 올랐다가

남부주차장 흑돼지 갈비 구이에 소주 한 잔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겨울 마이산을 실컷 즐긴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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