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차 성인봉 (경북 울릉) 산행기
1 일시 : 2010년 7월 22일(목)
2 동행 : 아내
3 코스 : 나리분지 늘푸른 식당(09:15) - 투막집(09:40) - 신령샘 대피소(09:51) - 성인샘(11:08) - 성인봉(984m 11:26 휴식 1시간) - 안평전 갈림길(12:43) - 팔각정(13:00) - KBS 갈림길(13:49) - 봉래폭포 갈림길(14:00) - 시멘트 도로 (14:12) - 대원사( 14:22) - 울릉의료원(14:25) - 독도반점(14:35 - 15:10 점심 식사) - 도동 여객터미널(15:15)
4 시간 : 6시간 00분
5 지도 :
6. 산행 수첩
1) 들머리 나리분지
천부에서 나리분지를 왕복하는 마을 버스
들머리의 늘푸른 산장. 음식맛이 좋았다.
늘푸른 산장 옆 들머리.
위 사진의 거울에 붙어 있는 이정표
도동에서 숙박하고 나리분지까지는 도동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천부까지 간 다음 천부에서 마을 버스(15인승)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 시내버스 1,500원, 마을 버스 1,000원. 도동에서 버스를 탈 때 천부에서 나리분지까지 마을버스가 바로 연결되는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나리분지에는 식당 3 - 4곳이 운영 중이다. 들머리인 늘푸른 식당(민박 겸용) 앞에 마을버스가 정차해서 아침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정갈하고 맛이 좋다.
2) 갈림길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나리분지에서 올라 도동으로 하산할 경우 인평전, KBS, 대원사 하산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다. 반대로 도동에서 올라 나리분지로 하산할 경우 지도상의 늘푸른 산장 앞에서 천부로 가는 마을 버스를 탈 수 있다.
3) 버스 시간표
도동 - 천부 시간표
천부 - 나리분지 시간표
나리분지로 하산했을 때 도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걱정할 것이 없다. 나리분지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천부까지 이동한 다음 천부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도동행 버스를 타면 된다. 울릉도의 버스 노선은 도동 - 천부를 왕복하는 하나의 노선뿐이어서 아주 간단하다.
7. 울릉도 여행기
1) 첫째 날(2010.07.21. 수)
두타산 무릉계곡 야영장에서 차량 숙박을 한 후 근처 상가에 있는 <무릉일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묵호항 여객터미널로 갔다. 야영장에서 여객터미널까지 약 16KM 정도 되는데 차량으로 약 15분 정도 걸린다.
8시 20분 묵호항에 도착하여 주차를 한다.(1박2일 주차비 12,000원) 터미널로 가서 예매한 승선표를 받고 나니 8시 30분이다. 10시까지 1 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건물 밖 시원한 그늘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여행객들이 계속해서 몰려 온다.
오션플라워호는 10시가 되자 정확히 출발한다. 울릉도가 처음인 아내는 마냥 좋아한다. 그러나 이내 배멀미에 대한 걱정을 한다. 일기가 좋아서인지 별 흔들림 없이 운항하여 12시 30분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다. 느릿하게 배에서 내리는데 비릿한 바람이 한 줄기 몰려 든다. 울릉도는 그렇게 다가왔다.
성인봉 모텔
홍합밥
도동항의 오징어 판매 좌판
숙소(성인봉 모텔)는 여객터미널에서 2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주인 내외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반가이 맞아 준다. 202호에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할 식당을 물어보니 바로 옆에 있는 <안동할매집>으로 안내해 준다. 인터넷에서 본대로 홍합밥을 시켰는데 정말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홍합 몇 조각 넣고 지어 참기름과 김가루 조금 넣고 비벼주는 밥’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홍합은 보기 어렵다. 그래도 가격은 12,000원이다. 물론 홍합은 울릉도에서 나는 자연산 홍합이다. 정말 권하고 싶지 않았다. 김치찌개도 8,000원이다.
모텔 주인이 권하는 대로 버스 관광에 나섰다. 1인당 18,000원이다. 도동에서 거북바위, 현포 전망대, 예림원(입장료 4,000원 별도), 나리분지를 돌아오는 코스이다. 기사가 나름대로 웃겨가면서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았다. 육로관광은 노선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도동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있으므로 도동에서 승차하여 태하에서 하차하여 우리나라 10대 비경이라는 태하 전망대에서 40분 정도 놀고 있다가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현포 전망대에서 내려 바다구경 실컷 하다가 또 다음 버스를 타고 천부로 간다. 천부에서 마을 버스(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를 이용하여 나리분지에 갔다가 다시 천부로 돌아와서 천부에서 석포 선창으로 간 다음 옛길을 따라 1시간 정도 걸어서 내수전 전망대까지 간 다음 버스를 타고 도동으로 돌아오면 나름대로 여유도 있고 경비도 6,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도동항
예림원의 조각 "행복"
연리근
예림원 전망대에서 본 코끼리 바위
육로관광 버스
나리분지 너와집
KBS 1박2일 촬영지
이 명이 나물을 채취하는 곳이다.
울릉도 호박엿 공장
오징어 회. 시세가 수시로 변한다. 간밤에 잡아오는 양에 따라 1만원에 2-4마리까지 달라진다.
해안도로의 야경
도동으로 돌아오니 7시가 다 되었다. 2시 30분에 출발하였으니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오징어를 팔고 있는 곳으로 갔더니 4마리에 만원이란다. 오징어 4마리와 자리돔 1만원 어치를 사서 공원 매점으로 가니 6,000원을 받고 상추 몇 잎과 초장을 준다. 어둠에 덮혀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맛이 좋다.
여객선 터미널 뒤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데 파도가 심하여 스릴이 있다. 등대 전망대까지 가려는 마음이었으나 파도가 심하여 되돌아 와 숙소로 들어갔다. 약간의 더위를 느껴 에어컨을 작동하여 놓고 누웠는데 어느덧 잠이 들었다.
2) 성인봉 산행기(2010.07.22. 목)
어제 확인해 둔 대로 7시 10분 버스를 타기 위해 도동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배낭을 멘 분이 성인봉을 오를 거냐고 묻는다. 자기도 그럴 생각인데 길이 어떻고 소요시간이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아는 대로 말했더니 힘들겠다고 한다. 버스는 1시간 정도 달려 8시 10분 천부에 닿았다. 버스에서 내리니 나리분지로 가는 마을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약 20분 정도 소요하여 나리분지에 내렸다. 어제 보아둔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버스가 늘푸른 산장 앞에 내려준다. 산장에서는 남자 두 분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산채비빔밥(8,000원)을 시켜서 아침 식사를 한다. 식당 주인이 하는 말이 울릉도는 물이 좋다고 한다. 어제 수퍼에서 생수를 사왔는데 후회가 되었다. 이곳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받아가면 될 것을... 아니면 30분 걸어서 신령수에서 받았어도 되었을 것을...
늘푸른 산장 옆에 있는 공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간다.
신령수까지는 이런 길을 따라 간다.
투막집 앞에서
신령수로 가는 중간에 만나는 투막집
9시 15분에 늘푸른 산장을 출발하여 공군부대 철조망을 따라가는데 널직한 숲길이 이어진다. 산객들도 없어서 한가롭고 여유가 넘친다. 울릉국화 삼백리향 군락지를 지나니 투막집이 나온다. 늘푸른 산장에서 25분 걸렸다. 다시 넓은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니 신령수에 도착한다. 대피소와 화장실이 있고 식탁도 몇 개가 있다. 한쪽에서는 맑은 샘이 콸콸 솟아난다. 바람이 참으로 좋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좋은 바람은 처음이다. 벤치에 누워 느긋하게 하늘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머물러도 좋을 것 같았다.
신령수에서. 사진의 발밑에 발 씼을 수 있는 시설도 있다.
화장실과 대피소도 마련되어 있다.
계단을 만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20여분을 놀다가 성인봉을 향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수해로 인해 망가진 등산로를 보수하고 있는지 차량이 세워져 있다. 나무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젊은이들이 20kg짜리 시멘트를 짊어 나르고 있다. 시멘트 한 포대를 짊어지고 힘겨워 한다. 저들이 언제 저런 일을 해 보았을까. 10여분 계단을 올라 능선에 섰다. 갑자기 달려든 바람에 옷깃을 풀어 헤친다. 속세에 물들지 않은 진짜 투명한 바람이다. 물을 마시면서 쉬다가 20여분을 걸으니 성인샘이다. 나무 데크가 있는 옆에 샘이 있었으나 솟아나는 샘이 아니라 계곡물이었다. 별로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가파른 나무 데크를 따라 20여분 오르니 성인봉이다.
성인봉 직전에 있는 성인수. 계곡물로 신령수와 달리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
성인수 옆에 있는 나무 데크
이 계단을 올라야 성인봉이다.
성인봉 정상. 아주 좁고 조망도 제한적이다.
정상에서 본 공군부대. 그 너머가 나리분지로 나리분지에서 올려다 보인다.
정상에서 본 송곳봉
정상 바로 아래 벤치. 그늘 + 바람 + 벤치 = 그윽한 즐거움 또는 황홀함
정상석에 기대어 바라보니 나리분지 방향으로만 조망이 터진다. 뜨거운 햇살을 등지고 앉아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아내는 이미 봉우리 아래 나무그늘로 내려가 버렸다. 나무 그늘 속에는 몇 개의 식탁이 있고, 몇 분이서 식사를 하고 있다. 간식으로 준비해간 호박빵을 먹으며 폐부를 씻어내는 맑은 바람을 마신다.
묵호로 나가는 배편이 5시에 출항하므로 시간 여유가 많아서 게으름을 핀다. 느긋하게 앉아 지난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바닷바람을 맞아 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죽인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일은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오늘의 일등 공신은 청아한 바람이었다. 50이 넘게 살면서 이렇게 살가운 바람을 맞아 보기는 처음이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나리분지를 지나 신령수에서 만난 바람은 하산하면서 음평전으로 갈라지는 능선까지 가멸차게 마음 속까지 쓰다듬어 주었다.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마음 속에서 살아 있을 바람이었다.
안평전 갈림길의 벤치. 지도상에는 바람등대라고 되어 있다.
팔각정. 조망도 별로 인데 왜 세워 놓았는지 알 수 없다.
팔각정에서 유일하게 바라보이는 바다. 신항만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봉래폭포 갈림길
위 사진이 있는 곳에 있는 간이 판매시설
숲에서 빠져나오면 이런 안내판을 만난다.
음평전 갈림길에서 그 좋은 바람을 버리고 도동 방면으로 하산을 한다. 거짓말 같이 바람이 부서지고 말았다. 땀을 흘리면서 하산하는데 자꾸만 바람이 생각난다. 20여 분만에 팔각정에 도착하였는데 바람 한 점 없다. 서둘러 가파른 길을 30여 분 내려오다가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혼자 올라온다. 서울에서 2박 3일로 왔는데 일행들이 독도 탐방을 간 사이에 성인봉을 오른다는 것이다. 10여 분을 쉬면서 그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10여 분 내려오니 KBS 갈림길이다.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도동항까지 걸어갈 것을 생각하여 도동 방향을 따라서 하산을 한다. 10여 분 내려오니 길가에 움막 같은 것이 있고 ‘봉래폭포’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문을 닫고 있어서 봉래폭포로 내려가는 길을 물어 보니 약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며 지금은 풀이 우거져서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시멘트 도로에서 본 도동항. 중간에 운동장이 있는 곳이 울릉중학교다.
이런 도로를 따라 10여분 내려오는데 영 죽을 맛이다.
을릉의료원 앞 다리. 도동에서 성인봉을 오를 때 들머리이다.
위 사진 옆에 있는 울릉교육청 사택
산책로 수준으로 변한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햇볕이 따갑고 숨이 막히는 더위가 활개치고 있다. 10여분 만에 숲을 벗어나 시멘트 도로를 만나 내려오는데 숨을 쉴 수가 없다.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울릉의료원이다. 길가로 햇볕을 피해 내려오는데 눈앞에 나타나는 독도반점. 성인봉에서 하산하면서부터 생각하고 있던 독도반점의 짬뽕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독도반점의 홍합 짬뽕
가게는 손바닥만해도 배달원이 두 명이나 되었다. 홍합짬뽕의 깊은 국물 맛에 젖어 더위도 잊어 버린다. 주방에서 나온 주방장 아저씨가 KBS 전국노래자랑을 다음 주에 녹화한다며 웃음 짓는다. 가게에 있던 안주인이 출연을 권하자 그렇지 않아도 독도반점이 인터넷에서 난리인데 나까지 나가면 감당할 수 없다며 손사레를 친다.
낮에 본 해안도로. 바람이 좋았다.
이렇게 바위를 파서 계단을 만들기도 했고 어느 곳은 동굴을 뚫은 곳도 있다.
해안도로 종착점. 여기에서 행남등대는 숲길로 들어선다.
바다에 내려 앉은 햇살
여객터미널 뒤에 있는 해안도로 입구. 이 계단을 올라서면서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도동항으로 돌아오니 3시 20분이다. 시간이 남아서 어젯밤에 중간에서 되돌아온 해안도로를 따라 가보기로 한다. 햇볕이 따갑지만 그래도 길을 잡는다. 잔잔한 바다를 옆에 끼고 30분 정도 걸으니 횟집이 한 채 있는 곳에서 해안도로는 끝이 나고 도로는 산으로 올라간다. 행남등대까지 가 볼 생각이었으나 시간 여유가 없어 되돌아선다.
성인봉 모텔로 가서 맡겨 둔 짐을 찾아 여객터미널 옆 가게에서 울릉도 특산이라는 명이나물 장아치와 미역 등을 사가지고 터미널 뒤에 있는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예약확인서를 제출하고 승선권을 받았다. 묵호로 돌아가는 배편은 올 때와 달리 씨플라워호이다.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승선을 기다리고 있다. 5시 10분이 넘어서 배 두 척이 부두에 정박한다. 터미널 직원이 파란색 표를 가진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오션플라워호에 승선하라고 한다. 우리가 가진 표는 분홍색 표이다. 대부분이 오션플라워호를 타러 가고 남은 사람은 몇이 안된다. 잠시 후 씨플라워호에 승선하라고 한다. 승객은 모두 23명이다. 처음에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부터 씨플라워호로 예약을 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씨플라워호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데..
오션플라워호는 사람이 많았다.
28명이 타고 나온 씨플라워호. 승무원 말이 완전 적자라고 한다. 28명에게 포를 판매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
울릉도 여객 터미널. 언제나 다시 올런지...
텅 빈 우등석에 앉아 있는데 우리 배가 먼저 출발한다. 한참을 달리니 롤링이 심해진다. 아내가 멀미를 한다. 얼마동안 지나니 잠잠해졌다. 3시간이 지난 8시 30분에 묵호항에 도착한다.
차를 타고 무릉계곡 야영장으로 가서 계곡에서 깨끗이 씻고 주차장에 가서 피곤한 몸을 누인다.
2010년 7월 22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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