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5구간 예재 - 곰치 산행기 |
1. 일시 : 2008년 4월 6일(일)
2. 동행 : 아내
3. 날씨 : 맑음
4. 거리 : 18.0Km 도상거리16.2Km
5. 시간 : 7시간 30분(08:05 - 15:35)
예재 출발(08:05) - 376봉(08:20) - 시리산(08:35) - 봉화산(08:50) - 추동재(09:05) - 447봉(09:20) - 394봉(09:35) - 372봉(09:50) - 가위재(10:00) - 고비산(442m 10:13 휴식 22분) - 410봉(10:50) - 405봉(방화선 시작 11:10) - 큰덕골재(비포장 임도 11:35) - 380봉(12:13) - 안부사거리(돌무덤 12:18) - 군치산(414m 12:28) - 421봉(묘지 12:32) - 423봉(묘지 12:39) - 431봉(12:55) - 숫개봉(496m 13:40 점심 32분) - 임도(14:38) - 494봉(헬기장 14:52) - 봉미산(505.8m 헬기장 15:08) - 473봉(헬기장 15:15) - 곰치(839번 지방도로 15:35)
6. 특기 사항
1) 예재
예재는 29번 국도였으나 예재 터널이 뚫리면서 폐도로가 되어 차량통행이 거의 없다. 이양면 쪽에서 차량으로 예제로 진입할 때에는 터널 확장공사장(29번 도로의 4차선 확장공사)에서 좌회전하여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면 구도로가 보인다. 구도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올라가면 예재 들머리이다.
2) 큰덕골재
큰덕골재는 장흥군 장평면 복흥리(좌측 방향)와 화순군 이양면 초방리(우측 방향)를 있는 비포장임도이며 죽산 안씨 묘지를 나타내는 비석이 서있다. 여기에서 택시를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우측 초방리까지 20분 걸어 내려가야 한다. (이양 택시 011 - 611 - 6002)
큰덕골재를 건너면 줄곧 작은 수렛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약 5분 정도 걷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는 직진을 해야 한다. 이어서 묘지를 지나 약 5분 정도 지나서 정맥은 수렛길을 버리고 우측 숲으로 올라간다. 갈림길에 리본이 많이 달려 있으므로 주의만 하면 길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3) 곰치 휴게소
<사진 1> 개인택시 차고지. 택시기사님의 친절에 감동했다.
<사진2> 다음 구간 곰치 - 감나무재 구간. 길 건너편이 위 사진의 개인택시 차고지이다.
<사진 3> 곰치의 모텔
<사진 4> 곰치 휴게소
곰치로 내려서다 보면 건물이 보이는데(사진1) 그곳이 장평개인택시 차고이다. (061 - 862 - 3858) 나는 곰치 휴게소에 차를 두고 이양택시를 불러 예재까지 이동하였는데(택시비 20,000원), 장평개인택시 차고에 주차를 하고, 예제로 이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 구간 감나무재까지 산행할 때에도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곰치에서의 다음 구간 들머리에는 “호남정맥 등산로”라는 이정표(사진2)가 서 있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약 100여 미터 가면 곰치 휴게소(사진 3, 4)가 있다. 곰치 휴게소는 주유소와 모텔이 있으며 넓은 주차장도 있다. 산행 후 땀을 씻을 화장실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다만 대형차량을 주차해 놓고 산행 후 뒷풀이를 하는 일은 삼갔으면 좋겠다는 주인의 말을 들었다.
7. 산행지도
8. 산행기
1. 봄
봄은
정맥의 속살까지 드러내놓고
뜨거운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고 있다.
봄의 격렬한 몸놀림을 따라
흔들거리는 나뭇가지
새싹을 돋우어 내고
정맥이 토해내는
흐드러진 묘무성(猫撫聲)은
점점이 흩어져
붉은 웃음으로 피어난다.
낙엽을 밀어 올려
양지꽃이 봄을 노래하고
발걸음은
나보다 먼저 달려가
산허리를 어루만진다.
2. 진달래
정맥을 걸어
여덟 시간이 넘도록
분홍 진달래였다.
수줍음을 말하기에는
꽃잎이 너무 많았고
바람을 탓하기에는
잔잔한 향(香)이
코끝을 진하게 간질이는데
영취산의 진달래가
떠난 임을 향하여
온 몸으로 토해 놓는 통곡이라면
정맥길에서
흔들리고 있는 진달래는
임을 여의고
소리를 감추고 어깨를 들먹이는
가녀린 흐느낌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 피어도
가녀린 모습을 숨기지 못하는
진달래는
그 옛날
버림받은 여인네가 토해낸
한(恨)맺힌 선혈(鮮血)이 아니던가.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에서
터져나오는
그리움은
걸어도 걸어도
내 작은 마음으로는 껴안을 수 없었다.
3 길
길은, 아무도 없었던 산길은
말간 햇살을 안아
고요로 이어진다.
도대체 얼마를 걸어야
미칠 것 같이 가슴패기 파고드는
눈시린 하늘을 돌아내려
자박자박 따라오는
이 산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릿적 동무들과 쏘다니던
들길에서
땅을 헤집고 일어서는
자운영 꽃잎 더미에
떨어지던 하늘이
오늘
가슴까지 밀고 들어온다.
길에서
만나는 것이 어디 하늘뿐이겠는가
다소곳이 내려 앉는 실체를 숨긴 그리움,
앞서 가고 있는 아내의
두런거리는 이야기.
길은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4 생명
대체
겨우내 메말랐던 나뭇가지들은
어디에다
저렇듯 신비로운 생명을 담아 놓았을까.
무엇이
이렇게 가슴시리도록
긴 겨울 동안 옹알이를 하여
파릇한 싹으로 터져 나오는가.
봄을 걷는 정맥은
새 생명이 벌이는 축제 마당이다.
산자락을 밀어 올리고 있는
바람줄기는
잔치마당의 폭을 무한하게 넓혀가는데
고귀한 생명이 여는 세상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신비로운 눈길로 탄성이나 내지를 뿐인
인간의 발걸음은
기껏해야 한 자를 겨우 넘기고 있을 뿐이다.
천석고황(泉石膏肓)인가
연하고질(煙霞痼疾)인가
세상의 속(俗)한 기운을 버리겠다고
산으로 들어서는 우리들이
해마다 자신이 지녔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작디 작은 봉오리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자연의 이야기를
정말로
담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은 정말 살아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5. 산을 나서며
곰치를 가로지르는
839번 지방도로에서 산행을 마치는데
맞은 편으로 이어지는 정맥은
도도한 모습으로 길을 열어 놓고
또 다시 산으로 들라고
빙긋한 웃음을 늘어 놓는다.
산은
언제나 아무 말 없이 두 팔을 벌려 길을 내놓는다.
자신의 깊은 속살까지도
부끄럼 없이 드러내놓고
인간을 향해
내려온다.
고갯마루까지
TV 소리가 개 짖는 소리보다 더 시끄러운 마을까지
산은
내려와 준다.
고약한 인간들에게
산은
길을 열어 준다.
2008.04.06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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