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52차 위봉폭포 임도 산행기

힘날세상 2011. 7. 6. 10:07

152차 위봉폭포(전북 완주) 임도 산행기

1. 일시 : 2011년 6월 25일(토)

2. 동행 : 아내

3. 산행 코스 : 위봉폭포(10:35-45) - 임도 입구(10: 50) - 단지동(13:40) - 수만교(13:50) - 위봉폭포(14:40)

4. 산행 시간 : 4시간

5. 산행 수첩

    1) 들머리 : 위봉폭포 주차장에서 수만리로 조금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차량 두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으며 임도가 시작된다. 이 임도를 따르면 송곳재를 거쳐서 학동마을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나 오

        늘 걸은 임도는 길 건너편에 있는 반대쪽 임도로 단지동 마을을 거쳐 수만교로 내려오게 된다.  출

       발할 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출발 지점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다.

 

6. 산길을 걸으며

 

 

 

 

위봉폭포의 위용. 완주군에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여름날

비를 맞고 걷는 즐거움은 언제나 흡족하다.

숲이 뿜어내는 분위기에 젖어 보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까닭에

누구도 없는 공간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에 몰입할 수 있는 길

 

 

 

 

 

 

길을 걷다보면

나 자신을 잊을 때가 있다.

그야말로 무의식에 빠지는 즐거움이다.

마라톤에서는 이것을 '런너스 하이'라고 한다.

10여년 전에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고 나서

비오는 중인리 들판에서 빠져들었던

그 황홀한 런너스 하이

오늘 임도에서

문득 만났다. 

 

 

 

 

 

 

 

 

 

비는

우리들의 마음만 적시는 것은 아닌가 보다.

여기저기

자신들의 흔적을 남겨 놓고

지나는 길손을 붙든다.

평소에는

메마른 절개지였을지라도

비는

흠뻑 물줄기를 흘려

마음에 담아둘 이야기를 만든다.

어쩌면

그렇게 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적시는 것인가 보다.

 

 

 

 

어쩌다 비는

자신의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

피어나는 구름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바람이 흔드는

가벼운 손짓을 곱디 고운 눈매로

끌어 안는다.

골짝을 발디딤으로

산꼭대기까지 달려가는 구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인간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남을 흘겨바라보고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몸을 돌려

토라지기나 할 뿐 아닌가.

그리고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길은

아무도 걷지 않을 때가 아름다운가

무엇인가 이야기가 있어야 고귀해지는가

 

우리는

길이 만들어 놓은 고요를 깨뜨리며

무엇을 담아낼 수 있는가

무엇을 남겨 놓을 수 있는가

 

산은 언제나

말이 없고

길은 언제나

그자리에 있건만

기껏해야 100여년 머물다가는

찰나같은 인간은

산을 뒤흔들고

길을 파헤치면서

자신들의 세상으로 만들려고 한다.

 

 

 

 

 

꽃잎 하나 만나면

그리움을 씻을까

 

 

2011. 06.25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