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유럽 여행기

23 체코 6 - 체스키크룸로프, 피세크

힘날세상 2018. 10. 12. 10:38

23 체코 6 - 체스키크룸로프, 피세크

2018. 07. 29. 일요일



체스키 크룸로프Ceský Krumlov

중세와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는 카메라 렌즈 속에 가장 아름답게 담기는 동화 속 마을이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체코를 넘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체코에서는 프라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고 드라마, 영화, CF, 뮤직 비디오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체코어로 ‘체코의 오솔길’이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 마을 곳곳에 있으며, 마을을 끼고 휘어져 흐르는 블타바 강에서는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레프팅을 즐길 수도 있다.   <출처 DAUM 백과>









성 아래 마을에서

우리가 돌아다닌 코스를 빨간 선으로 표시해 보았다.


위 사진은 구글 지도에서 받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주차장에 세워 놓은 안내판이다.




도시의 건물들을 볼 것이냐



자연의 아름다움에 젖어 볼 것이냐를 놓고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사실 잔인한 일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낯섦에서 살아나는 것이라면

어디를 선택하라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럽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우리와는 전혀 다른 건물이나

사람들의 사는 모습 등

낯선 환경에 얼마나 감동했던가.

끝없이 이어지는 들녘에

넋을 잃고 찬사를 보냈던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어쨌든

체스키크룸로프는

도시로만 돌아다니며 약간은 답답했던 마음을

확 풀어 주었다.








대형 버스 주차장에서 바라본 하늘.

 

주차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약간의 오르막길을 걷는다.

가이드는 과장을 하였으나

경사가 심하지도 않았고

그늘이었고

300 미터 정도되는 걷기 좋은 길이었다.




체스키크룸로프 성 입구에 세워 놓은 성 안내도




성 안에 있는 정원도 이렇게 안내하고 있다.




성으로 들어사자마자 만나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성 아래 마을



한 가지 색으로 된 지붕이

눈길을 확 잡아당긴다.




이렇게 숲에 둘러 싸인 마을도 참 보기 좋다




망또 다리 위에서





유럽의 건물들은 벽면에 붙어 있는 장식이 참 아름답다.




성 내부의 모습


어디서 왔는지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성 아래에 있는 마을로 내려왔다.

패키지 여행은 이것이 문제다.

성 안에서 이러저리 거닐면서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이끄는 발길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다 좋은데

여유가 없는 것이 패키지 여행이다.




집합 장소인 천주교 성당으로 가는 길


성에서 내려와

잠깐의 자유시간을 얻었고

그때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가 만난 참 이쁜 가게



체스키크룸로프 마을의 골목

자유여행객들은 이곳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건만





최대한 아름다운 마을을 둘러 본다.

강물에 내려 앉는 햇살이 참 아름다웠다.




다시 올려다 본 체스키크룸로프 성




성 아래 마을은 정말정말 아름다웠다.


유난히도 꽃이 많았는데




이 골목은 정말 가슴을 후벼팠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걸었을까.

아니

중세의 어느 날

이곳에서

이 골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앞서가는 처녀의 걸음을 따라

설레는 마음으로 뒤따르던 총각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곡선의 아름다움에 젖어 있다가

프라하의 골목이

문득 다가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전주시 다가공원 아래 동네의 골목과

완산동 용머리 고개의 골목들이

자꾸만 오버랩되었다.




골목이 좋았고

골목에 서 있는 젊은이들이 부러웠지만

낯섦이 주는 즐거움을 실컷 누려 보았다.




이렇게 이쁜 가게 입구를 보다가

스페인 남부 미하스의 하얀 골목길에 빠져 들었다.



스페인 미하스의 골목(2016년)


천주교 성당 광장




성당 광장에 있는 탑.

꼭대기에는 마리아상을 올려 놓았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가기 전에

최대한 돌아다니며 골목구경을 한다.

떠나야 하는 아쉬움에

걸음을 아껴가며 걸어보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다.





성 아래 마을에서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 여길 통과해야 하는데

여기는 처음에 성안으로 들어가 지나갔던 망도 다리이다.

이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이 동화처럼 아름다웠던 곳이다.




이제 숙소로 가는 길이다.

오늘의 숙소는 체스키크롬로프에서 프라하 방향으로 버스로 1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곳에 위치한

피세크(Pisek)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Hotel City Pisek이다.


피세크(체코어: Písek, 독일어: Pisek)

 체코 남 보헤미아주에 위치한 도시로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130km 떨어진 오타바강(江)변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63.22km2, 해발 378m, 인구는 약 3만명(2005년 기준), 인구 밀도는 471명/km2이라고 한다.피세크라는 이름은 체코어로 "모래"를 뜻한다고 한다.

주변에 농 ·축산물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섬유 ·전기(電機) ·기계 ·목재가공 ·식품가공 산업이 발달해 있고, 유명한 하모니카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한다. 70m의 첨탑이 있는 고딕양식의 천주교 성당, 왕궁 유적(13세기), 오타바강에 놓인 돌다리 등 관광자원이 많은 휴양 ·오락도시이며, 임업기술 ·농업기술 ·간호 ·기계공업 등의 각종 전문고등학교가 있다고 한다. 



                

                                                              피세크 시 문양              피세크 시 깃발



구글지도에서 퍼옴

Hotel City Pisek라고 써 있는

네모난 부분이 커다란 광장이다.

왼쪽 윗부분에 있는 다리를 저녁에 산책했는데

강바람과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중앙 아래쪽에 있는 천주교 성당도 마음을 쫘악 끌어 당겼다.






피세크의 거리

도대체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다.



오늘의 숙소

Hotel City Pisek



배정된 방은 최적이었다.

내려다 보이는 OTAVA 강이 아름다웠고

창문도 두 개나 있어

바람도 시원했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본 풍경.

조용히 흐르는 오타바강이 자꾸만 손짓을 하여

식사 후에 산책을 나갔다.



오타바강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오가는 사람들이 없다.




Pisek Stone Bridge

돌다리가 아주 운치가 있었는데

다리 앞에 있는 나무 구조물이 어떤 용도인지 궁금했다.

이것은 프라하의 카를교에도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고기를 잡는 용도일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북쪽에서 내려온 빙하 조각이 직접 다리에 부딛쳐 파손되는걸 막기위한것이라고 한다






석교 위에 새워 놓은 조각상들.

프라하의 카를교 위에 있던 조각상이 생각났다.




석교 위에서 바라본 오타바강




되돌아 본 석교

영화를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치가 있었다.

나중에 들었는데

이 다리가 아주 관광명소로 꼽히는 유명한 다리라고 한다.




석교의 모습


석교를 건너 바라본 모습.

이 건물은 구글지도로 확인해 보니 실업상담소이다.


석교 건너편 시가지의 모습

이때가 밤 9시 정도 되었는데

지역 특성상 아직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는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다.

호텔로 돌아가며 본 석교

이 다리는 프라하의 카를교처럼 사람만 통행할 뿐 차량은 통행할 수 없다고 한다.

여러가지로 카를교와 닮았다.


다리 한 쪽에 서 있는 각종 시설에 대한 안내표지


다리를 건너와 실업 상담소 앞 벤치에서 바라본 오타바 강 건너편의 모습



호텔로 돌아가다가 만난 공원

적막과 고요만 가득하다.

아침에 나와보고 싶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다시 돌아온 호텔

호텔로 들어가기가 싫어 이길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호텔 앞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좌측을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 보인다.

천주교 대성당이다.

그동안 많은 성당을 보았지만

이렇게 마음을 끌어들이는 성당은 없었다.



"

하얗게 빛을 발하는 성당 앞에서

나는 넋을 잃었다.

그 하얀 빛에 빠졌다가

검푸른 하늘에

깊이 깊이 매몰되어버렸다.

어쩌면 신의 세계일까.

천국은 흰 빛일까.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다.

외경(畏敬)!

그랬다.

나는 두려움 속에서 일어나는 존경심을 보았다.

"



당시 그 자리에서 메모했던 내용이다.

성당 앞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오직 이 한장만 남기고 다 버렸다.

그 당시 마음에 각인되었던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당이 안겨준 감동을 갈무리하고

호텔 부근에 있는 광장으로 돌아왔다.

낮에 보았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라고 하기에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을 흔들어대었다.


영국의 희곡 작가

톰존스가 쓴 철부지들( The Fantastics)라는 작품을

대학 2학년 때 공연한 적이 있었다.

그 작품에 

"밤엔 정말 멋있더니 낮에 보니 우스워"라는 대사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젊은이들이

자기들이 생각하는 바가 옳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밤은 가공되고 꾸며진 것들인데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젊은이들은

부모의 가르침보다는

자기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중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어쨌든

밤이 낮보다 아름다운 것은

가공의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피세크의 밤은 깊어갔으나

내 마음에 담긴 피세크와

피세크의 석교와

피세크의 천주교 성당은

평생 담아 두고 싶은 시간이었고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2018.07. 30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