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차 내동산(887.4m) 산행기
1. 일자 :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계남교(11:40) - 제1 이정표(12:10 계남마을 1.95km/ 내동산 2.99km) - 제2이정표(12:30 계남마을 2.78km/ 내동산
2.05km 점심 20분) - 855봉(13: 30 산불감시카메라/ 계남마을 3.98km 방화마을2.16km 내동산 0.5km) - 내동산 정
상(13:45 887.4m) - 855봉(14:07) - 785봉(14:17 윤기마을 갈림길/ 이정표 없음) - 690봉(14:35 구수보 갈림길 방화
마을1.66km 내동산 1.68km 구수보 1.81km) - 방화마을 15:10) - 계남교(15:20)
4. 시간 : 3시간 30분 (8.2km)
5. 지도
6. 산행수첩
1) 들머리
산행 들머리인 계남교는 마령에서 백운 방향으로 1.2km 정도 계남정미소라고 써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500 미터 정도 들어가면 된다. 계남교 주변에는 10여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등산로'라는 작은 이정표도 있다. 등산로는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이어지는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좌측으로 인삼밭을 지나면 갈림길이 있는데 직진하면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계남교에 서 있는 이정표
게남교에 마련된 주차장
인삼밭을 옆에 두고 시멘트길을 따라 오른다.
시멘트길이 끝나고 산길이 이어진다.
2) 갈림길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서 길을 헷갈릴 염려는 없다. 다만 윤기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없다. 산불 감시 카메라 철탑이 있는 885봉에서 방화마을 방향으로 진행하면 바로 쇠사슬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10여분 후에 작은 봉우리를 만나게 된다. 11시 방향으로 방화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바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3시 방향 윤기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기는 하지만 주의해서 보아야 확인할 수 있다. 산불 감시 철탑을 지나고 봉우리를 지날 때마다 3시 방향을 주의 깊게 확인하면 윤기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이정표
두번째 이정표
계남마을과 방화마을 산길이 갈라지는 855봉의 산불감시카메라 철탑.
855봉의 이정표
구수보 갈림길의 이정표
방화마을 등산로 입구의 이정표.
7. 산길을 걸으며
느닷없이 산으로 들어선다.
오후에 바람이 강하게 불거라는 예보에 망설이다가
숲으로 들어선 바람은 나무 사이를 지나며
갈라질거라는 생각으로
오늘 내동산으로 들어선다.
계남교에 주차하였을 때
우리를 맞아 준 것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었다.
숲 속에서 간간히 부서지기도 했지만
능선을 걸을 때마다
온 몸을 무섭게 할퀴어 댄다.
뒤돌아본 마이산
등산로가 북사면이라서 눈이 덮혀 있다.
덕태산과 선각산. 가운데 뒷봉우리는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을 안고 있는 천상데미
능선에는 아직도 겨울이 몸부림치고 있다.
발목을 휘어 감는 눈이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온 바람을 안고
제법 가까이 다가선 봄을 밀어내고 있다.
눈 앞에 보이는 내동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거센 바람에 밀려가는 듯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두텁게 길을 덮고 있는 낙엽은
봄을 느끼기에는 두께가 너무 두꺼웠다.
새싹이 파릇한 얼굴을 내어 밀기에는
쌓인 눈이 너무 깊었다.
내동산 정상
팔공산 전경
내동산 정상에서 구산치로 이어지는 남릉과 삼봉산, 고덕산
당겨본 고덕산. 갤럭시S2로 찍은 것이라 하질이 좋지 않다.
정상에서 본 855봉 오른쪽 봉우리가 윤기마을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정상의 이정표
두 시간을 세찬 바람을 안고 걸어 올라선
내동산은
바람의 세상이었다.
바람의 나라였다.
바람이 지배하는 혹독한 공간이었다.
발 아래 펼쳐진 백운 들판을 가득 메운 바람은 덕태산, 선각산까지 한 달음에 달려 올라가고 있다.
하늘도 파랗게 질려 버릴 만큼
바람은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가슴을 활짝 열고
바람을 끌어 안는다.
모자도 벗고
옷자락도 풀어 헤치고
산줄기를 넘어오는 바람을 한껏 보듬어 본다.
산꼭대기에 서서
마음을 활짝 열어 본다는 것은
산길을 걸은 보람이다.
사방으로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조망까지 더해지고 보면
바람의 세상일지라도
바람이 지배하는 혹독한 공간일지라도
한 번 올라 서볼 일이다.
정상에서 본 마이산
정상에서 본 백운들판.
바람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 뒤에서 백운들판을 내려본다.
겨울 동안 아무런 표정도 없이
미동도 하지 않고 세월을 보듬고 있었을 백운들판에서
봄이 이끌어 낼 생명을 들여다보다가
하산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끌어 당겨 본다.
산으로 들판으로 흐드러지게 봄기운이 피어날 때
산에서
골짝에서
넓은 들녘에서
끝도 없이 피어오를 생명의 하모니는 어떻게 들려 올까.
윤기마을 갈림길. 왼쪽이 방화마을로 가는 길. 오른쪽이 윤기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능선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3월에 눈길을 걷는다.
봄의 문턱에서 눈을 밟는다.
축축하면서도 부드러운 눈을 밟는다.
그리고
독한 칼바람을 맞는다.
쌓인 눈이 날리며 얼굴을 찔러온다.
중국 운남성의 옥룡설산에서 부딪쳤던 바로 그 바람이다.
3월에도 눈이 내리고
3월에도 칼바람이 분다.
산을 나선다.
바람을 안고 산을 나선다.
또 다른 산행을 위하여
산을 나선다.
방화마을에 있는 마령 소망교회. 교회 옆길로 내려왔다.
계남마을에 있는 계남 정미소
그냥 정미소가 아니라 공동체 박물관이다.
4월초부터 개관한다고 한다.
2012. 03.25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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