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호도협·옥룡설산 산행기

2. 제 2 일 성도 - 여강 - 치아토우 - 차마객잔

힘날세상 2012. 2. 23. 14:05

2. 제 2 일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성도 - 여강 - 치아토우 - 차마객잔

 

  새벽 5시에 로비에 내려오니 벌써 몇 분이 내려와 계신다. 아침은 시간이 없는 관계로 도시락이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락이라기보다는 간식이라고나 할까. 빵 한 조각과 방울 토마토 몇 개 우유 하나가 전부이다. 순식간에 먹고 나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올라 탄다. 가이드가 어제 걷어간 여권을 가지고 버스에 탄다.

성도 공항으로 타고간 버스

 

성도 공항 안내도. 우리가 타야 할 곳은 C17번 게이트다.

 

탑승 수속을 하기 위해 서 있는 모습

 

   컴컴한 길을 30여분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사천성의 성도인지라 새벽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도 일찍 도착하여 재빨리 수속을 하고 화물을 탁송하고 가이드와 이별을 했다.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한 분의 배낭에서 아이젠이 나오는 바람에 보안 요원과 같이 배낭을 부치러 나갔다. 탑승 시간은 30분 남았다. 더구나 우리가 탑승해야 하는 곳은 17번 게이트인데 조금 걸어야 한다. 한참을 기다리니 상기된 표정으로 오셨다.

   소화물을 부치는 곳으로 갔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서 " 혹시 한국 사람 없소?"하고 큰 소리로 말했더니 한 사람이 다가와서 사정을 말하자 다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짐을 부치는데 도와주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 사람은 중국어를 할 줄 알았던 모양이다. 너무 고마워서 10달러를 주셨다고 한다.

 

  1시간 30분 정도 비행을 하여 9시 10분 여강 공항에 도착했다. 국제공항으로 승격을 했다고 하는데 공항이 아담하고 좋았다. 공항 앞 뒤로 큰 산이 감싸고 있었다. 짐을 찾아 나가니 여강 가이드( 男 이우양)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짐을 맡겨 놓을 심이 호텔까지는 30여분 걸렸다. 호텔에 가서 호도협 트레킹에 가져갈 짐을 구분한다. 가이드가 옷을 너무 많이 가지고 가지 마라고 하는 바람에 혼선이 온다. 우리도 저녁에 잘 때 입을 옷을 빼놓고 갔고, 어떤 분은 자켓을 놓고 가기도 했고, 좌우간 모두들 완벽하게  짐을 꾸리지는 못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여강 공항

 

여강공항을 나오며

 

심이 호텔에 걸려 있는 동파문자 족자.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으니...

 

심이 호텔 로비. 와이파이 잘 터진다. 2층 객실에서도 된다.

 

심이 호텔 전경. 바로 앞이 도로인지라 풀샷을 잡기 어렵다.

 

치아토우로 가는 길은 2차선 도로이다. 만만디의 나라인지라 달리는 차들이 세월아 네월아이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과일도 사먹고 쉬어 간다. 중간에 도로 확장 공사를 하는지 비포장 구역을 통과하기도 하고 그렇게 치아토우에 도착했다. 치아토우는 샹그릴라와 호도협의 갈림길이다. 몇 개의 식당이 있었다. 중국식으로 식사를 한다. 좀 부실한 것 같지만 맛있게 먹는다.

 

 

치아토우로 가는 길에 본 옥룡설산

 

큰 고개를 하나 넘어가는데 이런 대형차가 앞을 가로 막아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휴게소 화장실. 1인 1위안을 받는다.

 

휴게소 전경

 

나시족 복장을 한 할머니. 뒤에 있는 하얀 천이 전통 복장이다.

 

과일도 사먹고.. 귤이 한 근에 5위안이었는데 정말 달고 맛있었다.

 

차안에서 찍은 금사강과 옥룡설산

 

치아토우 식당. 이곳에서 산악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치아토우에서 점심식사

 

식당 화장실.  그런데도 사용료 1위안을 받는다. 하여튼 돈 받는 화장실은 이런 식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1시 30분에 작은 미니버스를 타고 좁은 포장길을 오른다. 약 10여분 오르니 마부들이 대기하고 있는 출발점이다. 채비를 하고 출발을 하자 뒤에 마부들이 따라 온다. 밋밋한 오르막길을 따라 걷는데 눈 앞에 옥룡설산이 험상궂은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모두들 입에서 찬사가 터진다. 어느새 금사강은 까마득히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우리는 산허리를 걷고 있는 것이다.

  햇살이 제법 따갑다. 머리에 수건을 둘러 햇살을 가려본다. 한 분이 힘들다고 말을 탄다. 나시객잔까지 200위안(약 4만원)이다. 앞서가는 바람에 먼지가 흩날린다. 길은 말들이 다녀서 흙가루가 넘실거리고 있다가 발자국을 디딜 때마다 먼지를 피워 올린다. 절대적으로 마스크나 버프가 필요한 이유다.

 

 

출발지에서 본 옥룡설산

 

발아래로 까마득하게 보이는 금사강. 아래 포장도로는 치아토우에서 장선생 객잔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아직은 아무도 말을 타지 않았다. 말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마부들이다.

 

첫날은 날씨가 좋아서 옷차림이 가볍다.

 

종종 이런 표시가 있다. 그러나 호도협에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오직 한 길이 있을 뿐이다.

 

두 시간을 조금 못 걸어 나시객잔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본 것처럼 옥수수가 걸려 있다. 거기에서 제공하는 차를 마시며 쉬어간다. 객잔집 어린 아이가 마당에서 보행기를 타고 놀고 있다. 같이 가신 분이 손자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날 것 같다시면서 아이 손에 5위안을 쥐어 주신다. 아이 엄마가 달라고 하니까 안준다고 손을 뒤로 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이 길을 걸으면서 참 자연이 위대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진 뒤쪽에 나시 객잔이 보인다. 계단식 밭에 보리가 푸르다.

 

나시 객잔 입구

 

객잔 전경

 

객잔의 옥수수를 배경으로

 

5위안을 받고 좋아하는 어린이

 

나시 객잔을 지나면 소위 28밴드를 넘어야 한다. 사람들은 요기에서 말을 타고 가기도 한다. 우리 팀에서도 4분이나 말을 탔다. 그러나 막상 가 보면 그렇게 힘든 곳은 아니다. 28밴드 정상에 아주머니 한 분이 음료같은 것을 팔고 있다. 또한 이곳은 촬영 포인트인데 5 위안을 받는다. 무슨 조화인지.. 같이 가신 분 중에 사진작가라는 분이 촬영료를 주었으니 마음것 찍으라고 한다. 정말 이곳에서 보는 옥령설산은 장관이었다.

 

 

나시객잔까지 차가 올라올 수 있다. 차마객잔, 중도객잔도 마찬가지다.

 

뒤돌아본 나시객잔

 

28밴드를 향하여 올라가는 길

 

여기부터가 28밴드이다. 산에 조금만 다닌 사람들은 충분히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28밴드는 조망이 좋기도 하다.

 

이렇게 편한 길도 있다.

 

되돌아 본 길

 

 

이렇게 사진도 찍다 보면

 

28밴드 꼭대기에 이르게 된다.

 

 

아주머니가 몇 가지 음료를 팔고 있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발 아래로 흐르는 금사강. 당겨서 찍은 것이다.

 

우리가 묵게 될 차마객잔. 호도협 트레킹에는 나시, 차마, 중도객잔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보니 객잔 주변에도 마을이 있어서 민박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객잔과 같은 형태로 지어진 집도 있고, 실제로 객잔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나시객잔을 나와 40여분을 걸으니 28밴드가 시작하는 곳이다. 작은 판매점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40여분을 오르니 28밴드 꼭대기에 이른다. 몇 가지 음료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가 촬영포인트라고 돈을 받는다. 이곳에서 보는 옥룡설산의 위용은 대단했다. 사진 촬영을 하면서 쉬다가 다시 출발하여 1시간 20분 정도 걸으니 오늘의 숙소인 차마객잔이다. 객잔에 들어서니 주인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맞아 준다. 일단 뜨거운 차부터 한 잔 마시고 방배정을 받는다. 우리팀은 모두 2층 201 - 205호를 쓰게 되었다. 2인 1실이다. 방에 들어가 보니 더블 침대 하나와 간이 침대하나가 있어 3인실이다. 화장실도 딸려 있고 온수도 나온다. 침대엔 전기 장판이 있어서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차마객잔 입구

 

2층 객실에서 내려다본 객잔 마당

 

우리가 묵은 2-5 객실

 

출입문에서 본 객실 내부. 2인용과 1인용 침대가 있다. 사진 왼쪽에 티비가 있고 그 옆으로 화장실이 있다. 벽돌 뒤가 화장실이다. 침대 아래로 전기자판 조절기가 보인다. 외풍이 심해서 그렇지 침대는 전기장판으로 인해 아주 따뜻했다. 산속의 고요로 인해 푹 잘 수 있었다.

 

2층 객실에서 본 객잔. 가운데 작은 지붕 5개가 이어진 곳이 식당이고 나머지는 전부 객실이다.

 

객실에서 본 옥룡설산

 

 

식당의 모습. 식사와 오골계 백숙을 촬영한 사진은 없어지고 말았다.

 

 

식당에 내려가 식사를 한다. 호도 트레킹에서 오골계 백숙 두 마리를 시켜 주어서 잘 먹었다. 식사를 하면서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지만 잠에 떨어지고 나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 갈증이 나 물을 마셨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다. 일어나 앉아 있으니 조금 나아진다.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 벌서 고소증이 시작된 것인가 보다.

밖에서는 바람소리가 대단하다. 마치 설산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내일 트레킹을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다. 그러다가 다시 잠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