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156차 설악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1. 10. 18. 15:13

156차 설악산 산행기

 

1. 일시 :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2. 동행 : 가족 산행(아내, 대전, 안산, 목포에 사는 동생들 부부)

3. 코스 : 오색 - 대청봉 - 희운각 - 천불동 - 소공원

4. 시간 : 06:30 - 17:00(10시간 30분  등산로 정체로 2 시간 이상 초과되었음)

5. 산행 사진

 

가을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동생들이

금호 설악 리조트를 예약해 놓았다.

 

 

 

일요일 아침

목포 동생이 새벽에 일어나서 싸준 도시락을 챙겨들고

발가락 수술을 한 안산 동생이

손수 차량을 운전하여

오색까지 데려다 주었다. 

 

하늘은 흐뭇한 미소를 보이고 있으나

내 마음만 콩닥거리는 것은

지난 여름 근육파열로 고생한 종아리가

오늘 산행을 잘 받아들여 줄 것인가

걱정이 되는 때문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것은

사람이나

자연이나 똑 같은 모양이다.

앞다투어

붉은 웃음을 흘려

뭇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당기는

대체 어느 곳에 이런 빛깔을 갈무리 해 두었을까

어떤 심사로

이렇게 붉어 터질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대청을 꼭 접수하겠다는

대전 동생은

첫걸음부터 조심스럽고

 

느긋함을 드러내 보려고 하지만

온통 신경은 오른쪽 종아리에 가 있다.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 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  이희승님의 <벽공(碧空)> 전문

 

하늘은 청정무구한데

인간은 얼마나 추악한 모습인가

 

 

 

 

마누라들은 산 아래에 떼어 놓고 온 사나이들

 

 

 

멀리 중청이 내다뵈는데

이제 대청도 바로 코앞이다

 

단풍이 발길을 잡아

일행이 앞서가든말든

이렇게 느긋하게 걷는다

 

대청 직전

 

하늘도 맑고

사람들도 마음이 열려있고

산은

언제나 그렇게 다가온다

 

서북능의 귀떼기 청봉을

언제나 그리고 있건만

언제쯤 발걸음을 할 것인지

 

대청에서 본 천불동의 위용

어느 걸음으로 걸어

설악을 품에 안을까

 

 

 

 

누가 정상석을 고집하는가

산은 가슴을 품어야 하건만

사진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인가

 

 

같이 올라간

세 명의 사위들

 

대청에서 본 중청 대피소와 중청

 

느긋한 점심을 즐기려 했으나

공단 직원은 식생 보호구역이라고 나오라고 한다.

그 넓고 넓은 설악산에서

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대청의 이마 부분에

좁은 공간만 남겨놓고

쇠줄을 두르고

식생을 보호한다고 떠들어 대는가

정상의 조금 아래부터 보호하면

무엇이 안된단 말인가

 

그렇게 말한다면

비선대의 막걸리집은 무슨 이유로 고기냄새

술냄새를 풍겨낸단 말인가

왜 비선대 일대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대청에서 소공원으로 빠르게 하산할 수 있는

화채릉은 왜 막아 놓는가

비선대의 술집으로 사람들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말이

왜 그럴듯하게 들리는가

 

부상자를 구하러 나타난 소방 헬기

저 바람에 헬기장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졸지에 보따리를 싸야 했으니

 

담배 연기 자욱한 중청 대피소

흡연구역을

좀 더 멀리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국립공원에 들어와서

흡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힘이 넘치는 두 사람

결국 연락이 되지 않아

한바탕 헤프닝을 만들었고

 

소청의 너른 품에서

 

희운각으로 가다가 본 공룡능선

또 한 번 발걸음을 해야하건만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걸어봐야 하거늘

 

이곳에서

천불동으로 하산한다.

7월 7일 이후

근육파열로 인해 산행에 나서지 못하다가

2주 전에 축령산에서 잠깐 걸어본 것을 무기로

나섰던 설악산이라

이즈음에서는

엄청 힘들었다

 

이후는

배터리 아웃으로

촬영을 못하고 말았다.

 

 

2011. 10. 02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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