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종주기

2구간 슬치 - 불재 산행기

힘날세상 2010. 10. 28. 12:33

호남정맥 6구간 슬치 - 불재

 

1. 산행일시 : 2007년 6월 6일(수요일)

2. 동 반 자 : 아내

3. 날 씨 : 맑음

4. 산행거리 : 16.8Km 도상거리14.4Km

5. 산행시간 : 7시간 02분(09시 08분 - 16시 10분)

슬치(09:08) - 이동통신탑(09:14) - 실치재(09:43) - 469봉(10:48) - 장재(11:02) - 산불감시초소(11:12) - 갈미봉(11:36) - 480봉(11:56, 점심 25분) - 470봉(12:42) - 쑥재(12:42) - 439봉(12:49) - 558봉(옥녀봉 분기점 13:25) - 587봉(고덕산 분기점 13:44) - 543봉(삼거리 13:56) - 측백나무숲(14:00 휴식 17분) - 520봉(14:27) -

효간치(14:42) - 바위전망대(15:08) - 640봉(정각사 갈림길 15:26) - 경각산(15:30)- 산불감시초소(15:32) - 바위전망대(15:53) - 불재(16:10)

 

6. 특기사항

1) 슬치 들머리에서 실치재까지

슬치에서 실치재까지만 조심하면 산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구간은 리본도 별로 없고, 산행로도 다양하여 알바하기 쉬운 곳이다.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사진 5

 

  슬치고개에서 보면 <사진1>의 마을회관이 보인다. 마을회관에서 우회전하여 시멘트길을 따라 가면 축사가 나온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사진2>의 철탑이 보인다. 이 철탑을 목표로 가다가 철탑을 지나 계속 시멘트 길을 따라간다. 왼쪽으로 인삼밭(사진 5의 A지점)이 있다. 시멘트 길이 끝나고 이어서 사거리가 나오는데 11시 방향 임도로 직진하면 왼쪽으로 파란 물통이 보인다. 직진하면 <사진 3>의 묘지가 나온다. <사진3>에서 임도는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묘지를 통과해서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까지는 길을 헷갈릴 이유가 없다. 리본이 없기는 하지만 철탑이 방향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묘지를 지나서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길 또한 잡목이 우거져 허리를 숙이고 가야하며 희미하다. 10여 미터 가니 삼거리이다. 직진 길은 평평한 길이고 왼쪽 길은 오르막이다. 왼쪽으로 올라간다. 역시 리본이 하나도 없다.

  10여분 오르니 <사진 4>의 인삼밭(사진 5의 B지점)이 보인다. 인삼밭 건너편에 리본이 있다. 사진의 빨간선을 따라 가면 새로 조성한 묘지를 지나 실치재 동물이동통로를 만나게 된다.

  동물 이동통로에서 임도가 이어지는데 이동통로를 건너서 뒤돌아보니 <사진 5>와 같다. 노란색 선의 시작점은 철탑을 지나 시멘트길이 끝나는 지점을 통과하자마자 만나는 사거리에서 11시방향 임도로 들어서지 않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바로 실치재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많이 읽어보았는데 대부분 여기에서 알바를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어 세밀하게 기록한다. 결국 <사진 3>의 묘지를 지나 나오는 삼거리(나도 무심코 직진하여 가다가 되돌아와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발견했다.)에서 왼쪽 길을 택해서 올라 만나는 인삼밭(사진 4)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실치재이다.

 

2) 옥녀봉 갈림길

쑥재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면 직진길이 뚜렷한 봉우리를 만난다. 사실 봉우리인지도 모를 정도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내리막기로 이어지고, 직진 길은 옥녀봉(정맥에서 비켜나 있음)으로 가는 길이다.

 

3) 587 분기봉

옥녀봉 갈림길에서 20여분 진행하여 만나는 봉우리이다. 직진길은 정맥이고 오른쪽으로 약간 올라가는 길은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가는 길이다. 여기에서도 정맥 길에 리본이 많이 붙어 있어서 별 문제는 없다.

 

4) 효간치 직전 520봉 전망대

587 분기봉 즈음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한다면 587봉을 지나 편백나무 숲을 두 번 지나 10여분 가면 520봉 바위 전망대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좋을 것이다. 슬치에서 불재까지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는 전망대는 520봉과 효간치 지나서 만나는 전망대, 경각산 지나서 불재가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세 곳 뿐이다.

 

5) 슬치 접근 방법

고속이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금암광장(기린로와 팔달로가 갈라지는 곳인데 기린로에서 승차하여야 함. 기린로는 대성학원 건물이 있는 길)까지 도보로 이동한 다음(고속버스장에서 약 10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약 5분) 기린로에서 타면 된다. 버스는 대략 10분 정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2,100원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6) 불재에서 전주시내로 나오는 방법

불재를 넘어 전주시내로 들어오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운행 횟수가 많지 않아서 버스를 타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나가는 차는 대개 전주로 가는 차이므로 편승을 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싶다. 슬치에 승용차를 두었을 때에는 전주방면으로 가는 차를 타고 가다가 고개를 다 내려간 지점 삼거리에서 신리로 나가는 차를 얻어 타야한다. 택시를 이용하려면 전주택시를 불러야 한다.

 

7. 산행지도

 


 


 

 

 

 

8. 산행기

호남정맥 구간 중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지나는 구간이고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다 보니 모든 것이 여유롭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준비를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전동성당 앞에서 관촌행 752번 버스를 기다린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버스가 도착한다. 관촌까지 차비를 물으니 기사님이 일단 기본 요금을 내고 내릴 때 구간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눌이 카드로 기본요금을 낸다. 나중에 알았는데 시내버스 환승제가 적용되므로 집에서 타고 온 버스에서 내릴 때 버스카드를 찍고 내린 다음에 관촌행 버스에서 카드를 찍으면 기본요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아내는 아까워 죽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같이 어쩌다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비스회사도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한다.

 

09 : 00 슬치로 가는 길은 상쾌하다. 슬치에 내리니 정확하게 9시다. 1시 방향으로 철탑이 보인다. 홀대모 조진대님이 그려놓은 약도를 보며 마을회관에서 우회전하여 철탑쪽으로 간다. 철탑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인삼밭이 이어지고 이내 시멘트 길은 끝나고 비포장 임도 네거리이다. 11시 방향의 임도로 들어선다.(나중에 실치재를 건너서 지형을 확인해 보니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임도를 따라서 실치재에 이를 것 같았으나 확인해 보지 않은 사실이라 자신은 없다.)

묘지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니 잡목이 우거져 보행이 힘들다. 앞에 가던 아내가 무심코 가는 바람에 따라가다 보니 느낌이 이상하다. 길도 희미하고 리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되돌아와 보니 우측으로 갈림길이 있다.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잡목이 우거져 고개를 숙이고 땀을 흘리며 10여분 올라가니 넓은 인삼밭이 나온다. 농부가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인삼밭을 건너서 숲속으로 들어선 다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걸으니 새로 조성한 묘지가 나오고 실치재 동물 이동통로가 나온다.

 

 

09 : 43 이동통로를 건너가 뒤돌아보니 슬치에서 이곳까지 이어진 산줄기가 한 눈에 보인다. 임도를 따라 걷는다. 그늘진 임도는 한적해서 좋다. 이런 길에서 한바탕 달리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10시 01분 벌목지대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슬치 부근의 박이뫼산 일대의 채소밭이 한눈에 보인다.

 


 


실치재에서 본 경각산과 모악산

 

10 : 48 469봉에 도착하였다. 봉우리에는 묘지가 하나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곳에 누워계시는 분은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을 것이나, 명절 때마다 인사드리러 와야 하는 후손들은 땀 꽤나 흘려야겠다.

11 : 02 469봉에서 내리막길을 밋밋하게 20여분 내려서니 장재다. 백곰님이 달아 놓은 표식이 비에 젖어 외롭게 지나가는 길손들을 맞이하고 있다. 폭발물 처리장이니 접근하지 말라는 군부대의 경고문이 하얀 얼굴을 들고 서 있다.

11 : 12 산불 감시초소가 숲 속에서 추레하게 서 있다. 조망도 별로 좋지 않은 곳에 왜 이런 초소가 서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망이 전혀 되지 않는 갈미봉 정상. 지금까지 오면서 거두어 온 쓰레기를 마눌이 들고 가고 있다. 

 

 

11 : 36 갈미봉에 올랐다. 6월 3일에는 백두대간 두타 청옥산 구간을 지나며 갈미봉에서 점심식사를 하였기에 점심식사를 할 생각으로 기대를 가지고 올랐다. 정상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었으나 사방 어느 곳으로도 조망이 되지 않았다. 여름 산행의 특징이 그렇기는 하지만 시원한 조망이 없는 산을 걷는 일은 정말 짜증난다. 따갑게 내려 쪼이는 햇볕을 피해 아내가 점심이고 뭐고 필요 없다며 숲으로 사라져 버린다.

점심식사를 할 곳을 찾으며 걷는데 느닷없이 콘크리트로 된 군초소가 길 한켠에 비껴 선 채로 눈길을 붙잡는다. 그 옆으로 비스듬하게 트인 풀밭엔 고사리가 밭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취나물에 정신을 쏟고 있었기에 고사리는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기에 그냥 지나친다. 지난 구간에서는 고사리를 많이 채취했었기에 아내의 관심이 쏠리지 않는 모양이다.

 

11 : 56 480봉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래야 떡 한조각과 계란 몇 개, 그리고 과일 한 개가 전부이다. 아내와 둘이서 산에 들어갈 때에는 언제나 이렇게 준비한다. 여럿이 같이 하는 산행에서는 밥을 싸가지고 가기도 하지만, 온갖 음식 싸가지고 와서 불을 피우고 끓이고, 볶고, 구워대며 떠들어가 가며 먹는 식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이 살랑거리며 다가온다. 땀을 많이 흘려 온몸과 옷이 말이 아니다. 웃옷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어 놓는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행여 마를까해서이다.

 

12 : 34 25분 동안의 점심을 마치고 자리를 정돈하고 약간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니 470봉이다. 왼쪽으로도 능선이 이어지며 희미한 길이 있다. 말이 봉우리이지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오늘 타고 넘어가는 봉우리가 모두 그렇다. 아마 나무로 인해 조망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12 : 42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쑥재에 내려선다. 고개라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양쪽으로 달구지 한 대가 통행할 정도의 도로가 풀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고개라는 것은 산 너머에 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 사람들의 정(情)을 이어주는 곳인데, 지금은 자동차를 이용하여 좋은 길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런 길은 이에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되고 말았다.

 

13 : 25 쑥재를 지나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몸을 일으켜 세운 길을 따라 한 발 한 방 옥녀봉을 향해 올라간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숨은 가빠오는데 앞에 가는 아내는 가볍게 잘도 올라간다. 쑥재를 출발하여 50여분을 오르니 옥녀봉 갈림길이다. 두 명의 산객들이 점심을 막 마치고 있는 중이다. 대뜸 술잔을 건네며 한 잔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옥녀봉 쪽으로 난 길을 가리키며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 전주의 종남산악회원이라며 산악회 산행에 한 번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묵은 임도가 지나가고 있는 쑥재. 여기에서 탈출하려면 왼쪽길을 따라야 한다. 조금만 내려가면 임실군 신덕면 조월리이다. 


587봉 갈림길.  정맥은 직진(왼쪽)이고 오른쪽 길은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13 : 44 옥녀봉 갈림길에서 밋밋한 내리막으로 이어지던 길은 587봉을 가파르게 오른다. 정상 직전에서 정맥길은 왼쪽(직진)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왜목재를 지나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갈라진다. 평화동 완산여상 뒷길로 학산을 올라 고덕산을 거쳐 587봉, 경각산을 지나 불재까지 걸어 보려는 계획을 떠올려 본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줄기를 밟아 나가는 일은 일단은 재미가 있다. 그래서 정맥도 밟아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14 : 00 별로 특징도 없고 조망도 전혀 없는 543봉을 넘어 두 번째 측백나무 숲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한다.(17분) 나무 숲 사이로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참으로 시원하다. 모든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몇 날이고 누워 있고 싶다. 세월도 잊어버리고 세사(世事)도 내려 놓고 그저 자연의 일부가 되어 물아일체의 경지에 빠져봤으면 하고 생각하다가 쓴 웃음을 짓는다.

 

14 : 27 약간의 조망을 보이는 520봉에 섰다. 오른쪽으로 우리 전주 마라톤클럽이 훈련하는 태봉초등학교 앞 길이 평촌 마을 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과 광곡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왼쪽으로는 우리가 지나온 옥녀봉, 587봉, 543봉이 형제처럼 나란히 서 있다. 정면으로는 경각산이 도도하게 서 있다.

 

14 : 42 급하게 내려서니 고개랄 것도 없는 효간치에 당도한다. 몇 개의 리본과 백곰님의 안내판이 코팅처리한 부분이 훼손되어 매달려 있다. 갑자기 6명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경각산을 내려오더니 희미한 길을 따라 광곡저수지 쪽으로 내려간다.


 


520봉에서 본 경각산


바위전망대에서 본 587봉(우) 543봉(좌)


 


다음 구간 들머리. 이 포장도로를 따라 30여미터 오르면 오른쪽으로 나무 계단이 있는데 이를 따르면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에 이르게 된다.

 

 

15 : 08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가파른 길을 오른다. 바람도 불지 않아 땀이 비오듯 흐른다. 그래도 오르막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종아리가 터져나갈 듯한 아픔이 즐기기에 적당하다. 허벅지에서 꿈틀거리는 적당한 고통도 산행의 의미를 새겨준다. 만약에 이러한 길을 내려서라면 죽을 맛이리라. 30여분을 오르니 눈 앞에 확 트이는 거대한 바위전망대다. 지나온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점심식사하기에 그만인 장소다. 너럭바위와 시원한 그늘과 바람이 어울어지는 천헤의 절경이다.

 

15 : 30 바위전망대를 지나 20여분 걸으니 640봉(정각사 갈림길)이다. 오른쪽길은 정각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예전에 경각산을 오를 때 많이 이용했던 길이라 눈에 선하다. 불과 몇 걸음 걸으니 경각산이다. 정상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무인산불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조망도 되지 않고 여러 번 올라온 곳이라 발길을 돌린다. 산행을 하면서 좀 이기적인 생각일지 모르나 이러한 봉우리는 나무를 조금 베어서 조망을 확보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15 : 53 밋밋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니 갑자기 눈앞이 확 트이는 바위 전망대가 맞이한다. 오늘 산행의 종점인 불재가 내려다 보인다. 또한 그 너머로 초당골로 이어지는 정맥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오른쪽으로 모악산이 정답게 서 있다.

 

16 : 10 소나무가 숲을 이룬 길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두껍게 깔린 갈비로 인해 걸음걸이가 참으로 부드럽다. 전주에서 가장 가까운 구간이라서 마치 소풍을 나온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20여분 내려서니 불재이다.

산행을 마감하고 전주로 가기 위해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짓을 하건만 그냥 지나친다. 고갯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지는 구이저수지와 모악산을 바라보며 10여분을 걸었다. 마침 지나가는 무소차량을 향해 아내가 손짓을 하자 차가 정지한다. 평화동에 사시는 분이 반가운 목소리로 어서 타라고 한다.

평화동 동도미소드림 아파트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여중생 2명이 상산고등학교를 묻는다. 버스를 잘못타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우리 집이 상산고등학교 앞이라서 그 학생들과 같이 택시를 타고 상산고등학교까지 와서 그 여학생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무소를 얻어 타고 온 빚을 갚은 듯하여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