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62차 운장산(전북 진안) 산행기

힘날세상 2011. 12. 10. 18:12

 

162차 운장산(전북 진안) 산행기

 

1. 일시 : 20111210()

2. 동행 : 용갑형

3. 코스 : 궁항리(07:55) - 주능선(09:10) - 운장산 서봉(09:50-10:00) - 임도 끝 지점(10:35) - 갈림길 이정표(10:37) - 궁항리

            (11:05)

4. 산행시간 : 3시간 10

5. 산행지도 :

 

6. 산행 수첩

1) 들머리

궁항리 마을 버스 정류장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옆에 산행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직진하는 도로를 따라 가야 만항치로 오를 수 있다. 이정표는 없다. 도로 끝집(대문만 보임)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다보면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왼쪽길이 만항치로 오르게 된다. 우측길을 가면 만항치와 운장산의 중간 지점으로 오르게 되지만 길이 분명하지 않고 산죽이 많아서 권하고 싶지 않다.

 

궁항리 버스 정류장. 등산 안내도 뒤로 이어지는 길이 만항치로 가는 길이다. 사진을 찍은 곳은 다리인데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이 있다.

 

궁항리 마을. 사진 중앙의 황토집 옆 길이 하산길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이 만항치로 오르는 길이다. 오른쪽 길로 가면 가운데 안부로 오르게 된다. 만항치는 왼쪽인데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2) 하산길

서봉 정상에 벤치가 두 개 있는데 벤치 옆에 바위 아래로 내려가는 난간이 있는 곳이 서봉 능선을 따라 궁항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정표가 서 있는 곳은 피암목재와 중봉, 동봉 방향이다. 바위를 돌아 내리면 길은 외줄기로 이어진다. 30분쯤 내려가면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끝나는 지점을 만난다. 이곳에서 임도를 따르지 않고 직진하는 길이 궁항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임도를 따라가면 부귀면 황금리로 내려가게 된다.

임도 끝 지점에서 2분 만에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도 궁항리로 내려갈 수 있지만 직진하는 길을 따른다. 잠시 후 약간의 공터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가야 궁항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후는 궁항리까지 외길이 이어진다.

 

서봉에서 궁항리로 내려서는 길. 사진 오른쪽 철제난간이 하산의 시작점이다.

 

 

임도와 만나는 지점. 직진이 궁항리로 하산하는 길이다.

위 사진에서 2분 정도 하산하면 만나는 첫 이정표. 오른쪽으로 하산길이 있으나 정수암 이정표대로 직진하면 된다.

 

 

날머리에 있는 이정표

 

이정표에서 뒤돌아본 날머리

 

  날머리에서 본 궁항리. 사진 중앙의 길을 따라가면 만항치로 오르게 된다. 오른쪽 너와집 아래 주차장이 있다. 중앙의 마당이 있는 집 위에 보이는 감나무 뒤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길이 금남정맥 능선으로 오르는 길로 연석산으로 올라 금남정맥을 따라 만항치를 지나 서봉으로 갈 수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운장산에 들면 무엇을 만날까

운장산에 들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른 아침 운장산으로 들어가면서 괜히 마음이 설렌다.

 

만항치로 오르는 길을 버리고

용갑형이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그 험하고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은 운장산이 아니고 우리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길이 희미하다고 투덜거리고 산죽이 길을 가로막는다고 짜증을 부린다.

인간은 언제나 그렇다.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해 놓고 하늘을 탓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눈을 흘긴다.

 

만항치로 가는 길을 버리고 우측길로 들어서면 이런 너덜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원래 길이 있었는데 폭우로 인해 파여나간 것 같았다. 이후 이런 너덜길만 따르면 된다. 누군가 세워 놓은 돌탑도 있고, 간간히 리본도 이어진다.

 

오늘 영 상태가 안 좋은 용갑형.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30분 안에 주파하는 준족인데 연일 이어진 술자리로 인해 오늘은 뒤에서 빌빌댄다.

 

 

이런 산죽길을 헤치고 가야하는 구간이 많다.

금남정맥 능선이 보인다. 만드시 만항치로 오를 일이다.

 

 

어렵게 연석산에서 운장산 서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능선에 섰다. 산죽이 눈을 뒤집어 쓰고 빼꼼히 내어준 길을 따라 운장산을 오른다. 눈이 살짝 덮인 바위 비탈길을 걷는 것은 약간 신경을 써야 하지만 겨울 산행의 깊은 맛이다.

 

바람이라도 불어 주기를 바랐다. 사방에서 밀려드는 눈발은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막아 버린다. 동봉으로 가는 길을 감추어 놓아 머릿속으로만 동봉을 그린다. 산 밖 세상의 눈 이야기를 마음으로만 들어야 한다. 그래도 산에 있다는 것이 즐겁다. 불과 30여 미터 안에서만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마치 문을 닫아 놓은 방처럼 나만의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펑펑 내리는 눈으로 사위(四圍)가 둘러싸인 산꼭대기는 분명 인간들의 속()한 발길은 거부하는 운장산은 하늘의 세상이다.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시간이다. 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흰 눈으로 덮어 놓은 운장산은 오래 머물고 싶은 산꼭대기다. 올라도 또 오르고 싶은 운장산이다.

 

 

운장산을 오르다 만난 고드름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덮인 서봉 정상.

 

내려서는 길은 늘 아쉬움이 가득하다. 산꼭대기에 남겨 놓고 오는 것이 없는데도 자꾸만 돌아다보는 것은 무슨 심사일까.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거늘 무엇이 아쉬워 발걸음이 느려지는 것인가. 산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할 때 불현 듯 다시 오르면 되는 것을 산에서 내려올 때마다 무엇인가 잃어버린 느낌이 드는 것은 아직도 산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산은 오르는 것도 아니고,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산행은 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산길이 험하면 험한 대로,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대로 산에게 몸을 맡겨야 한다. 험한 길은 느릿한 발걸음으로 부드러운 길은 즐거운 발걸음으로 걸어야 한다. 산을 정복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산의 일부가 되는 것이 산행이 아닐까.

 

 

눈 덮인 하산길.

 

연석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오늘 산행에서 무엇을 담고 무엇을 버렸을까.

 

 

산죽이 손을 내미는 하산 길에서 다시 눈을 만난다. 겨울 산행은 눈을 따라 걷는다. 그러나 발로 밟는 것이 단순히 눈이 아니라 탐욕과 아전인수(我田引水)를 버리고 이기심과 허영을 밟아 걸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눈만 밟고 산을 내려선다. 그런 나의 뒷모습을 운장산은 웃음 섞인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산을 내려서는 마음은 무엇일까.

 

20111210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