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54차 구성산(전북 김제) 산행기

힘날세상 2011. 7. 9. 17:17

154차 구성산(전북 김제) 산행기

1. 일시 : 2011년 7월 9일 (토)

2. 동행 : 아내

3. 산행 코스 : 청도리 마을회관 주차장(11:15) - 귀신사(11:22) - 3층석탑(11:25) - 싸리재 마루(11:43) - 구성산 입구(12:14) - 구성산 정상(487.6m 12:36) - 헬기장(금구 갈림길 12:42) - 학선암(12:58 점심 30분) - 산불 감시초소(13:45) - 출입금지 펜스(14:10) - 금평저수지(14:20) - 증산교 본부(14:42) - 청도리 마을회관 주차장(15:40)

4. 산행 시간 : 4시간 25분 

5. 산행 지도

 

 

6. 산행 수첩

 1) 출발점인 청도리 마을회관은 넓은 주차장이 있다.

 

 

 2) 귀신사에서 싸리재까지는 모악산 마실길을 따른다.

 3) 싸리재 정상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금평저수지 방향으로 모악산 마실길을 따라 가면, 중간에 왼쪽으로

    삿갓봉으로 오르는 들머리에 리본이 매여 있었으나 비가 많이 와서 그냥 마실길을 따라간다.   

 

 

 

 4) 구성산 들머리(지도상 B지점)에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에서 구성산으로 오른다.

 

 

 5) 정상에는 정상석과 커다란 안내판이 있는데 금구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학선암 방향으로 5분 정도 내려

    가면 헬기장을 만나는데 이 헬기장(이정표 있음)에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6) 헬기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학선암 이정표가 있고 이내 학선암에 이른다. 학선암에서 도로를 따라 내

    려 오면 쌍용사(숲길)와 반곡 마을(시멘트 도로)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정표가 있다.

 

 

 7) 지도에는 학선암에서 동곡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나와 있는데 오늘 산행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학선암

    스님에게 동곡으로 내려서는 길을 물었는데 쌍용사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가라고 했는데 확인하지

    못했다. 혹시 학선암 뒤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이 동곡마을로 하산하는 길인지 모르겠다. 

 8) 금평 저수지에서 청도리 마을회관까지는 712번 도로를 따라 1시간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금산사 주차

    장에서 전주행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7. 산길을 걸으며

 

빗속을 걷고 싶었다.

장맛비가 제법 힘차게 내리고 있는 날

그냥 빗속에서 걷고 싶었다.

 

텅빈 임도를 따라 걷다가

문득

무아지경에 빠진다.

나를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어쩌면 비가 되었을까.

골짝을 거슬러 오는 바람이 되었을까.

 

 

 

 

 

시간도 놓아버리고

마음도 놓아 버리고

발길이 닿는대로

걸었을 뿐이다.

 

조여드는 빗줄기가 쏟아내는

흐릿한 안개 속에서

문득 어머니를 본다.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시고 있었을까.

 

그날도 어머니는 어두운 빗속을 허겁지겁 걸어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생각하며 우산을 가지고

겨우 식구들 저녁상을 들여 놓기가 무섭게

고픈 배 아랑곳하지 않고

행여 비맞을 아들 걱정에 서둘러 달려왔건만

기차역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았다며

끝까지 우산을 받아 쓰지 않고

속좁은 발걸음으로

잔뜩 구겨진 마음으로 뿌리치고 앞에서 걸어가는

아들 뒤를 따라가며 

에미가 잘못했다고

에미가 일찍 나서지 못해 아들 비맞게 했다고

모든 것이 다 에미 잘못이라고

그러니 제발 우산을 받고 가라고 통사정하면서 뒤따르는

어머니의 갈가리 찢겨지는 아픔쯤은 내팽개치고

그렇게 잘난 발걸음으로 총총 걸었던 나는

오늘 빗속에서 문득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났다.

 

수업시간에 이청준의 소설 <눈길>을 가르칠 때마다

가슴이 쓰라려 눈물도 못흘리는 것은

그날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이제서야 깨달은 까닭이다. 

오늘도 어머니는

비맞는 아들 걱정에 내 뒤를 졸졸 따라 오신다.

 

 

 

 

 

 

 

 

 

구성산 꼭대기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면서

같이 걸어오신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앞서가는 아내를 따라 내려선다.

숲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사방은 짙은 안개의 벽이 두껍고

방향도 모르는 발길을 내딛는다.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 걷는다.

오직 등산화 바닥을 밀어 올리며 다가오는

솔잎이 두껍게 깔린 산길의 감촉만을 느끼며

걷는다.

비오는 날의 산행이 가져다 주는 재미를 즐긴다.

비오는 날의 산행에서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삶의 방식이다.

 

이제는 비오는 날의 산행을 즐겨야 할 것 같다.

그것은 분명 또 하나의 삶의 이야기일 것이니까 말이다.

 

 

2011년 7월 9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