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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차 소백산(1,439.5m 경북 영주) 산행기

힘날세상 2011. 6. 20. 14:54

 

151차 소백산(1,439.5m 경북 영주) 산행기

 

1. 일시 : 2011619()

2. 동행 : 아내

3. 산행 코스 : 새밭주차장(05:30) - 어의곡탐방지원센터(05:44) - 지능선(06:55 - 07:23 아침식사 - 어의곡 갈림길(08:13) - 비로봉(1,439.5m 08:25 - 08:40) - 어의곡 갈림길(09:12) - 초암사 갈림길(10:18) - 국망봉(10:26 - 10:56) - 상월봉(11:14) - 늦은맥이재(11:35 - 11:45) - 을전교(13:10) - 새밭주차장(13:20)

4. 산행 시간 : 7시간 50(초원과 바람에 정신을 파는 바람에...)

5. 산행 지도

 

 

 

6. 산행 수첩

1) 들머리

 

* 새밭주차장은 무료이고 잘 조성되어 있다. 그 옆에 새밭야영장(자동차 야영장)은 대인 1,500, 소 인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 주차장 주변에 식당 겸 매점이 있는데 손님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밤에는 음식을 팔지 않는다고 한 다. 그러나 음식이 아닌 과자나 주류는 판매하고 있었다.

 

 

 

* 새밭주차장에서 들머리는 100여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 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비로봉 식당 앞에서 오른쪽으로 이정표를 따라 300여 미터 정도 가면 어의곡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왼쪽의 포장도로는 늦은맥이재로 이어지는 길이다.

 

 

주차장에 서 있는 안내판 옆에 보이는 포장도로를 따라 2-3분 정도 올라가면 비로봉 식당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비로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열려 있다. 좌측은 늦은맥이로 이어지는 길이다.

 

* 어떤 지도에서는 을전 마을과 새밭 주차장이 상당한 거리인 것처럼 표기된 것도 있고, 선답자의 산행기에서도 상당한 거리가 되는 것처럼 쓰여 있었는데 을전마을이 곧 새밭주차장이다. 늦은맥이재에서 하산할 경우 산길을 벗어나면 포장도로를 만나는데 불과 10여 분 정도면 주차장이다.

* 하산시 무릎 부담을 염려한다면 비로봉을 먼저 올라 늦은맥이재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다. 늦은맥이재에서 내려서는 길은 완만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 갈림길

* 국립공원 지역이라 리본은 모두 제거해서 볼 수 없었고,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새밭주차장 들머리 이정표

 

어의곡 갈림길 이정표

 

 

비로봉 정상

 

 

초암사 갈림길

 

  늦은맥이재 이정표

 

 

 

7. 산길을 걸으며

 

1

새벽을 걷는 것은

언제나 상쾌함을 지나 비옥한 시간이었다.

아직 풋풋한 얼굴

말간 이슬로 닦으며

아침을 준비하는 숲은

찌들어 버린 속()한 기운만 넘실대는 마음을 더욱 부끄럽게 한다.

그래서 산은

새벽에 들어서야 한다.

문득 혼자 걸음으로 새벽에 숲을 만나보라.

폐부 깊숙한 곳까지

몸을 감춘 부끄러움이

자신의 발걸음으로 욕된 몸뚱아리를 드러내는 것을 보라.

 

새벽에 만나는 꽃잎은 아직 이슬을 머금고 있다.

 

 

새벽녘에 숲은 신비롭기도 하다.

 

 

 

밤새 흘러내렸을 시냇물도 새롭게 보이고

 

 

가파른 계단도 새벽에는 쉽게 오른다.

 

숲 사이로 어느덧 햇살이 밀려 든다.

 

 

2

비로봉은

어머니의 품이었다.

다소곳이 펼쳐 놓은 어머니의 치맛자락에는

부드러운 풀밭 세상이 열려 있어

골짝을 거슬러 온 투명한 바람이 온몸으로 소백을 더듬고 있었다.

느긋한 자세로 내려다보는 햇살은

통통하게 영근 알곡마냥

풍성하고 가멸찬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땀에 젖은 어머니의 등허리처럼

소백의 부드러운 능선은

바람을 만나고

햇살을 보듬어

푸른 풀빛으로 온 세상을 덮어 놓고 있었다.

 

 

어의곡 삼거리에서 본 국망봉 방향

 

초원의 나라 비로봉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소백의 능선.

 

비로봉 정상. 아침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3

하늘을 향해 드러 눕는다.

세상도 놓고

시간도 놓아 버리고

마음도 남김없이 내려 놓는다.

아무 것도 구속하지 않는 풀밭에서

문득 자유를 발견한다.

통통통 새 걸음으로 뛰어 다니는 평정(平靜)을 줍는다.

산에 가서는 하늘을 향해 누워 볼 일이다.

아니 소백에서는 반드시 하늘을 향해 나를 던져 볼 일이다.

발 아래 웅크리고 있는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지 말고

파랗게 채색한 하늘의 이야기를 들어 볼 일이다.

 

비로봉에서 주워 담은 초록의 이야기는

짙푸른 하늘과

여름이라기엔 나무나 청아(淸雅)한 햇살과

도저히 가식(假飾)을 드러낼 수 없게 하는 순수의 바람까지 담아

국망봉 자락에서 녹진한 푸른 융단으로 펼쳐진다.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끈끈한 정을 풀어 놓는 소백의 이야기를 뿌리칠 수는 없었다.

상월봉의 미소가 드러나 보일 듯한 풀밭에서

어설프지만 소백이 되어 본다.

소백을 끌어안고 엎드려

소백을 등에 업고 드러누워

소백의 그 진한 애무에 온 몸을 내맡긴다.

 

 

비로봉

 

 

 

바람이 살아 있던 소백의 초원

 

 

4

산에서는

하늘을 향해 누워보아야 한다.

시간도 놓아버리고

세월도 털어버리고

오직 그 순간만을 위해

하늘을 향해 누워보아야 한다.

산에서 벗어나서야

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망봉의 너른 산자락

 

정말 머물고 싶었던 포근한 능선

 

누워서 바라본 초원

 

엎드려서 본 연화봉 능선

 

비로봉에 결코 뒤지지 않았던 국망봉 상월봉 자락

 

 

 

2011619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