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4 구간 초당골 3거리 - 구절재
1. 산행일시 : 2007년 6월 23일(토). 6월 30일(토)
2. 동 반 자 : 아내
3. 날 씨 : 맑음
4. 산행거리 : 17.59Km 도상거리15.9Km
5. 산행시간 : 4시간 05분(07:44 - 12:39)
초당골(07:44) - 350봉(모악지맥 분기점 08:09) - 460봉(08:42) - 묵방산 갈림길 (08:52) - 여우치 마을(09:14) - 은행나무(약 15분 정도 알바 09:36) - 283.5봉 (09:43) - 가는정이(09:58) - 334봉(10:24) - 334봉(10:37) - 320봉(10:50) - 벌목 지대(11:16) - 성옥산(11:19) - 소리개재(11:40 점심식사 20분 12:00 출발) - 고추 밭(12:36 알바 약 10분) -방성동 마을(12:39)
3시간 30분(14;10 - 17:40)
방성동(14:10) - 414봉(14:50) - 바위전망대(15:07) - 왕자산(15:15) - 안부 고목 (15:38, 휴식 12분) - 광산김씨묘(16:00) - 느티나무(16:03) - 416봉(14:28) - 350 봉(17:05) - 423봉(17:15) - 구절재(17:40)
6. 특기사항
1) 초당골 들머리
원조어부집 돌계단 옆으로 올라가도 되고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굽이를 돌면 오른쪽으로 들머리가 있 다. 절개지를 올라서면 숲 속으로 희미하게 길이 이어지고 오른쪽에는 여름에는 풀이 우거져 보행이 어 렵다. 길은 숲속으로 이어지므로 어떠한 경우라도 오른쪽의 풀밭으로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2) 여우치 마을
<사진 1>
<사진 2>
<사진3>
<사진4>
묵방산 갈림길을 지나 내리막을 내려서면 벌목지대를 지나 임도(사진4의 노란색이 갈라지는 곳)로 내려서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왼쪽이냐 오른쪽이냐를 선택해야 한다.(오른쪽 길은 확인하지 못했다.) 왼쪽이 뚜렷한 내리막이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왼쪽으로 내려왔는데 결국은 알바를 하고 말았다.
만약에 왼쪽으로 내려오게 되면 <사진1>과 같은 밭으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에서 시멘트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사진 2>와 같은 축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100여 미터 진행하면 <사진 3>의 비닐하우스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올려다보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인다.
비닐하우스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남의 집 마당을 지나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길이라는 생각으로 은행나무에 도착해보니 <사진 4>와 같은 도로가 있다. 분명히 정맥은 노란선을 따라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사진1>에서 앞에 보이는 높은 산이 정맥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실 정맥길은 <사진1>의 오른쪽의 봉우리로 이어진다. <사진2>의 축사에서 왼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굽어진 곳까지 가보니 운암대교 건너편 마을이 보이고, 운암대교에서 가는정이로 가는 도로가 보여 더 이상 헤매지 않고 정맥을 따를 수 있었다.
3) 소리개재
종산리쪽에서 올라오는 소리개재가 보이지 않고 구절재쪽으로 나가는 도로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밭을 가로질러 사진의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발밑에 소리개재가 숨어 있었다.
소리개재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면 고구마 밭이다. 정맥길은 밭 건너편 묘지 뒤로 이어진다. 농작물이 없을 때에는 가로 질러가면 되겠지만, 작물이 심어져 있을 경우에는 절개지를 올라가자마자 왼쪽으로 가다가 밭가장자리를 따라 가야한다. 만약에 소리개재에서 점심식사를 하여야 할 경우 소리개재를 지나 약 10분 정도 가면 방성골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소나무 숲에서 하면 좋을 것이다.
4) 방성동 마을
<사진 1>
<사진2>
<사진 3>
<사진4>
밭을 따라 내려오니 <사진3>과 같이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고 파란색의 건물이 있다. 지형으로 볼 때 앞에 보이는 시멘트길을 따라 비닐하우스(사진4)를 지나서 가야할 것 같아 채비를 하고 나서려는데 기어이 비가 쏟아진다. 이틀간 내리던 장마비가 멈추고 토요일 오후 늦게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고 해서 산행에 나섰던 것이다. 제법 굵어진 빗줄기에 아내는 탈출하자며 돌아선다. 아쉽지만 탈출하기로 한다.
6월 30일 오후에 다시 방성동 마을의 느티나무 앞에 섰다. 시멘트 길을 따라 비닐하우스까지(30여 미터 거리) 가보니 아무런 흔적이 없다. 길을 따라 내려가 보니 골짜기가 보인다. 다시 되돌아 오는데 말라죽은 소나무를 지나갔다는 선답자의 산행기가 생각나서 살펴보니 비닐하우스 끝지점(사진4의 A지점)에 죽은 소나무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옆에 리본으로 보이는 것이 우리를 비웃듯이 살랑거리고 있다.
<사진5>
<사진6>
<사진5>의 소나무에서 왼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30여 미터 진행하면 임도가 나오고 이내 <사진6>의 은색 탱크(사진4의 B지점)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후에는 길이 뚜렷하다.
5) 왕자산 너머 잡목지대
왕자산을 지나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소나무 숲을 지나 잡목과 가시덩굴이 우거져 있는 곳을 지나는데 두 번의 갈림길을 만난다. 정맥길은 두 번 다 우측으로 진행해야 한다.
7. 산행지도
8. 산행기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배낭을 꾸리고 말았다. 초당골에 주차를 하고 나니 7시 40분 서둘러 채비를 하고 산행에 나선다. 어부집 모퉁이를 돌아 들머리로 오르는데 비에 젖은 풀이며 나무가 장난이 아니다. 몇 걸음 가기도 전에 아랫도리가 흠뻑 젖어 버렸다. 묵은 밭을 지나는데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하다가 다시 산길을 타고 들었다.
모악지맥 분기점. (사진의 시간이 8분 빠름)
08시 09분 모악지맥이 갈리는 350봉이다. 몇 년 전에 모악산에서부터 이곳까지 산행했던 기억이 새롭다.
나뭇가지가 우거져 걷는데 어려움이 많다. 걸어가다가 부딪치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목줄기를 타고 들어 깜짝깜짝 놀란다.
묵방산 갈림길
아침 이슬을 머금은 나리
08시 52분 묵방산과 정맥의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묵방산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길이 정맥이다. 볼 것 없이 왼쪽으로 진행한다. 비로 인해 길이 여간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 여우치 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기까지 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갑자기 눈 앞에 확 트이며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아래로 여우치 마을의 일부가 보인다.
여우치 마을에 거의 다 내려와서 임도를 만났다.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망설이다가 왼쪽길이 내리막이어서 왼쪽길로 들었다. 아마 정맥길은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여우치 마을이 들어선 정맥 마루금을 오른쪽으로 약간 빗겨서 은행나무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왼쪽으로 내려서고 보니 시멘트 도로가 있고, 오른쪽으로 여우치 마을이 있다. 정맥길을 찾지 못하고 일단 마을로 들어섰는데 조금 후에 오른쪽으로 오르는 삼거리에 리본이 하나 붙어있다. 올라가 보니 능선은 집이 들어서 있다. 다시 내려와서 조금 더 가니 축사가 있는 3거리이다. 길을 놓치고 보니 판단도 안된다. 조금 전에 시멘트 도로로 내려섰을 때 앞에 보이는 산으로 정맥이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해서 일단 왼쪽길을 따라 가본다. 길이 굽어진 곳까지 가서 보니 운암대교 건너편에 있는 집들이 보인다. 얼른 돌아섰다. 아내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 다시 축사 3거리까지 되돌아오면서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은행나무 옆으로 길이 이어진다는 말이 생각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반대편 쪽에 은행나무가 서 있다. 축사 3거리에서 오른쪽길을 따라 은행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더니 은행나무 앞으로 비포장 임도가 나 있다. 분명이 벌목지대를 지나 만난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할 것을 잘 못 내려선 것이다.
은행나무에 매달린 백곰님의 리번. 정맥길의 안내자가 되어주어 감사를 드린다.
09시 36분 10여 분을 길을 잃었다가 은행나무 밑에 섰다.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고 가야할 길도 새로 조성한 묘지 뒤로 선명하다. 서둘러 숲으로 들어선다. 10여 분 걸어서 283.5 봉을 지난다. 왼쪽으로 옥정호가 보이면서 가는정이 옥정호 산장의 지붕이 보인다.
가는정이의 옥정호 산장.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9시 58분 옥정호 산장에 들러 식수를 보충한다. 옥정호 부근에서는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곳이다. 마당을 지나 다시 산으로 들어선다. 양옆으로 들꽃이 하얀 얼굴을 들고 서서 우리를 환영한다. 그러나 들꽃이 흠뻑 머금고 있던 물방울로 인해 우리의 아랫도리는 완전히 젖어버렸다. 조금 올라가니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쯤되고 보니 산행보다는 산딸기에 눈이 팔려 걸음을 내딛지 못한다.
옥정호 산장 마당을 지나 들머리
옥정호 산장을 막 올라서자마자 만난 들꽃의 군무
10시 37분 334봉에 올라선다. 여느 봉우리가 그렇듯이 조망이 좋지 않다. 이어서 320봉을 지나고 20 여분을 더 걸으니 갑자기 벌목지대가 나타나며 오른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감탄을 하기도 전에 성옥산을 알리는 안내판을 만났다. 삼각점도 있었지만 어디로 보아도 봉우리는 아니다. 덩굴과 잡목이 우거진 봉우리는 한 시도 서 있고 싶지 않았다.
334봉 정상
봉우리 같지도 않은 성옥산.
11시 40분 고구마밭을 지나 소리개재로 내려선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고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답자들의 리본이 이끄는 대로 밭을 가로질러 가지 생각도 안했던 곳에서 고개가 나온다. 적당한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래야 떡 몇 조각일 뿐이다. 길건너편 절개지에 리본이 붙어 있다. 머릿속으로 정맥길을 대강 그려본다.
12시 잠깐 나온 햇살을 안고 출발한다. 절개지를 올라서니 고구마 밭이다. 밭 건너편 묘지가 있는 곳이 들머리다. 작물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밭을 건너가니 묘지 뒤로 길이 보인다. 왼쪽으로 방성골 마을을 내려다 보며 걸으니 소나무 숲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방성골 마을 뒷동산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생활 흔적이 곳곳에 묻어 난다. 사실 이런 곳이 어렵다. 자칫하면 길을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소리개재를 지나서 만나는 밭
방성동 마을 뒤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소나무 숲. 여기를 지나서 만나는 밭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있는 곳으로 나와야 한다.
12시 36분 잔뜩 긴장하고 가는데 고추밭이 앞을 가로막는다. 좌우로 길이 나 있다. 우측길로 가보니 감나무를 따라 붉은 리본이 보인다. 몇 걸음 가다가 보니 리본이 아니라 헝겊이다. 아니다 싶어 되돌아 와서 왼쪽길로 가보니 측백나무에 리본이 달려 있다. 특별히 어려울 것이 없는 봉우리 같은 곳에 그렇게 많이 붙어 있던 리본이 길을 찾기 어려운 이런 곳에는 보이지 않는다. 리본을 발견하고 측백나무를 끼고 돌아가가는 길이 뚜렷하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들어선다. 길은 이어지건만 리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무 사이로 시멘트 길이 보인다. 앞서 가신 분들의 산행기에서 시멘트길을 건넜다는 것이 생각이 났으나 아무래도 이상하여 측백나무가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다.
이젠 마을쪽으로 난 논둑길만 남았다. 일단 조금 내려가다 보니 사진에서 보았던 느티나무와 파란지붕을 한 건물이 보였다. 밭을 지나가자 오른쪽 숲에 리본이 붙어 있다. 일단 느티나무까지 가보니 오른쪽으로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그쪽으로 가는 시멘트길이 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재빨리 우의를 뒤집어 쓴다. 대략 3시간 정도면 왕자산을 넘어 구절재까지 진행할 수 있는데 아내는 난색을 표한다. 조금 기다려 보기로 하였으나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
12시 50분 탈출하기로 하고 마을을 빠져 나온다. 동네 가운데 있는 정자에서 마을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서 밥먹고 가라고 부른다.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나눠먹으려는 농촌 사람들의 정(情)에 마음이 흐뭇하다. 정중히 사양하고 큰길로 나오니 버스 정류장이 있다. 정류장에 칠보 개인택시 번호가 붙어 있어서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택시 한 대가 온다. 손을 들어서 세우고 보니 전주 택시이다. 초당골까지 간다고 했더니 망설이다가 타라고 한다. 이미 두 분이 타고 있어서 그랬나 보다.
13시 10분 초당골 삼거리에서 내리면서 얼마를 드려야 되냐고 물었더니 알아서 주라고 한다. 망설이다가 10,000원을 주었다. 차를 회수하여 집으로 오는데 빗방울이 다시 굵어진다. 마눌은 탈출하기 잘했다고 하는데 어느 날에 방성골 - 구절재 구간을 밟아야 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말라 죽은 소나무에서 본 정맥길. 사진왼쪽 상단의 숲에서 오른쪽의 느티나무로 내려와서 왼쪽의 비닐하우스를 옆에 끼고 올라와야 된다.
은빛 탱크에서 내려다본 방성동 마을
왕자산을 오르다 만난 바위전망대에서 본 방성동 마을
바위 전망대에서 본 414봉
6월 30일 오후에 방성골 정자에 차를 세웠다. 채비를 하는데 마을 분들이 더운데 산에 가느냐며 이런 곳에 뭐 볼 것이 있냐고 물으신다. 마을 뒤로 호남정맥이 이어진다며 호남정맥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잘 다녀오라고 하신다. 구절재에서 들어오는 버스를 물어보니 6시 30분 경에 마을에서 나가는 차가 있다고 한다. 아마 칠보에서 5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인가 싶어서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14시 20분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출발하여 지난 주에 탈출하였던 느티나무에 도착하여 길을 찾는데 쉽지 않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비닐하우스 옆으로 진행하여 말라죽은 소나무까지 가니 왼쪽으로 길이 열린다. 히미한 길을 따라 가니 은빛 탱크가 나오고 길은 숲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14시 50분 밋밋한 오르막을 따라 가다가 다시 작은 안부를 지나고 힘겹게 올라서니 소나무와 묘가 있는 414봉이다. 나무 그늘은 시원하지만 조망은 없다. 다시 내리막을 따라 가다가 왕자산을 오르는데 경사가 제법 심하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오르는데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며 방성동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바위에 앉아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왕자산 정상. 쉬어 가기 좋은 그늘과 바위가 있다.
15시 15분 왕자산(444.4m) 정상에 섰다. 선답자들이 붙여 놓은 안내판이 이곳이 봉우리라는 것을 알려 줄뿐이다. 소나무 그늘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자마자 아내는 출발한다. 조망도 되지 않고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 정도 지난 까닭에 쉬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산행스타일은 일정한 속도로 걸으며 자주 쉬지 않는 편이다.
왕자산을 지나면서 잡목지대에서 길을 주의해야 한다는 산행기를 생각하며 걷는데 정말 지독한 잡목지대가 나타난다. 호남정맥은 여름에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선답자들이 기록해 둔 산행기 대로 잡목지대에서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온다. 모두 우측길을 따라가니 이내 길은 편안해 진다.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는데 마치 산책에 나선 것 같은 느낌이다.
왕자산 정상을 지나 잡목지대가 시작되는 곳이다. 가시덩굴을 헤치면서 가다가 갈림길을 두 번 만나는데 모두 오른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잡목지대를 지나고 만나는 고목. 정맥길은 나무 뒤로 보이는 묘지로 이어진다.
15시 38분 커다란 고목나무가 서 있는 안부에 내려섰다. 나무 토막 의자까지 놓여 있어서 과일을 먹으며 휴식을 한다. 10여 분을 쉬고 나서 밋밋한 오르막을 올라 380봉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돌아내리니 광산김씨 묘역이다.
광산김씨 묘지를 지나 만나는 고목. 밭에서 일하시던 노부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이다. 나무 뒤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야 한다.
구절재까지 간다고 하니 단단할 것이라며 “날망(마루금)만 따라가” 하신다. 임도를 따라 가다가 숲으로 들어서는데 산딸기가 밭을 이루고 있다. 아내는 산딸기를 따먹느라고 정신이 없다. 빨갛게 익은 것만 골라 실컷 따먹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416봉 정상.
460봉 정상. 뚜렷한 특징이 없다. 다만 여기에서 길은 네 갈래로 이어지는데 양쪽길은 희미할 뿐이고 뚜렷한 족적이 있는 길을 따르면 된다.
460봉을 지나 만난 산딸기밭. 왕자산을 지나면서부터 수 차례 만나게 되는데 원없이 따먹었다.
16시 28분 416봉에 올라선다. 왼쪽으로도 길이 있으나 정맥은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이어서 460봉을 지나 350봉으로 가기 위해 내리막 능선을 따라 가다보니 리번이 보이지 않는다. 조망이 되는 곳이 있어서 지형을 살펴보니 오른쪽으로 산줄기가 힘차게 뻗어가고 있다. 순간 마루금을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앞서 가는 아내를 불러 세워 놓고 지도를 들여다 보았다. 지도에 460봉에서 갈라지는 능선이 표시되어 있다. 제대로 정맥길을 따르고 있는 것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가는데 산딸기가 널려 있다. 또 한 번 포식을 했다.
17시 05분 350봉을 넘는다. 봉우리라고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가볍게 올라선다. 정맥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3시간 정도 산행으로 마치려고 하니 좀 서운한 생각이 든다. 아내는 지난 주에 비를 맞고 강행을 하지 않은 것이 잘했다고 한다. 왕자산 이후부터 계속 이어지는 잡목과 가시덩굴로 인해 비를 맞으며 산행을 했더라면 엄청나게 고생을 하였을 것이라고 한다. 사실은 그러한 고행을 통해서 즐거움도 배가(倍加)되는 것일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만 접는다.
460봉을 지나 전망대에서 본 350봉(앞)과 423봉(뒤)
17시 15분 423봉이다. 벌목을 해 놓은 나뭇가지들이 봉우리에 쌓여 있다. 오른쪽으로 460봉에서 417.3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고, 417.3봉은 뾰족한 봉우리를 쳐들고 자신을 뽐내고 있다. 남아 있는 물을 마시는데 구절재를 올라가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버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여유가 있어 10여분 정도 다리쉼을 한 다음 다시 내려서는데 다시 산딸기밭이 펼쳐진다.
17시 40분 2차선의 한적한 도로가 넘어가고 있는 구절재에 내려섰다. 다음 들머리를 확인하고 나무 그늘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6시 10분이 지나서야 버스가 온다. 방성동 마을까지 가는가 확인하는데 기사님이 방성동을 모른다. 마침 버스에 타고 있는 아주머니가 방성동으로 간다고 하니 기사가 웃는다. 버스 요금으로 1인당 1,100원을 내고 자리에 앉았다. 버스는 산내에서 죄회전하여 우리가 조금 전에 지나왔던 보리밭 마을에 들렀다가 두월리 못 미쳐서 오른쪽 길로 자연동을 돌아서 방성동 마을 앞으로 지나가며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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