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438 차 대둔산(878m) 산행기

힘날세상 2018. 10. 23. 10:34

제 438 차 대둔산(878m) 산행기

1. 일자 : 2018. 10. 20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수락계곡 주차장(08:20) - 수락폭포(09:00) - 상천암 갈림길(09:30) -  마천대(10:45 - 11:40) - 허각봉(829m 12:15) - 깔딱재(13:08) - 수락재(13:49) -  수락계곡 주차장(14:10)

4. 거리 & 시간 : 8.92km  5시간 50분

5. 산행 지도





6. 산행 수첩

* 들머리 수락 주차장은 초대형 무료 주차장이다. 예전에는 주차비를 받았었는데 지금음 무료이다.

* 갈림길 마다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산행에 어려움은 없는데 석천암 갈림길에서 석천암을 거쳐 석천암 뒤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 표지가 떨어져 있었고, 마천대에서 서각봉으로 가는 능선은 전북과 충남의 경계인 까닭에 표지판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서각봉으로 가는 길은 금남정맥이기도 한데 이정표를 잘 확인하지 못하면 엉뚱한 수락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아주 주의해야 한다. 갈림길이 있거나 아무런 표지가 없는 길이 나오면 무조건 왼쪽 능선을 따라야 한다.

* 서각봉은 예전에는 허둥봉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서각봉으로 바뀌었나 보다.

* 깔딱재, 수락재에는 내려가는 길에 이정표가 있어서 어려움은 없다. 단, 깔딱재는 5거리인데 이곳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정표 있는 곳에서 수락재 방향으로 약 10미터 정도 가다가 갈라진다.






7. 산길을 걸으며



단풍철이다.

괴산의 악휘봉, 마분봉을 오른 다음

수안보에서 하루 자고

포암산, 만수산을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수안보 호텔을 예약하려고 했었는데

느닷없이 밀려든 미세먼지의 공습에

주말 산행에 대한 자신이 없어졌다.

호텔 예약을 못하고 나서

나는 거창의 감악산 꼭대기의 차박과

월여산을 머릿 속에 그리기도 했으나

정말 어느 순간

나를 파고 들어온 것은 대둔산이었다.


금요일 오후에 수락 주차장으로 가서

차박을 한 다음

이른 아침에 올라야 수없이 몰려 올 인파에 묻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으나

그냥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왜그럴까.

장거리 운전하는 것이 싫을 때가 있다.

괴산이나

거창의 산들에 등을 돌린 것도

어쩌면

장거리 운전이 싫었던 탓이었을까. 


걸음을 걷는 동안

대둔산은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냥 울긋불긋 나뭇잎새들을 물들이고 있었고

하늘은 그런대로 파랬다는 정도일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그 만큼의 의미의 깊이를 갖는 것이고 보면

올가을 나는 아직 단풍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우리집 거실에서 30년 넘게 동고동락하고 있는

단풍나무가 피어 올릴

그 화사한 잎파리를 그리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 보여 주었던

그 황홀한 춤사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침 8시를 막 넘긴 시간

수락 주차장은 의외로 텅 비어 있었다.

도대체 단풍객들이 다 어디로 갔단는 것인가.




수락계곡을 들어서는 길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비스듬이 내려 앉는 아침 햇살이

우리의 걸음을 세고 있을 뿐

대둔산은

아무 것도 보듬지 못하고 있었다.




햇볕은

마술사인가

나름대로 멋을 부렸다고 내어 놓은

단풍나무 잎사귀를 들어

이렇게

가을 이야기를 올려 놓고 있다.

 


주차장에 세워 놓은

탐방로 안내도.

그러나 이것을 믿어서는 안될 것이

내가 빨간색으로 그려 놓은 등산로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만약에 누군가가 마천대에서 안심대로 가려는 생각을 했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 것인가.

마천대에서 서각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없다고 보았을 것이므로

석천암 삼거리까지 내려왔다가

안심사로 가는 길을 찾았을 것이 아닌가.

정확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 낫다.





충청도 쪽에 세워 놓은 안내도라고 해도

서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표기해 두어야 하지 않았을까.

산에 들어설 때

여러 명의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상한 안내도에 당하지 않으려는 까닭이다.

사실 오늘도

마천대에서 서각봉(예전에는 허둥봉이라고 하였는데 언제 이름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르로 가는 능선을 놓치고

산허리로 이어지는 산죽을 헤치고 걸었다.

능선길은 금남정맥이기도 하지만

전북과 충남의 경계인 까닭에

전북의 안내판이 따로 있고

충남의 안내판이 따로 있는 것이다.

물론 충남의 안내판이 주류를 이루지만 말이다.

마천대 아래에서

안심사 방향 안내표지가 있지만

막상 능선을 가야하는 지점에

수락주차장 표지가 자리잡고 있어서

능선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지난 번에도 잘못 들어

한참을 내려가다가 되돌아 온 적도 있었다. 






별로 믿고싶지 않지만

그냥 찍어 봤다.

나는 선답자들의 걸음을 믿고

그들이 남긴 GPS기록을 믿는다.




승전탑을 지나 만나는


대둔산이 바위산일 탓에

비가 내린 직후가 아니면

웬만해선 폭포가 힘을 발하지 못한다.




수락폭포로 가는 길은

가을이 가득 내려 앉았다.


이곳은 수락폭포를 거치지 않고

석천암으로 바로 올라

낙조대로 오르는 갈림길이다.

개인적으로 이 길을 좋아하여

오늘도 석천암을 거쳐 이길을 따라 낙조대로 오르려고 했었다.





수락폭포로 가는 길

아침의 고요가 넘실거리고 있다가

우리의 걸음에 놀라 흩어진다.




이렇게 생긴 돌길을 걸으며

가을이 익어가고 있음을 본다.

가을은

이미 한창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락폭포

비가 오고 난 후

이 친구의 진면목을 한 번 만나봐야겠다.




수락폭포 옆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른다.

이 계단을 오르다가

구름다리로 가는 길도 만나고

군지능선을 오르는 길도 만나고

석천암으로 오르는 길도 만난다.




게단을 오르다가 왼쪽으로 바라본

꼬깔바위



 

이곳에서 직진은 군지능선길이고

좌측은 계곡을 따라 석천암으로 오르는 길이다.




낙조대 방향이 석천암으로 오르는 길이다.

미련 없이 왼쪽길로 간다.



 






석천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이렇게 아담한 폭포들이 이어지고

제법 으시시한 협곡을 지나게 된다.



석천암 삼거리에서

아내는 왼쪽 석천암으로 들어서는 길을 버리고

군지능선을 따라 오른다.

아내를 불러 세우려다가

그래, 군지능선의 바윗길도 한 번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약간의 갈등을 할 겨를도 없이

앞서가는 아내를 따른다.



길가에 주저 않아 있는 단풍이 애처롭다.

왜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이 아이가 무리를 지어 있었더라면

온갖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홀로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이는 것이다.

사람이나 나무나

모여 있어야 힘을 발하는 것이다.



조망바위에 올라

바라본 가야한 능선의 암봉


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석천암 능선.

사실 저 석천암 능선에서 바라보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암릉이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석천암 낙조대 능선을 좋아한다.




군지능선 최고의 전망대



위 지점에서 바라본 바랑산, 월성산




위 지점에서 파노라마로 찍어본 모습



마천대도 보인다.



파노라마로 찍어본 마천대 능선






마천대로 오르는 산길



마천대 개척탑이 보인다.



누군가가 쌓아놓은 돌탑

이것을 탑이라고 할 수 있을까마는

마음을 모아 쌓아놓았으니

간절한 소망을 담아 두었을 터이니

돌탑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대둔산 정상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해 놓았을까.

무엇을 개척했다는 것인가.

아름다운 산에

이런 쇳조각을 세워 놓아야 했다는 말인가.

얼마나 흉물스러운가

지자체에서

너나할 것없이

거대한 정상석을 세우고 있는데

아주 못마땅하다.

정상석은

산의 높이나 규모에 어울려야 한다.

산은 낮은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정상석을 세워 놓고

그것도 모자라

붉디붉은 글씨로 산이름을 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이겠지만

나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어떤 산은

정상석이 두 개인 곳도 있다.

도나 군의 경계인 봉우리가 그렇다.

지자체마다

자기네 산이라고 경쟁하듯이 세워 놓는다.




정상에서 바라본 단풍

구름다리 방향



정상에서 바라본 단풍

안심사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방향.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천등산이다.


완주군은 하루 빨리 이 흉물스러운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아온 이정표는 충남에서 세운 것이고

이런 형태는 완주군에서 세워 놓은 것이다.

전북 방향인 안심사와 옥계천만 써놓았다.

물론 이 앞에는

충남에서ㅕ 수락 주차장 방향만 서놓은 이정표가 또 있다.



마천대 아래에 있는 바위


마천대 옆 봉우리에서 바라본 마천대


위 지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조망을 즐긴다.

앞에 보이는 바위는 서각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능선이고

그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천등산이다.




서각봉으로 가기 위해

마천대 아래에 있는 안심사 이정표를 따라 간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다.

서각봉으로 가는 길은

수락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얽혀 있는데도

수락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대한 이정표로 인해 자칫하면 놓칠 수가 있다.

갈림길이 있다면

무조건 왼쪽길을 택해야 한다.

아내 뒤를 따라가다가 보니

이미 능선에서 벗어나

수락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이정표에 안심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어서 그길로 들어섰는데

산죽으로 뒤덮혀 있는 길이 이어진다.

만약에

산행 경험이 없는 분들은

딱 길을 놓치기 십상이다.

산죽을 헤치고 한참을 진행하여

금남정맥 능선을 만나기는 했지만

대둔산 산행을 나선다면

특히 서각봉이나 안심사 방향의 금남정맥을 따르는 산행을 하려한다면

아주 조심할 일이다.

자칫 능선을 놓치고 수락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실수를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능선을 물들이고 있는 샛노란 나무를 즐기며 걷는다.



서각봉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분명히 허둥봉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하여튼 이곳에서의 조망은 참 좋다.

손에 잡힐 듯한 천등산, 바랑산, 월성봉

그리고 멀리 운장산, 연석산, 종남산

발 아래 안심사까지

눈이 호강을 한다.





서각봉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



서각봉에 세워 놓은 이정표.

이곳에서 남릉을 따라 옥계천으로 내려서는 길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서각봉 아래로 이어지는 암릉을 따르면 옥계천으로 내려설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수락주차장 아래 전원마을에서

북릉을 거슬러 낙조대로 올라

마천대, 서각봉을 지나

남릉을 따라 옥계천으로 내리는 산줄기도 걸어볼만 할 것같다.



옥계천으로 내려가는 남릉.


짜개봉과 거기에서 이어지는 능선



바랑산과 월성봉(좌), 수락저수지도 보인다.

오른쪽은 석천암 뒤 독수리봉




깔딱재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산줄기에 내려 앉는 가을

아름답다는 느낌보다는

선명하고 뚜렷하게 가을을 그리고 있었다.



깔딱재의 이정표


깔딱재의 국가 지정번호  표지판

이곳은 오거리이다.

이정표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세 곳의 방향만 표시되어 있다.

표시되어 있지 않는 방향은

우리가 내려온 서각봉 방향과

수락재를 거치지 않고 수락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수락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은

일단 수락재 방향(이정표에는 수락주차장이라고 표시)으로 10여미터 가면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안심사로 내려서는 길은 조금 넓은 공터 끝으로 가면

커다란 나무가 길을 막고 쓰러져 있는데

그 뒤로 길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깔딱재를 지나 수락재로 가다가

짜개봉과 수락재로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게 된다.

예전에 확인한 바로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었다.

그러나

국가지점번호 표지판을 지나고나서

낮으막한 봉우리 직전에 길이 둘로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좌측길은 봉우리를 돌아가는 길이고

직진길은 봉우리를 넘어서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봉우리를 돌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로 가게 되어

그긋에서 우측길을 택하여 수락재로 가게 되고

직진하면 봉우리를 넘어 바로 수락재로 가게 된다.

그러니까

어느 길로 가든 수락재로 내려서게 되는 것이다.



이정표가 있는 공터를 지나고



국가지점번호 표지판을 지나게 되면



의자 둘이 있는 수락재에 이르게 된다.

직진은 월성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능선이고

오른쪽은 수락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수락재의 이정표


수락주차장에서 올라와

월성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지점의 이정표



수락주차장으로 가는 길

우마차 길 수준이다.



승전교로 내려서게 된다.



승전교



우리가 내려온 길



아침에 올라갔던 수락폭포 방향


 

이제 슬슬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주차장 직전에서 바라본 월성봉



단풍철인데도

의외로 산객들이 보이지 않고

주차장도 텅텅 비어 있었다.

아마도

산꾼들은 아직 단풍철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행락객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는 완주군 방면으로 몰려갔나보다.


2018. 10. 20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