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아들, 동유럽 여름에 가면 더워죽냐? "
"그렇게 덥지 않아요. 습도가 없어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해요."
여행에 관해선 신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아들 말을 따라 동유럽으로 가는거야.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하여 자유여행은 힘들것 같았어.
인터넷 폭풍 검색하여 본 결과
노랑풍선 상품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고.
아내 60번째 생일을 위한 여행의 문을 열게 되었지.
예약하자마자 돈부터 내라고 하더라고.
9박 11일에1인당 239만원.
둘이 합하여 예약금으로 50만원 보냈지.
내가 여행사라고 해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
일단 예약금을 받아야지.
우리가 하찮은 집 같은 것을 사고 팔 때도
소위 계약금을 주고 받잖아.
예약금 보내고 나서도 무덤덤했지.
왜냐고?
따라만 다니면 되는 패키지잖아.
출발일 열흘 전에 잔금 입금하고도 역시 무덤덤.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하더라고.
지난 겨울 대만 자유 여행 때는
비행기표 구입할 때부터 긴장모드였는데.
패키지는 그저 아무 생각도 없더라고.
출발 전 날 오후에 대충 옷 몇 벌 넣고
캐리어 지퍼 닫았지.
아내는 어땠냐고?
마찬가지였지.
딱 한 가지 준비한 것은
여권 만기 확인하고,
전주 ㅡ 인천공항 리무진 표 예매한 것이 전부야.
패키지 여행은 이런 것이더라고.
아, 한가지 한게 더 있었지.
항공편 웹체크인.
참 어이가 없더라고.
그걸 왜 하라는거야.그냥 자기들이 판단해서 좌석 배정해 주면 되는거 아냐.
근데 늙은이들은 어쩔 수 없어.
실컷 좋은 자리로 지정하고 마쳤는데
체크인 완료했다며
요새 회장님 때문에 유명해진 항공사에서
모바일탑승권을 보내왔는데
처음 지정된 번호 그대로 인거야.
인터넷도 늙은이라고 차별하는가?
아무래도 우리 늙은이들도 광화문으로 모여야 할까봐.
인터넷은 늙은이들을 차별하지 말라.
두 주먹 불끈 쥐고 소리쳐야 할까봐.
여러 사람이 동시에 덤비니까 손이 느린 어른들이 불리한거지. 이건 정말 기울어진 운동장이야.
아들의 위로가 없었다면 동유럽이 아니라 광화문으로 나혼자라도갔을 거야.
왜 광화문으로 가느냐고?
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그런데 이게 웃겨.
오발이 명중이라고
비행기에 타고보니 처음부터 배정된 자리가 2층이었고 둘 다 복도측 좌석이지 않겠어.
내가 그래도 세상 살면서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안하고 살았거든.
그래서 하늘이 도와준 걸 거야.
타고 내릴 때 편하지,
자리도 조금 넓지. 회장실 가깝지.
정말 최고더라고.
앞으로 A380타면 무조건 2층으로
갈거야.
환전을 해야겠더라고.
얼마를 할까.
일단 가이드비 110유로*2 220유로
선택관광?
총합이 260*2 520유로
그렇다면 최하 740유로가 필요하네?
선택관광이 문제로구나.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인솔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
그래서 두 가지만 하기로하니
안해(나는 늘 이렇게 부른다)랑 합해서 240 유로.
460 유로가 있어야 하고.
난 여행가면 물건은 안사니까 물값 등으로
140 유로.
총합이 600 유로를 환전했다.
물값이 140 유로나 되냐고?
아니. 물은 버스기사 한테 500 밀리짜리
1병에 1유로에 사먹으면 되니까 1인당 하루 4병씩 마신다고 가정하면
4*10 일 이먼 40병이니까
40 유로면 되는 되는 거지.
그럼 100 유로는 왜 바꾸는건데?
그거야 손자들 선물 사주려는 거지.
그렇게 출발 날짜가 다가왔고
우리는 동유럽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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