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2구간 유둔재 - 어림고개 산행기 |
1. 일시 : 2008년 3월 1일(토)
2. 동행 : 아내
3. 날씨 : 맑음
4. 거리 : 21.31Km 도상거리17.0Km
5. 시간 : 8시간 15분(07:05 - 15:20)
유둔재(07:05) - 447봉(07:45) - 임도(07:55) - NO49송전철탑(08:00) - 424봉(08:08) - 432봉(08:22) - 백남정재(08:25) - 656봉(09:00) - 헬기장(09:05) - 북산(783M 09:25) - 신선대(09:30 간식 20분) - 꼬막재(10:00) - 규봉암(10:50) - 장불재(11:45) - 938봉(12:00) - 헬기장(12:10) - 936봉/낙타봉(12:18 점심27분) - 안부삼거리(13:03) - 안양산(853M 13:20) - 둔병재(13:50) - 팔각정(14:10) - 611봉(14:25) - 622봉(14:42) - 임도(14:55) - NO73 송전철탑(15:05) - 어림고개(15:20)
6. 산행지도
7 특기사항
1) 북산 직전 헬기장
북산 직전에 만나는 헬기장에서 10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서는 안된다. 정맥은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억새밭을 건너 약 50미터 앞에 보이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656봉에서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무등산이 보이기 때문에 정맥의 방향은 가늠할 수 있지만, 억새가 우거지는 여름철에는 소나무 숲에 매달려 있는 리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헬기장에서 억새밭을 가로질러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억새밭에 희미한 길이 여러 갈래 있지만, 개의치 말고 무조건 직진하면 된다. 소나무 숲에 들어서도 진행한 흔적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고 리본도 여기 저기 매달려 있지만, 무조건 직선으로 사면을 치고 오르면 능선에 도달하게 되고 능선을 따라 오르면 통신시설이 있는 북산에 도달하게 된다. 북산 정상에는 조그마한 돌탑이 있고 정맥은 좌측 무등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2) 꼬막재 북산에서 5분 정도 내려오면 바위 위에 묘지가 있는 신선대에 이른다. 여기에서 내려다 보면 꼬막재가 보이는데 정맥길은 군부대가 있는 무등산을 오르지 못하고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게 된다. 꼬막재에서 오르는 길은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억새밭을 가로질러 올라가야 한다. 역시 길이 희미하고 갈래가 많지만 무조건 치고 오르면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걸으면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규봉암을 거쳐 장불재까지 외길이 이어진다. 3) 둔병재 둔병재에 내려서면 왼쪽으로 안양산 휴양림에서 설치한 구름다리가 보인다. 구름다리쪽으로 걷다가 오른쪽 절개지를 따라 올라야 한다. “화순읍”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곳에 희미한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둔병재로 내려서는 길에 보이는 육각정자를 만나게 된다. 4) 차량회수 어림고개에서 유둔재까지 이동은 택시를 이용한다. 남면택시 061- 383 - 3800 (15,000원)
8. 산행기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서 전주 - 순창 - 옥과- 과치재를 넘어 대덕에서 좌회전하여 입석고개를 지나 유둔재에 도착하니 7시가 막 지나고 있다. 길가에 주차를 하고 7시 05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들어서자마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넓은 길을 따라 진행하다가 왼쪽 숲속으로 들어선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걷는데 유둔재를 오르는 도로와 나란히 진행한다. 잘 가꾸어진 묘지를 지나 7시 25분에 삼거리에서 좌측 길로 진행한다. 급경사로 이어지는 내리막 능선을 따라 내려오니 좌우로 하산길이 뚜렷한 사거리다. 좌측은 가암리 자창 마을이고 우측은 경상저수지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다.
유둔재 사진의 왼쪽이 들머리다.
유둔재 들머리
447봉 정상
447봉의 삼각점
447봉을 내려오면 만나는 임도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만나는 철탑
오르막 능선을 조금 오르니 삼각점(독산 449 1985 복구)이 박혀 있는 447봉이다. 뚜렷한 조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이다. 1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나뭇가지 사이로 무등산이 조망된다. 10분 정도 내려서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진행하니 송전철탑을 만난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안부사거리를 지나 오르막 능선을 오른다. 송전철탑을 지나 8분 정도 걸어 424봉에 오른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5분 정도 내려서 좌우로 하산길이 분명한 안부 사거리에 도착하였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는 좌표상으로 볼 때 이 곳이 백남정재라고 하였다. 뚜렷한 특징도 없는 터라 혼란스럽기만하다.
안부사거리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는데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지난 구간에서는 힘들어 하던 아내가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지 발걸음도 가볍게 날아오른다. 뒤를 따라 오르는데 허리의 통증이 느껴진다. 산죽을 헤치고 봉우리를 오르니 정맥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는가 싶더니 다시 오르막이 이어진다. 08시 22분 432봉을 올랐다. 정맥은 급경사로 떨어진다.
백남정재
순천 한백산악회에서 달아 놓은 백남정재 표지
잘록한 안부에 내려서 보니 백남정재라는 안내판이 두 개나 붙어 있다. 어느 곳이 진자 백남정재인지 모르지만 일단 안내판이 붙어 있는 곳이 백남정재라고 생각을 하고 이어지는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오늘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조망도 없는 산사면을 묵묵히 걷는다. 종아리가 터져나갈 것 같다. 땀이 흐르고 숨이 가쁘다. 1,2월에 산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인지 몇 번을 쉬면서 오른다. 아내는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35분 동안을 올라 656봉에 섰다.
656봉에서 본 북산 방향. A는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11시 방향의 임도를 버리고 B지점으로 곧바로 치고 올라 C지점의 북산으로 가야한다.
656봉에서 본 무등산
앞에 통신시설이 있는 북산과 10시 방향으로 무등산이 도도한 자세로 앞을 막아 선다. 발아래 펼쳐진 억새밭에 헬기장이 보인다. 단숨에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헬기장이다.
여기에서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11시 방향으로 뚜렷한 임도가 이어지므로 무심코 임도를 따르기 쉬우나 정맥길은 억새밭을 직선으로 가로질러 앞에 보이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억새밭으로 들어서는 길도 여러 갈래가 나 있으나 소나무 숲에 매달려 있는 리본을 보고 무조건 직진을 한다. 여름에 억새가 우거지면 리본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역시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고 리본도 여기저기 매달려 있다. 여기에서도 일단 직선으로 치고 오르니 능선에 이른다. 능선에는 철선이 쳐 있다. 철선을 넘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능선을 타고 올라 헬기장을 출발한 지 20분 만에 북산(782m)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삼각점(독산451 1996재설)이 설치되어 있고 통신시설물과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그 옆에는 키 작은 돌탑하나가 앙증맞게 서 있다.
북산 정상의 통신시설
북산 정상의 돌탑
북산 정상의 삼각점
북산 정상에서 나를 처음으로 맞아 준 것은 험상궂은 바람이었다. 가만히 서 있으니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조망은 빼어난다. 북쪽으로 광주시가 자리잡고 있었고,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들판과 첩첩한 산 그리매가 일품이다. 육중한 몸매를 한껏 일으켜 세운 무등산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다.
간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아내가 발길을 돌려 꼬막재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 놓았던 배낭을 들쳐 업고 서둘러 뒤를 따라 내려간다. 몇 걸음 내려가지 않아 멋있는 바위에 기대어 아내가 서 있다.
신선대
신선대에는 무덤이 있고 그 뒤로 무등산이 보인다.
신선대에서
신선대다. 바위 위에는 묘지 한 기가 자리 잡고 있다. 바위 아래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한 눈에 들어오는 무등산이 탐스럽다. 25분간 휴식을 한 후 일어선다.
꼬막재에서 뒤돌아본 북산
꼬막재에서 10시 방향 임도를 버리고 이 소나무를 기준으로 치고 오른다.
규봉암 방향으로 가다가 만나는 광일목장 뒤에 있는 이정표.
이내 임도가 가로지르고 있는 꼬막재에 내려선다. 10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지 않고 정면으로 독야청청 서 있는 소나무를 향해 억새밭을 치고 올라선다. 역시 뚜렷한 길이 없으므로 무조건 직진으로 올라가니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진행한다. 잠시후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무등산 정상은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서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고 장불재로 이어지는 사면길을 따른다.
여기에서 규봉암까지는 3.0km, 장불재까지는 4.9km이다. 내린 눈이 얼음으로 변해 있어 미끄럽다. 아이젠을 찰까하다가 그냥 진행하려니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50분을 걸어 10시 50분에 규봉암에 도착한다.
규봉암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규봉암.
규봉암 뒤의 바위가 멋지다.
규봉암을 둘러 싸고 있는 바위가 멋있다. 마치 입석대를 보고 있는 듯한 위용이 느껴진다. 바위에 심취되어 있는데 느닷없이 불경을 읽는 소리가 난다. 얼핏 들어보니 누군가의 천도재를 지내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다.
장불재
장불재에서 백마능선 방향으로 자리잡은 KBS 송신소
장불재
무등산을 배경으로. 우중간의 바위가 입석대이고 좌측으로 마루금이 서석대이다.
11시45분에 장불재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입석대와 서석대의 장관에 아내가 감탄을 한다. 시간도 넉넉하므로 갔다오자고 하는 아내를 달랜다. 다음 달에 후배부부와 같이 오르기로 예정이 되어 있으므로 그 때를 위해 남겨 두자고 하니 아내도 수긍한다.
“장불재 해발 900m”라고 적힌 비석을 쓰다듬으며 산자락을 돌아내리는 바람을 안아본다. 그 동안 많은 고갯마루를 다녀봤지만 장불재만큼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 가야할 백마능선의 자태에 넋을 잃어야 하고 끝없이 조망되는 무수한 산군(山群)에 탁 트이는 마음을 어떻게 필설(筆舌)로 설명할 것인가. 아쉬운 것은 볼품없이 서 있는 KBS무등산송신소 안테나이다.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송신소를 지나 백마능선으로 들어서는 길
백마능선에서 본 무등산
백마능선 낙타봉
송신소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백마능선을 걷는다. 마른 풀잎에 내려앉는 햇살이 참으로 말갛다. 산을 걸으면서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역광을 받아 이들이들 빛을 발하는 풀잎이나 나뭇가지에서 따 담는 자연의 노래는 언제까지나 의식의 심층부에 가라앉아 은은한 빛을 발하리라.
바위로 된 봉우리를 두 개 넘어 잘록한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발걸음을 오르막으로 옮겨 디딜 즈음에 헬기장이 있다. 이런 곳에 헬기장은 차라리 없어야 할 듯하다. 헬기장을 지나 소잔등과 같은 능선을 오른다. 장불재에서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길이다. 호남정맥을 처음 시작할 작년 이맘 때 장안산에서 걸었던 미끈한 능선길과 함께 언제까지나 마음 깊이 담아 두고 싶은 길이다.
누군가 가장 아름다운 산길을 꼽아보라고 하면 서슴없이 이 곳 장불재를 내세울 것이다. 송신소만 없었다면 말이다.
낙타봉 정상
낙타봉에서 본 백마능선. 뒤에 송신소가 보인다.
12시 18분 936봉에 올랐다. 뒤돌아보니 무등산이 어깨를 감아온다. 정상에서 우뚝 솟아 있는 바위등걸에 기대어 앉아 가야할 산줄기를 품어 본다. 햇살이 참으로 부드럽다. 점심식사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에 얄팍한 점심상을 편다. 점심이래야 늘 그렇듯이 떡 한 조각과 과일 두어 개다. 안양산쪽에서 올라오는 산객들이 휴식을 하며 이곳이 낙타봉이라고 한다.
25분 정도 시간을 갈무리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바위지대를 돌아 내리막 능선을 내려서는데 삼거리다. 직진하는 길이 너무나 뚜렷하여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놓치기 십상일 듯하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 내려간다. 바위지대를 지나고 보니까 오른쪽으로 돌아오는 길과 만난다. 그렇다면 바위 지대 직전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도 될 것 같기는 한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내려와 “우리들 목장 가는길”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를 지난다. 장불재에서 2.3km를 걸었다.
우리들 목장 갈림길 이정표
안양산 오름길
안양산 정상에서 본 지나온 길. 낙타봉, 936봉, 무등산이 한 눈에 보인다. 최고의 조망을 보인다.
민둥산 같은 안양산을 오른다. 누렇게 퇴색되어 버린 풀잎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김수영 시인이 노래한 ‘풀’이라는 시구가 생각난다.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김수영, <풀>에서
풀잎 사이로 걸어 안양산(853m)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널따란 헬기장이다. 한쪽에 세워진 정상석이 봄기운을 받아 외로움을 달래고 서 있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무둥산과 지나온 백마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그루 나무로도 가리지 않고 봄빛에 잘록한 허리통을 드러내고 누워 있는 백마능선.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나는 이런 능선을 걸을 때마다 진한 오르가즘을 느낀다. 지리산 장터목에서 세석으로 가다가 연하봉 부근을 지나며 만나는 연하선경에서 맛보았던 그 알싸한 느낌이 지금 이 백마능선에서 그대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정주는 <무등을 보며>라는 시에서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라고 노래했나보다. 한 여름의 뜨거운 햇볕에 온 몸을 노출시키고 있어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바로 이곳 백마능선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으리라.
생각같아서는 하루를 이끌어 왔던 햇님이 온 누리에 뿌려 두었던 햇살을 거두어 붉은 빛으로 단장을 하며 밤의 마다 속으로 빠져 들어갈 때까지 백마능선을 타고 앉아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품어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겨 두어야 또 다른 발걸음을 이어 갈 것이기에 이정표가 가리키는 안양산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선다.
급경사로 이어지는 풀밭길을 내려서다가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자 녹슨 펜스가 길을 인도한다. 둔병재를 넘어가는 자동차 소리가 들려 올 즈음에 둔병재에 자리잡고 있는 휴양림의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13시 50분 둔병재에 내려섰다.
둔병재. 둔병재에 내려서면 출렁다리쪽으로 가다가 아래 안내판 뒤로 이어지는 절개지를 따라 올라야 한다. 출렁다리 쪽으로 더 내려가 휴양림을 통해서도 길이 이어지지만 휴양림 입장료를 내야한다.
절개지를 따라 오르면 만나는 육각정자.
왼쪽으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어떤 분들은 출렁다리를 이용하여 둔병재를 건넜다고도 했는데 아무래도 휴양림 시설이라서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출렁다리가 있는 쪽으로 이동하다가 오른쪽 절개지가 시작하는 곳에서 숲으로 들어선다. “화순읍”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는 곳이다.
절개지를 오르니 휴양림에서 설치한 듯한 녹슨 울타리가 길을 인도한다. 이어서 휴양림 쪽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삼나무 숲으로 들어서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니 육각정이다. 안양산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보이는 둔병재 건너로 빨간 지붕을 내보이고 있는 정자이다. 안양산과 휴양림의 시설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죽을 헤치고 622봉을 오른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널찍하게 가꾸어 놓은 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다시 숲속으로 치고 오른다. 도로를 따라 가면 휴양림으로 내려가게 된다. 산죽을 헤치고 오르니 조망이 좋은 바위 전망대가 발길을 붙잡는다. 안양산에서의 조망이 온통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까닭에 그냥 통과하여 조금 더 진행하니 611봉을 넘어서고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내려간다. 산죽으로 휘감고 있는 봉우리를 넘어 잔잔한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진행하다가 이장한 묘지를 지나 14시 42분에 삼각점(독산458 1996재설)이 설치되어 있는 622봉에 오른다. 별로 조망이 좋지 못하고 뚜렷한 특징도 없다. 나뭇가지 사이로 어림고개가 내려다 보인다. 어림고개 너머로는 묘치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별산도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봉우리를 내려오면서 고민을 한다. 시간으로 보아서는 묘치까지 진행하여도 5시 이내에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허리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더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내는 얼마든지 더 갈 수 있다고 한다.
28일에 캐나다로 유학을 가는 딸아이를 배웅하고 서울에서 사용하던 짐을 차에 옮겨 실으면서 무리를 한 탓이다. 평소에도 허리가 약하기에 늘 조심했는데, 아이 짐을 옮기다보니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했나보다. 좀 걸으면 좋아질 줄 알고 산행에 나섰는데 처음에는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으나, 산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림고개에서 산행을 접어야 할 것 같다.
622봉을 내려서면 만나는 임도
어림고개. 만약에 이곳에 주차를 해야 한다면 도로 끝에 보이는 정자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마을 주차장이 있다.
정상에 묘지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나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30여 미터를 걷다가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 오르막 능선을 올라 봉우리를 하나 넘는다. 정상에는 묘지가 있다. 호남정맥 위에는 참으로 묘지가 많다.
79번 송전철탑이 있는 곳에서 남면 택시 기사에게 전화( 061 - 383 - 3800)를 한다. 광주에 나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며 40 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내려서는 길이 미끄러워 아내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얼어붙은 길이 녹으면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발아래로 어림고개를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서는데 대나무 숲으로 길이 이어지더니 대나무 숲을 빠져 나와 15시 20분 ‘대보석물’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어림고개에 내려섰다.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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