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남덕유산(1,507m 경남 함양) 산행기
1. 일시 : 2010년 2월 22일(월)
2. 동행 : 아내
3. 코스 : 영각사 입구(08:40) - 영각사 탐방지원센터(08:50) - 능선(10:10) - 남덕유산(10:50) - 서봉(11:40 점심 50분)) - 헬기장(13:20) - 덕유교육원 삼거리(13:27) - 영각교(14:10) - 영각사 입구(14:20)
4. 시간 : 5시간 4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영각사 입구 이정표. 주변에 약간의 주차공간이 있다.
영각사 탐방지원센터
탐방지원센터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각표
지원센터를 출발하자 이내 눈길이 이어진다.
남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남령쪽은 출입금지 지역이다.
남덕유산으로 오르는 철계단
구름에 싸인 중봉
남덕유산 정상
정상에서 셀카
구름에 싸인 남덕유산 정상
서봉으로 가는 길
서봉을 오르는 계단
서봉 오름길에 본 상고대
서봉 정상
덕유교육원 갈림길 직전 헬기장
덕유교육원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이후 산길이 아주 부드러워 하산에 부담이 없다.
부드러운 산길을 내려서면 널직한 임도를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왔는데 덕유교육원이 아닌 영각교로 내려오게 되었다. 교육원으로 가는 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개울을 건너 산등성이를 하나 넘어야 한다. 덕분에 20여 분 정도 더 걸었다.
7 덕유산에서
1
남덕유의 조망보다는
장수덕유산의 평평한 꼭대기에 앉아 있고 싶었다.
살갗을 파고드는 바람이라도 함께 한다면
돌아서는 겨울의 옷자락이라도
아직 갈증이 풀리지 않는
마음에 두를 수 있을 것이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능파(稜派) 위에
살아 있는 덕유산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었다.
2
산길은 언제나
고요와 함께 열린다.
숲 속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하늘까지 솟구치는
고즈넉함은
앞서가는 아내의 발자욱마다
다뿍다뿍 피어나는데
한바탕 분탕질로
나뭇가지 사이를 점령해 버린 구름은
신비로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의 덕유산은 아니었다.
3
능선에 올라서
바람의 화살을 맞는다.
온몸 깊숙이 파고든 화살은
오래 묵은 그리움만 찔러놓더니
남령으로 향한 산줄기를 보듬고 달아난다.
언제나
산에서는
산 밖이 그립다.
세속의 묵은 찌꺼기들은
털어내야 한다는데
나는
산속에서 언제나
산 밖이 그립다.
그러나
정녕 그리움의 실체를 한 번도 깨닫지 못한다.
어쩌면 그것이
그리움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마음 속에서
살고 있는 그 무엇이
그리움이라고 홀로 단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봉(中峰)이라고 하는
뾰족한 암봉을 넘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그리움이라는 실체를 가늠하지도 못하면서
붙들고 있다.
황점을 향해 가랑이를 벌린
바람골의 은밀한 곳에서는
불쑥 자신의 실체를 드러낼건가.
그리움은
두꺼운 구름의 포충망에 사로잡힌
남덕유의 꼭대기만큼이나
열리지 않는다.
4
돌아서는 발자국 밑에서
짙은 구름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잔설(殘雪)에서
문득
세월의 뒷모습을 본다.
세상을 살아
반평생을 이어왔는데
어디에도 적어 놓을 이야기가 없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발자국만이 있을 뿐
누군가의 손아귀에 쥐어 줄 삶의 열매가 없다.
덕유산(德裕山)에서
덕(德)이 넘친다는 덕유산에서
나는
가난뱅이가 되고 만다.
아무 것도 내 놓을 것이 없는
부끄러운 가난뱅이가 된다.
5
산을 나서야 한다
들어서는 마음이 오히려 당당했던
부끄러운 발걸음으로
덕유산의 넉넉한 품을 나서야 한다.
눈물 하나 흘리지 못한 얼굴을
바람을 핑계 삼아 가리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삶은 늘 그렇게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라고
등을 토닥이는
큰 산을
나서야 한다.
산을 나서면
부끄러움도 사그리 잊을 발걸음으로
산을 나선다.
2010년 2월 22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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