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11차 문덕봉-고리봉 산행기

힘날세상 2010. 4. 24. 18:53

 110차 문덕봉-고리봉 산행기

1. 일시 : 2010년 4월 24일 (토)

2. 동행 : 아내

3. 코스 : 비홍재(07:40) - 비홍산성(07:59) - 곰재(08:10) - 철탑(08:25) - 문덕봉(09:24 598.1m) - 고정봉(09:51 605m) - 그럭재(10:33) - 두바리봉(11:11 555m) -  삿갓봉(11:35 점심 35분 629m) - 고리봉(13:03 708.9m) - 만학재(13:15) - 방촌마을(14:15)

4. 시간 : 6시간 35분

5. 지도

 

 

6. 산행 수첩

1) 들머리 - 비홍재

 

 도통아파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

 

 도통아파트 앞 정류장에 있는  시간표

 비홍재.  순창 방면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여기에서 길 건너편을 보면 아래 사진의 이정표가 있다. 비홍재는 주차공간이 없었다. 양쪽으로 저속차량을 위한 차선이 있기는 하다.

 비홍재 들머리. 남원방향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남원 도통동 도통주공아파트에 주차를 하고 아파트 앞에서 231번, 260번 버스를 타면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1,300원이다. 버스가 시외버스터미널 앞을 통과하므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도 되지만 주차공간을 생각하면 도통아파트 앞에서 타는 것이 좋을 듯하다. 버스 시간은 남원시청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안내 되어 있다. 도통아파트 정류장에서 231번 07시 20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07시 10분에 260번 버스가 정차하길래 노선을 보니 비홍재로 가는 것 같아 기사에게 물어보니 타라고 한다. 

  기사님이 비홍재 정상에 내려주고 잘 갔다 오라고 인사까지 한다. 비홍재는 남원에서 출발하여 처음으로 만나는 고개 정상이다. 고리봉 방향은 버스에서 내려 길 건너편으로 열려 있다. 

 

2) 산행길

  푹신하게 이어지던 길이 문덕봉을 오르면서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문덕봉부터는 암릉이 이어진다. 문덕봉 오르기 직전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 오르막으로 올라야 한다. 오른쪽 길은 내려가는 길인데 리본이 달려 있고 뚜렷하여 주의해야 한다. 이후 능선만 고집하면 고리봉까지 아무 문제 없다. 고리봉에서는 약수정사로 내려가는 길도 있으나 이정표를 따라 만학재로 내려선다. 

 

만학골 하산 지점의 이정표 

 

  만학재에서는 방촌으로 내려서거나 능선을 따라 천만리 장군 묘소를 지나 상귀 삼거리로 내려설 수 있다. 상귀 삼거리로 내려서도 1km 정도 걸어서 검문소가 있는 17번 도로로 나가면 남원이나 곡성으로 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특히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는 아주 많다.

 

3) 날머리 - 방촌 마을

  만학재에서 방촌마을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만학골은 수량이 풍부하여 여름에는 대단할 것 같았다. 만학골을 다 내려오면 고리봉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가 있는데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오른쪽 길을 따라야 한다. 왼쪽은 매촌마을로 내려서는 길인 것 같았다.

 

 방촌 마을 버스 정류장

 정류장에 있는 시간표

 

호산 삼거리 정류장에 붙어 있는 택시 전화번호 

 

  방촌마을에서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는 06:50, 07:55, 09:40, 10:42, 12:17, 13:55, 15:30, 18:20,20:25분에 있다. 버스를 못탔을 경우는 정류장에서  논 가운데로 뻗어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17번 도로를 만나게 되고 효산 삼거리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이곳에서는 남원으로 나가는 버스가 대략 30분 간격으로 있다.

 

7. 산행 사진

 

비홍재 들머리에 있는 안내도 

 

 비홍산성

 

 문덕봉

 

문덕봉에서 고리봉 방면으로 이어지는 암릉

 

 되돌아본 문덕봉

 

 위험한 곳에 밧줄과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암릉에서 본 문덕봉

 

 그럭재. 아주 낮은 고개다. 문덕봉에서 심하게 내려왔다가 두바리봉으로 다시 힘차게 올라야 한다.

 

 이런 바위는 무엇과 닮았을까

 

 삿갓봉 아래의 이정표. 이정표 바로 위가 삿갓봉이다.

 

고리봉 정상. 사실 정상은 뒤에 숨어 있다.

 

 고리봉을 오르면서 되돌아본 삿갓봉

 

 고리봉 오르는 길

 

 고리봉의 이정표. 고리봉 정상에는 무덤이 있다.

 

 

 

 

 고리봉에서 본 지나온 능선.

 

 만학골. 수량이 많아서 여름에는 알탕하기 좋을 것 같았다.

 

 17번 국도에서 본 문덕봉. 사진의 오른쪽. 가운데 낮은 곳이 그럭재

 

 방촌 마을에서 걸어 나오면 만나는 호산삼거리.

 

 호산 삼거리 정류장.

 

8. 산길을 걸으며

 

흐릿한 안개 속으로

들어서는 발걸음 따라

그래도 산뜻한 아침이

짙은 솔숲의 향기를 두르고

고요하게 서 있다.

 

숨이 거칠어질 때쯤

비홍산성이 추레한 모습으로 마주선다.

골짜기를 감싸안은 포곡식 산성이라는데

문득 성벽 위에서 어느 무명용사의 하소연이라도 들릴 듯하다.

가족과 떨어져

전선에서 보내야하는

아픔을 안고

성벽 위에서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 흘렸을

그 이름 모를 병사의 아픔을

우리는 까마득하게 잊은 체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나친다.

 

문덕봉 암봉에 서서

힘차게 출렁이며 달아나는 암릉을 향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번뇌를 얹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햇샇에 주눅이 든 바람 뿐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산 밖 세상의 이야기는

어쩌지 못하고

다시 끌어 안을 뿐이다.

 

암릉을 걸을 때마다

산토끼처럼 깡총거리는 몸짓으로

산의 일부가 되어보려고 하지만

그저

마음일 뿐

벌써 내려가는 길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한낮

태양이 머리 위에서

곧바로 쏟아내리는 햇살을 받아

점심을 핑계로

걸음을 멈춘다.

산 아래 마을이 손에 잡을 듯 가깝다.

지리산이나 덕유산 같은 높은 산은

속세를 완전히 잊은 것 같아 마음에 들고

500 미터 급의 낮은 산들은

아직 인간들의 삶의 공간에서 

마치 저들과 같이 숨을 나누어 쉬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낮은 산을 걷자.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고

한 달음에 내려 설 것 같은 낮은 등성이를 따라 걷자.

어쩐지 낮은 산에서 포근한 정을 느끼는 것은

바로 가까운 거리에 마을이 있고

그 마을 속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글쎄 소속감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일까..

능선을 따라 걷다가

낮은 고개를 만나면

불쑥 산을 내려서고 싶은 마음이 이는 것은

인간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세속의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일까.

 

그럭재에서

땀을 흘리며 두바리봉을 오르는데

산 아래로 간간이 보이는 금지면의 너른 들녘에

떨어지는 햇살이

비닐하우스 위에서 힘차게 살아난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어떤 모양이든 저마다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저런 다양한 모습의 삶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산에 올라야 한다.

수확의 꿈을 안고

들녘에 엎드려 있는 농부들의 이야기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문득

정작 나 자신의 꿈은 잊고 있는 것을 본다.

 

고리봉 정상에서

만학골로 내려서는데

힘차게 흘러가는 물줄기가

제법 발길을 붙잡는다.

한 여름 나뭇잎이 무성해질 때

발을 담그고 앉아

잊어버린 시절을 되살기에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발걸음은 벌써 산을 벗어나고 있다.

허허로운 발걸음으로 산을 나서고 있다.

 

2010년 4월 24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