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차 선자령(강원 평창) 산행기
1. 일시 : 2012년 5월 26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대관령 휴게소(13:50) - 전망대(14:27) - 선자령(15:16) - 임도(15:30) - 샘터(16:05) - 양떼목장(16:36) - 대관령 휴게
소(16:50)
4. 시간 : 3시간
5. 산행 지도
6. 산행수첩
*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산행에 어려움이 없다. 선자령에서 샘터를 거쳐 대관령으로 되돌아 오는 길은 선자령에서 약 6분 정도(300미터) 북쪽으로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임도를 따르면 된다. 갈림길마다 표지가 잘 되어 있어 어려움은 없다. 처음에는 임도를 따라 걷게 되지만 숲길로 이어지고 또한 계곡을 따라 하산하게 되어 권장할 만한 길이다.
7. 산길을 걸으며
대관령 주차장은 휴일을 맞아 양떼목장을 찾은 차량으로 대만원이었다.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선자령 산행에 나선다. 선자령 들머리는 동쪽으로 200여 미터 올라간 곳에 있다. 약간의 주차 공간이 있는 곳(지도상 등산로 종점이라고 되어 있는 곳)은 샘터를 거쳐 선자령에 이르는 들머리이고, 50여 미터 더 가면 커다란 입석이 있는 곳(지도상 현위치라고 되어 있는 곳)은 전망대를 거쳐 선자령에 이르게 된다.
신발도 샌들로 갈아 신고 스팈도 두고 물병 하나만 들고 선자령으로 들어선다. 지난 겨울에 지독한 바람 속에서 올랐던 일을 떠올리며 느긋하게 걷는다. 숲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좋다. 재작년 여름 울릉도 성인봉을 오르다가 만난 바람보다는 못했지만 가슴을 열고 맞이할 정도는 되었다. 그늘 속에서 맞는 상쾌한 바람은 산행의 최고봉이다.
길이 워낙 밋밋한 까닭에 오전에 오대산 산행을 하고 온 뒤이지만 피곤한 느낌은 없다. 바람을 안고 돌아가는 풍력 발전기를 바라보던 아내는 감탄을 한다.
"저렇게 크고 커다란 소리가 나는 줄 몰랐네"
사실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는 제법 크게 가슴을 파고 들었다.
" 저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원의 지름이 얼마나 되는 줄 알아?"
" 글쎄 한 20미터?"
아내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지난 겨울에 산행을 할 때 한전에 근무하는 촌장 형이 나에게 물었던 질문이었고, 내가 대답한 내용이었다.
촌장형은 자신있게 48미터라고 말했다. 그때 난 촌장형이 한전에 근무하여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형은 등산로 입구에서 우리가 지독한 바람을 피해 바위 뒤에 웅크리고 있을 때 안내판에 써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아내에게 48미터라고 말해주었다.
"듣고 보니 그럴 것 같네." 한다.
선자령은 이름처럼 고개도 아니고 그렇다고 봉우리도 아닌 곳이다. 그냥 펑퍼짐한 넓은 공간일 뿐이다. 몇몇의 산객들이 커다란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주변에 앉아 다리쉼을 하기도 한다.
햇살이 제법 따갑기는 했지만 바람이 어울어져 느낌이 좋다. 작은 정상석을 보듬고 앉아 망중한을 즐긴다. 눈을 끌어 당기는 풍력발전기와 널따랗게 펼쳐진 초원지대를 바라본다. 누가 선자령은 겨울에 올라야 제맛이라고 했던가. 눈덮인 선자령도 좋지만 푸르른 선자령도 끌어안아볼 아름다움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가.
온 길을 되돌아 가자는 아내를 이끌고 매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약 5분 정도 내려가니 임도가 나타나고 그곳에 이정표가 있다. 바우길이란다.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한다. 능선이 아닌 사면을 걷게 되어 햇살이 제법 따갑고 바람도 불지 않는다. 조금 걸으니 숲 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얼마 후 작은 냇물과 동행하게 되더니 이윽고 제법 큰 소리를 내며 냇물이 넓어진다.
계류를 버리고 양때 목장 울타리를 따라 이어지던 산길은 슬그머니 고개를 틀어 다시 계류를 끌어안는다. 밋밋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대관령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주차장의 차를 회수하여 횡계(정확한 명칭은 대관령면)로 내려간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아주머니에게 물어 대관령사우나를 찾아갔다. 5,500원을 받는데 사우나라기보다는 시골의 아주 작은 목욕탕이다. 냉온욕을 하고 나와 저녁식사를 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도암중학교 로타리 부근에 있는 한우국밥집에 들어갔는데 실망이다. 이렇게 하여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로터리 부근에 있는 파리바게트에서 내일 아침 식사 대용으로 밤식빵을 사가지고 대관령으로 돌아왔다. 이미 밤이 찾아와 버린 대관령 주차장은 문전성시를 이루던 가게들도 모두 철시를 하고 텅 비어 있었다. 차 몇 대가 서 있는 주차장을 휩쓸고 다디는 것은 을씨년스러운 바람 뿐이다. 마치 겨울같은 기세로 거세게 불어댄다. 최대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달콤한 잠에 빠진다.
8. 산행 사진
주차장이 가득찬 대관령 휴게소(상)
선자령 들머리
이렇게 밋밋한 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이런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샌들을 신고 오를 정도로 길이 좋다.
뒤돌아본 대관령 방향.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능경봉(좌)과 고루포기산(우)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강릉시내
은방울꽃
풍력발전기의 풍광이 시원스럽다.
선자령의 모습
작은 정상석이 더 좋았다.
하산길에 돌아본 선자령
위 사진에서 약 300미터 정도 내려서면 만나는 임도. 대관령은 이곳에서 이정표 따라 좌측으로 가야한다.
위 사진의 이정표
무슨 꽃일까
습지 식물. "속새"라는데 60여년을 살았지만처음 본 식물이었다.
하산길에 본 양떼 목장의 모습
대관령 하산 지점
선자령의 바람에 흠뻑 빠진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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