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대부산 602M (전북 완주)
1. 일시 : 2009년 04월 19일(일)
2. 동행 : 아내
3. 산행코스 : 산여울가든(15:00) - 능선 삼거리(15:30) - 대부산 정상(602m 16:20 휴식 15분) - 임도(17:05) - 산여울 가든(18:00)
4. 산행 시간 : 3시간 00분
5. 산행지도
6. 특기사항
1) 들머리
수만리 동광초등학교(폐교) 앞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주변에 약간의 주차공간이 있다) 산여울 가 든 뒤로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마애석불 안내판이 있는 곳이 들머리이다.
2) 갈림길
숲으로 들어서서 5분 정도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여 계곡을 건너는 길은 능선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고, 우측 길은 안도암을 경유하여 마애석불을 지나 지도상의 삼거리로 올라서는 길이다.
3) 날머리
대부산 정상에서 원등산 방향으로 뻗은 남릉을 타고 진행하면 수만리와 동상면을 잇는 임도를 만 나는데 임도를 따라 수만리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7. 산행기
예배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느긋하게 집을 나선다. 마침 혜림이 엄마가 셋째(혜람)를 출산을 하여 전주역 부근의 정성산부인과에 양란 화분을 사가지고 축하 인사를 하고 동상면 수만리에 도착하니 2시 55분이다. 동광초등학교 담벽에 주차를 하고 채비를 하여 오후 3시 정각에 산행에 나선다.
대부산의 들머리인 산여울 가든. 길건너편에 폐교된 초등학교가 있고, 길을 따라 100여 미터 진행하여 만나는 다리를 건너면 산길이 이어진다.
100여 미터 떨어진 다리를 건너니 화장실 옆 에 마애석불 안내판이 서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들머리가 열려 있다. 입구에는 산불조심이 라는 가로막이 걸려 있다.
시작부터 너덜길이 이어진다. 이제 막 피어나는 나뭇잎은 채 피지도 못했는데, 햇살은 여름처럼 따갑다. 무덤이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직진하는 길에 리본이 많이 달려 있어서 무심코 진행하니 계곡을 건너 오르막이 시작된다. 나중에 능선에서 확인해 보니 이곳에서 우측으로 오르면 안도암을 거쳐 마애석불을 지나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대부산을 오르면서 본 대아호 부근 산줄기. 길게 이어지는 마루금은 되실봉에서 동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대부산 정상 직전에서 본 원등산(좌)과 귀골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안도암. 출발점에서 바로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길로 오르면 안도암으로 바로 오를 수 있다.
안도암 갈림길에서 본 대부산. 바위로 되어 있어서 전망이 좋다.
별 특징도 없는 길을 20여분 걸어 오르면서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산을 찾는지 알 수가 없다 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불쑥 만나게 될 마애석불의 미소를 생각해 본다. 15시 30분 능선에 올라섰다. 좌측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따라서도 희미하게 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상 민박산장으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산을 걷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의 오르막길을 올라 바위 봉우리에 섰다. 사방으로 장쾌한 조망이 펼쳐지면서 대부산의 모습도 한 눈에 들어온다. 연이어진 바위 봉우리 중 하나가 정상일 것이지만 발걸음이 멈추는 곳은 모두 전망대이고 도도한 용틀임을 하고 있는 소나무와 어울려 선경(仙境)이다.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내려가는 갈림길에 리본이 많이 붙어 있고, 안도암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표기해 놓은 리본도 있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마애석불을 거쳐 안도암으로 가는 모양이다.
대부산 정상.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봉우리 몇 개를 넘고 연이어진 암릉을 밟아 16시 20분에 대부산 정상(602m)에 섰다. 정상에는 전일상호저축은행에서 세운 스텐리스 표지판(동상 1.5km/수만리 1.8km)이 서 있다. 정상은 삼거리인데 표지판 뒤쪽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이 동상면으로 이어지는 길인 모양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일망무제다. 가야할 원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원등산에서 귀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빨리 오라는 듯 손짓을 하고 있고, 그 옆으로 연석산과 운장산의 모습도 도도하게 웅자(雄姿)를 드러내고 있다.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흐름도 눈길을 당긴다. 금남정맥에서 분기되어 나온 왕사봉, 칠백이고지, 운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힘이 있어 보인다.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대아호반 건너로 힘껏 솟구쳐 오르는 동성산과 서레봉, 되실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도 산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살갗을 간질이는 담록의 바람에 싸여 발아래 엎드려 있는 수만리와 학동 마을, 등 뒤로 동상면을 바라보면서 아내가 싸온 달콤한 오렌지 향에 젖어 본다.
정상에서 본 원등산(좌)과 귀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맨 앞 봉우리를 내려서면 산여울 가든으로 내려오게 된다.
산에 들어오면 특히 조망이 좋은 꼭대기에 서면 언제나 혼자가 되고 싶다. 모든 것들을 다 내려 놓고 무념무상의 경지에 들고 싶은 까닭이다. 세속의 치졸한 욕망과 다툼, 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고 싶은 까닭이다.
요즘 들어 산에서 자고 싶은 생각을 한다. 달빛이라도 흘러내리는 밤에 발아래 세상을 내려다보 는 시간은 얼마나 오달질 것인가. 그 풋풋하고 탱탱한 맛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팔베개를 하고 누우면 떨어지는 별빛을 얼싸안을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기나 하는 것인가.
대부산은 이렇게 바위에 매달리기도 해야 하고, 이렇게 생긴 암릉을 타고 가야 하는 산이다.
산행중 만난 꽃과 나무
하산 길의 임도. 여린 잎에 떨어지는 햇살이 말갛다.
구절양장(九折羊腸)과 같은 임도를 따라 걷는다. 꾸불꾸불한 임도를 걷다보면 지름길로 가고 싶은 욕구를 누르는 것이 힘들다. 길이 없어도 어떻게든 비탈을 내려가보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이 급한 까닭이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도로를 따라가면 편안하고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으로 없는 길을 헤쳐가며 내려서다가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빨리 내려가지도 못한다.
룰루랄라 걷고 있는데 길섶에 분홍색 꽃이 눈길을 당긴다. 금낭화다. 사진기를 들이대는데 아내가 부른다. 길에서 약간 내려간 곳에 무리지어 핀 것은 금낭화가 아닌가. 오랜만에 눈이 호사(豪奢)를 했다. 길가에서 생명을 틔우고 있는 온갖 나뭇가지와 여리디 여린 잎, 거기에 내려앉는 통랑한 햇살까지 어울어져 벌이는 봄날 오후의 협주곡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리라.
정상 아래에 자리잡은 안도암과 임도를 벗어나면서 본 명자꽃
2009. 04. 19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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