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9 지리망산 산행기

힘날세상 2009. 7. 31. 14:04

9. 지리망산(경남 사량도)

 

* 일자 : 2006. 4. 8 일

* 인원 : 아내와 나

* 코스 : 내지선착장 - 지리산 - 달바위 - 가마봉 - 옥녀봉 - 금평항

* 시간 : 10 : 00 - 14 : 20

 

■ 산행수첩

 

1. 위치 : 경남 통영시 사량면

2. 교통 : 전주(05:40) - 장계 IC 진입 -대진고속도로 - 남해고속도로 - 사천 IC - 33번국도 - 부포 사거리 - 1016번 지방도 - 하일면 - 용암포(08: 20)

3. 배편 : 용암포 선착장(055-673-0529) 출발 07:00 09:30(내지항) 11:00 13:00 15:00 17:00

사량도 선착장(055-641-0529) 출발 07:50 09:50(내지항) 11:50 13:50 15:50 18:10

※ 사전에 전화로 문의를 하고 가야 한다. 일요일에는 조금 늦으면 정원이 초과되어 배를 탈 수 없다고 매표소 직원은 말하고 있다.

4. 요금 : 편도 3,500원, 승용차 도선료 13,000원

5. 산행 안내

진주 이북에서 진입할 시 통영의 가오치 선착장보다는 고성의 용암포 선착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용암포에서 9시 30분 배를 타면 사량도 내지선착장으로 가는데 시간도 15분이면 되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등산을 시작하여 금평항으로 하산할 수 있다.

금평항으로 가면 시간도 40분이 걸리며 편의상 돈지까지 1600원을 내고 버스를 타고 가서 등산을 시작해야 하므로 번거롭다. 내지에서 등산로는 두 곳인데 하나는 배에서 내린 후 오른쪽으로 600미터쯤 걸어가서 올라가는 등산로와 왼쪽으로 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등산로가 있는데 초등학교에서 올라가면 능선의 중간 정도 되는 곳으로 올라가게 된다. 돈지에서 오르든 내지에서 오르든 등산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능선에서 만나게 된다.

산행 시간은 대략 4 -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우회로가 있지만 웬만하면 이용하지 말고 소위 ‘위험등산로’ 를 따라가기를 권한다. 별로 위험하지도 않으면서 시원한 조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가마봉을 지나 옥녀봉으로 가는 약 10여 미터의 직벽을 밧줄을 타고 가야하는 곳은 사람이 밀려 있을 경우 우회를 하는 것이 좋다. 밧줄을 타고 올라가자마자 다시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기다릴 필요가 없는 곳이다. 그러나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스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용암포에서 9시 30분 배를 타고 내지로 들어섰을 경우 나오는 배는 3시 50분 배를 타는 것이 적당하다. 이때는 시간 여유가 많기 때문에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바위 능선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욕심을 낼 경우 1시 50분 배도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우회로를 이용하고 눈요기를 포기하여야 할 것이다. 나는 중간 정도의 속도로 산행을 했는데 수직 직벽에서 사람이 밀려 약 20분 정도 소요를 하였고 봉우리마다 주저 앉아 남해의 푸른 물결에 눈을 주었지만 금평항에 2시 20분에 도착하였다.

 

 

통영 앞바다에서 살아 있는

지리망산 이야기

 

 

4월 8일

새벽 6시에 집을 나서

경남 고성군 하일면 용암포 선착장에 도착하니

8시 20분.

선착장에는 적막만이 감돌고

배는 9시 30분인지라

주차비 받는 할아버지만 비스듬한 햇살아래 서성이고

9시 30분 배는

사량도 내지항으로 가는 배라서

출항한지 15분만에

내지항에 우리를 내려 놓고 달아나버리고

 

그렇게 시작한 지리망산의 들머리

바다만 푸르게 몸부림하고 있었는데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어서

지리망산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거들먹거린다는데

해무에 젖어

지리산이고

통영의 나폴리이고

그냥 희미하게 물러서 있고

 

 

능선에 붙어 보니

바람은 꼬리를 세우고

바다를 거슬러 오는데

햇살만 화들짝 놀라 진달래를 피운다.

 

이제 막 봄이 돋아나는

능선은

돈지항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

닭벼슬 같은 등성이를 이루어

지리산(398M)으로 솟아오르는데

바다와

바닷바람과

건너편 아랫섬의 칠현산은

한편의 이야기를 엮어내느라

제법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이제야 지리산의 정상에 선다.

지나온 등성이와

밟아가야 할 마루금을 합하여

세월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로 가슴을 열고 바람이 들어선다.

 

 

 

험한 길이라고

돌아가야 한다며 키우는 목소리쯤은 뒤로 흘리며

삐죽거리는 바위길 두 팔로 보듬고

행여 도망가지 못하게 밧줄까지 묶어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

달바위라는 이름표 하나 내걸고

그저 벌거벗은 몸뚱아리로

서 있어도

육지에서 담아온 너털웃음

곱게곱게 분칠한 아낙들의 가녀린 목소리를

껴안아

비좁은 꼭대기를

이리저리 나누어 놓더니

빼곡하게 주저 앉은 사람들과 함께

점심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사량도에는 바람이 산다.

사량도 지리산에는 햇살과 함께

애틋한 이야기도 만들어진다.

어깨를 맞닿을 듯이

들이미는 옥녀봉

비뚤어진 아버지의 흉악한 손길을 피하려 했던

마음속이 말간 옥녀의 발걸음이라는데

저렇게 험하고

수직으로 깎아 세운 낭떠러지는

행여 못된 애비가 쫓아 올 것을 두려워한

가슴앓이던가

피어린 눈물이던가

비라도 내릴라치면

빗물을 머금어

진달래 한 무리를 피우고

봄날 짓이겨진 마음을 달래기나 할까.

쇳덩어리 이름표도 싫고

돌덩이 이름표는 더 싫어

볼품없는 돌무덤에

초라한 나무 명패 하나 달고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 붙잡아

능선 따라 이어온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란다.

평화롭게 내려다보이는

금평항 바닷바람에

산행길 내내 이어온 시간들을 살살 행궈

별로 진하지도 않은 막걸리 잔에 담아

사량도에 빠져

지리망산에 팔려

나 같은 것쯤이야 생각도 없이

산등성이 밟아만 간

아내와 나누어 마셔보는데

소리도 없이 다가선

옥녀봉이 빙그레 웃는다.

지리망산이

바닷바람을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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