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금산(경남 남해)
* 일자 : 2006. 4. 9일
* 인원 : 아내와 나
* 코스 : 상주 매표소 - 정상 - 매표소
* 시간 : 9 : 00 - 12 : 00
남해 금산 이야기
풋풋한 아침이다.
바람 자락의 끝에서 봄이 뚝뚝 떨어진다.
남해의 아침은
고요와 함께
열린다.
모텔의 창으로 내다보이는 바다가 흥얼거리는
쪽빛의 노래를 들으며
아내와 마주 앉아 빵을 먹는다.
상쾌함으로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상주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가슴 깊이 스며드는
상쾌한 아침 바람을 짓이기며 다가오는
주차비 징수원에게
4,000원을 지불하고도 다시
국립공원입장료 1,600원을 내고서야
등산로에 접어든다.
아무도 없는 등산로에는
친절히 아침인사로 맞아준 공단직원의
해맑은 웃음이 이어진다.
산길마다
아름다운 시구절이 발길을 잡고
졸졸거리는 냇물소리도
아침을 이야기하며
흥겨운 손짓을 남기고
남해바다로 내려간다.
거북샘에서
다리쉼을 하며
한 사발 물을 마시는데
한 무리의 산객들이 올라와
이내
고요가 흩어진다.
일련의 산객들이 앞서 가버리자
등산로에 다시 고요가 남는다.
우리는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세월에 눌린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에서 자신들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드리와 글이를 생각하며
우리의 백두대간 산행을 말하며
널널하게 오르면 된다.
참 희한하게도
이 굴 속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 굴을 통과하면
상상도 못할
금산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크고 작은 암봉들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
상사바위며,
대포바위며,
보리암이며,
단군성전이며(사이비 냄새가 물씬하다) 보고 다니다가
금산 정상에 섰다.
역시 거대한 바위 덩어리이다.
짙푸른 남해의 물결이 발길을 헤집는다.
발밑에 자리잡은 보리암 마당에
자동차가 서 있다.
이것은 너무 심하다. 700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에 자동차를 올려야 하겠는가.
보리암에는
3-400미터 떨어진 주차장에서
법당 앞까지 시멘트 포장을 한다고
시주를 받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속셈인지 모르겠다.
자동차로 올라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버스가 운행하고 있어서
숱한 사람들이 올라와
북적거리고 있는 것이 싫어서
서둘러 하산을 한다.
하산하는 길이 오직 한 곳이기에
온 길을 되돌아서 내려오는데
아무런 흥이 없다.
차를 몰아 돌아오는 마음이
다시 싱그럽다.
길가에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에
눈길을 자주 돌리는 아내는
연거푸 탄성을 지른다.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마음이
참
개운하고 말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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