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8!
산소에 가서
부모님들 곁에서
해를 넘긴다.
아름답게 세상을 색칠하는 일몰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지만
어머니는 참 고운 얼굴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세상을 내려놓고
보일락말락한 미소 하나를 가지고
하나님께 가셨다.
건강하게 잘 살고 있쟈?
아이들도 잘 크고?
캄캄한데 뭣하러 와.
늘 우리를 걱정하시는 부모님이시다.
고마운 부모님이시다.
오늘 해를 넘기면서
그 미소를 다시 한 번 반추한다.
아내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린다.
뭐라고 기도드렸어?
그런 거 물어보는게 아냐.
그래서 난 묻지 않았다.
그 내용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자기만 빼놓은
가족들의 축복을 빌었을 게 뻔하다.
가는 해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서둘러
등을 돌렸다.
돌아보니
잘한 것보다
잘못한 것뿐이다.
누가 나를 들여다 볼까봐 부끄럽다.
장인,장모님 산소로 갔는데
두 분은 이렇게 고운 얼굴로 맞아 주신다.
추운데 뭣하러 와. 날도 어두운데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도 외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살면서
이제서야 부모님들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자식들을 기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해를 넘기면서
부모님 곁에서 해를 넘기면서
이것이 진정한 해넘이라는 생각을 한다.
늘 감사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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