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회문산 837M (전북 순창)
1. 일시 : 2009년 02월 24일(화)
2. 동행 : 아내
3. 산행코스 : 주차장(11:10) - 돌곶봉(11:45) - 시루봉(12:10) - 헬기장(12:15 점심40분) - 작은지붕(13:20) - 큰지붕(회문산13:30) - 갈림길(13:45) - 투구봉(장군봉14:20 휴식 30분) - 갈림길(15:25) - 사방댐 갈림길(15:40) - 사령부 갈림길(15:47) - 삼연봉(16:00) - 주차장(16:25)
4. 산행시간 :5시간 15분
6. 특기사항
1. 주차비 3,000원, 입장료 1인당 1,000원이다.
2. 돌곶봉 들머리는 주차장에서 200여 미터 올라가면 노령문 100여 미터 전이고, 안내판이 있다. 돌곶봉으로 오르는 길은 너덜로 시작하며 상당히 가파르지만 그 이후는 능선길이므로 완만하다. 삼연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완만한 편이므로 돌곶봉으로 먼저 오르는 것이 하산의 부담이 덜하다.
노령문. 매표소에서 200여 미터 진행하면 만나게 된다. 돌곶봉 들머리는 노령문 직전에 좌측으로 열려 있다.
이렇게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돌곶봉으로 오르는 들머리. 노령문으로 오르는 길 좌측에 있어서 놓칠 리가 없다.
3. 삼연봉으로 가는 도중에 두 번의 갈림길이 있는데 처음은 사방댐으로 내려서게 되고, 두 번째 길은 빨치산 사령부로 내려서게 된다.
4. 삼연봉에서 깃대봉쪽으로 이어진 길은 일중리로 내려서게 된다.
5. 투구봉(장군봉)에서는 과촌으로 하산하는 길과 섬진강 댐이 있는 희여터로 하산하는 길도 있다.
7. 산행기
2월 봄방학을 보내면서 글이가 휴가 오게 되고 또 서울에 집을 구하러 다녀야 하기 때문에 원거리 산행을 어려울 것 같아 회문산에 올라 장쾌한 조망을 누려보자는 심사로 10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섰다. 일중리에서 좌회전하여 회문산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고 주차료 3,000원과 입장료 2,000원을 지불하고 돌곶봉 들머리를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차를 가지고 들어가서 노령문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산림문화경영관 앞에 주차하라고 한다.
돌곶봉으로 오르는 길. 제법 가파르게 이어진다.
돌곶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 앞봉우리는 시루봉, 가운데 높은 봉우리가 회문산 정상이고 뒤에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장군봉이다.
차를 타고 들어서 다리를 건너니 산림문화경영관이다. 겨우 200 미터를 운행하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냥 주차장에 두고 왔어도 되었을 것이다.
차에서 내려 채비를 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 노령문을 통과해서 내려가니 오른쪽(매표소에서 걸어오면 왼 쪽)으로 돌곶봉 들머리가 있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고 있는 산길은 너덜로 이어진다.
너덜이 끝나자 된비얄의 흙길이 이어진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35분 만에 돌곶봉 꼭대기에 올랐다. 정상은 교실 한 칸 만한 넓이의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가야할 시루봉과 회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있고, 하산로인 삼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나도 여기 있소’하며 얼굴을 들이민다.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로 같은 느낌이다. 25분 만에 올라선 시루봉은 이름에서도 짐작이 되는 것과 같이 뾰족한 바위 봉우리다. 남쪽으로 여분산과 그 너머로 추월산부터 힘차게 달리고 있는 호남정맥도 아련하게 보인다. 북쪽으로는 장군봉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며 도도한 자태를 드러내며 웃음을 흘리고 있다.
문바위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는데 한 무리의 노인분들이 식사를 하며 하산길을 묻는다. 돌곶봉의 하산길이 가파르다고 했더니 헬기장으로 돌아가 하산해야 하겠다며 밥 먹고 가라고 잡는다.
시루봉 정상 아래 묘지에서 본 회문산 정상.
시루봉 정상
시루봉에서 본 암봉
시루봉 정상. 아내가 보고 있는 방향은 돌곶봉 방향이다
5분 거리에 있는 헬기장으로 가서 점심상을 펼친다. 능선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어서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시루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가야할 방향으로 보니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임도 끝에 자리 잡은 헬기장도 내려다 보인다. 그 뒤로 작은 지붕, 큰 지붕(회문산)과 장군봉을 지나 여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산에 들어가서 점심식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식사를 하는 장소는 아주 중요하다.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서 다정한 사람들과 나누는 식사는 산에 가는 하나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신선대로 가다가 만났던 바위 전망대, 지리산의 주능, 방장산 정상의 바위, 천반산 한림대터, 남해 금산의 정상에 있는 상사바위, 지리산 주능을 바라볼 수 있는 삼신봉, 운장산 칠성대, 산호남정맥 상의 수많은 바위 전망대에서 펼쳤던 점심상은 산에 오르는 진정한 맛을 보여 주었다.
오늘의 점심은 비록 달걀 몇 개와 떡 한 조각이지만 눈으로 맞아들이는 아름다운 세상의 금빛 울림은 자연이 차려준 살아 있는 점심상이 아닐까. 살랑거리는 바람을 끌어안으며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임도 끝에 자리잡은 헬기장에서 몇몇 사람들이 화투판을 벌이고 있다. 산에서 산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화투판을 벌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작은 지붕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들어선다. 오르막을 오른다는 상쾌함을 느낄 정도의 아주 좋은 오르막길을 오르는 일은 정말이지 상쾌하기 그지없다.
산불에도 전소되지 않고 살아 남았다는 여근목
13시 17분에 작은 지붕 직전에 있는 여근목(女根木)을 만났다. 자연의 신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산에 다니면서 수없이 많은 모양의 나무를 보았지만, 이런 나무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작은 지붕을 지나 5분 정도 걸으니 천근월굴(天根月窟)이다. 바위로 된 천연 동굴로 바위벽에 ‘天根月窟’이라고 전서(篆書)체로 음각되어 있다. 굴 앞에 천근월굴에 관한 내용이 써 있었다. ‘중국 송(宋)나라 때 시인인 강절(康節) 소(卲)선생의 유가의 시 가운데 주역(周易) 복희팔괘(伏羲八卦)를 읊은 다음 싯귀 중에 나오는 글로써 음양의 변화 조호를 말하고 있다. 天根月窟閑往來 천근월굴한왕래 三十六宮都是春 삼십육궁도시춘 천근은 양으로 남자의 성과 월굴은 음으로 여자의 성을 나타내어 음양이 한가로이 왕래하니 소우주인 육체가 모두 봄이 되어 완전하게 한다.’
천근월굴. 여근목에서 5분 거리에 있다.
회문산 정상.
회문산에서 본 장군봉 능선
천근월굴에서 불과 5분 만에 회문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통신 안테나와 태양열을 이용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터지는 조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통신시설 옆에 있는 공터에서 부부 산객이 도란도란 점심을 먹고 있다. 그분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이로 보아서 출가한 딸을 말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재롱을 부리는 손자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바로 그 모습이 세상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서니 주차장과 장군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주저하지 않고 왼쪽 길로 들어선다. 회문산에 올 때마다 마음으로만 담아 두었던 장군봉 꼭대기에 누워 하늘을 한 번 바라보고 싶었던 까닭이다.
장군봉은 이런 바위봉이다.
장군봉. 이런 바위를 돌아서 올라가야 한다.
장군봉에서 본 회문산
달콤한 휴식을 즐겼던 장군봉 정상.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회문산 정상이다. 정상은 커다란 바위로 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투구처럼 생겼다고해서 투구봉이라고도 한다.
장군봉으로 가는 능선은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서 이어진다. 장군봉 정상은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응달진 곳으로 올라야 하는데 잔설이 얼어붙어서 미끄러웠다. 조심조심하여 정상에 올랐다.
장군봉 정상의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사방으로 눈을 돌리며 즐기다가 평평한 곳에 나란히 누웠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군(山群)을 누르고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일렁이는 봄바람을 끌어 안고 누워 있는 기분은 하늘을 걷는 기분이었다. 아니 자연의 품 속으로 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가히 황홀한 시간을 보내는 일은 덧없이 빨리 지나갔다.
30여 분의 달콤한 휴식을 보내고 장군봉을 내려와 휴양림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로 되돌아 왔다. 갈림길에서 삼연봉을 지나 깃대봉(천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밋밋하게 내려가는 능선을 따라 걷는다. 15분 만에 사방댐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났지만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잔잔한 오르내림이 이어지는 산길은 더없이 부드러웠다. 이런 길은 얼마든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빨치산 사령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을 지나 오후 4시 정각에 삼연봉 정상에 섰다. 직진하는 길이 분명하고 깃대봉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직진하면 깃대봉을 넘어 일중리로 내려서게 될 것이다. 시간상으로 볼 때 일중리까지 내려서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만, 오른쪽으로 꺾어 내리는 길을 따른다. 발 아래로 보이는 출렁다리를 건너 산림문화경영관 앞으로 내려서게 될 것이다. 가파른 길을 따라 20분을 내려서니 오선대(五仙臺)이다. 팔각정자인데 기둥이 많이 낡아 있다.
회문산 정상에서 내려와 장군봉 갈림길에서 깃대봉 능선을 따라가면 이러한 안내판을 만나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도 되고 직진하여 삼연봉(아무런 표지가 없다)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따라 하산하면 노령문으로 내려서게 된다.
출렁다리 직전의 정자.
정자에서 본 산림문화 경영관.
정자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아내는 벌써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오늘도 하나의 산을 오르내렸으며,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간직할 수 있었다.
2009.02.24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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