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만 자유 여행기

[60대 부부 9박 10일 대만 자유 여행기] 18 타이중 - 시터우 삼림교육원에서 놀다

힘날세상 2018. 2. 10. 23:20


2018. 01. 25



9시 30분에 시터우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머릿속에 돌아가는 버스 대기표에 대한 압박감이
쿵쾅쿵쾅 짓밟고 다닌다.
어떻게 하지?
일일티켓을 보여주면 될까
그냥 기차표 살 때처럼 시간 말하면 되지 않을까?
불안감이 긴장감을 넘어서는게 문제다.






터미널로 들어가 버스 시각표를 찍고 돌아서는데
멋쟁이 여자분이 화사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누굴까.
지금 나에게 추파를 던지는겨?
안해가 이렇게 곁을 지키고 있는데도?

영어로 쏘아댄다.
너 타이중으로 돌아갈거지?
그래.
난 이때까지도 이 여자가 왜 이럴까? 하는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중요한 정보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파이뚜이하오? 대기표 말이죠?
이건 내가 아는 중국어가 아니라
어제 딸한테 물어본 것이다.
그랬더니 니후이쑤워 종궈화마?
하길래
못한다고 하고
몇 시에 돌아갈거냐고 묻길래
16시 20분이라고 했더니.
자기가 매표소 직원하고 작당하더니
16시 20분 번호표 2장을 받아준다.

망우삼림을 물어보니
절대 가지마라고 한다.
그리고 버스도 지금 없다고 한다.
그러면 일찍 돌아가는 버스로 바꿔야지.
창구 아주머니에게
스스디엔 알스펀 커이마?
14시 20분 거는요?
했더니
메이여우 없어요.
하더니 밖으로 나와 통역어플을 보여주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
그래서
스산디엔 알스펀? 13시 20분은요?
커이커이

30, 31번을 받았다.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사진도 못 찍었다.



꼭 기억하자!!!

뭐?

대기표 받야야 한다는 것!!!!

나 분명히 말했어.





이제 시터우 삼림공원으로 간다.




입구에서
1일권을 내밀었더니
들여보내준다.
입장권이 165원이다.
65세 아상은 무료입장이다.
검표하는 분 표정이
65세 안되었다고 억울해하지말고
여기 개념도나 한장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개념도는
나중에 보니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이것은 입구에 세워 놓은 안내판을 찍어온 거야.
오늘 걸을 코스는
입구ㅡ대학지ㅡ공중주랑ㅡ신목ㅡ입구로 돌아오는 거야.
내가 지도에 빨간 선으로 그려 놓았지.

이 지도에서 점선으로 되어 있는 길은

숲 길이고

회색 실선으로 그려진 부분은

포장도로야.

전기차도 운행하더라고.



입구 매점에서 물 한 병 사고 보니
노인분들이 도로를 따르지 않고 샛길로 빠진다.

분명 이정표에는 대학지는 도로를 따라가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말야.

30년 산행경험에서 단련한
느낌이 팍 솟구친다.
어? 이분들은 여길 손바닥 보는것 같을텐데 이리가네?
그렇다면 이길은 포장도로는 아니라는 거잖아.
옆에 안내도가 있어서 보니 내가 가려는 대학지 방향 산책길이다.
안내도를 촬영하고 샛길로 간다.
바로 아래 사진의 계단을 내려가는 길로간다.




숲은 숲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숲이다.
숲속에서 살아있고
내 안에서 살아있고
우리 안에 살아 있으며
그 숲을 걷는 사람들도
그 숲에서 살아있다.

30년 넘게 산에 다니면서
산은 정직하다는 것을 알았다.
힘들게 올라간 산일수록
오른 후의 쾌감이 더하고
걷는 걸음이 즐거워야
걷고 난 후의 즐거움이 더하다.
무리를 지어 떠들썩하게 오르는 것보다는
홀로 걷는 걸음이 훨씬 야무지다.
그래서 출발은 같이하되
걷는 것은 혼자 걸어
꼭대기에서 얼굴 한 번 보고
내려와 산 아래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산행
이것이 내가 산행하는 방식이다.
아내와 같이
전국의 수 많은 산을 올랐지만
나는 조금 떨어져
아내의 발걸음을 따른다.

앞에서 손을 잡고 걷는
노부부를 보니
참 정답고 아름답다.
조그만한 나무등걸에 앉아
다리쉼을 하며
할머니는 할아버지 손을 꼭 쥐고 있다.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저래야 되는데.
나는 안다.
저분들은 잘 손질해놓은
도로를 따라
이곳 대학지까지 왔을 것이고
여기에서 오늘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 설 것이다.

말이 통한다면
앉아서 몇 가지 물어보고 싶다.
그래서 겨우 한다는 말이
하오칸 보기좋아요. 하니
주름진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대학지는 연못이다.
사실 이곳은 대만대학교 실습림이다
그래서 붙인 이름일게다.
연못 위에 걸려있는 대나무 다리를 건너니 포장도로이고 이정표가 있다.
공중주랑으로 가기 위해
공중주랑과 반대로 간다.
우리는 포장도로를 따르지 않고
중간에서 산길을 따르려는 까닭이다.
입구에서 찍어온 안내도를 보고 내린 판단이다.
도로를 따라가니 왼쪽으로 휴게소가 있고 (지도상 A지점)

그옆에 숲으로 들어서는 길이 있다.
미련없이 그길로 들어간다.




들어서자마자 이런 나무다리를 만났다면 잘 들어선 것이다.
나무다리 밑으로 걸어도 된다



이후 산길은 계속 오르막이다. 얼마후 갈림길이다. (지도상 B지점)

그런데 공중주랑에 대한 안내는 없다.
입구에서 찍어온 안내도 사진을 보니
느낌으로는 죄측으로 올라가야 할 것같다.

마침 한 분이 오길래
사진을 보여주며
공중주랑 가는 길을 물어보려는데
공중주랑을 뭐라 읽어야 하는지 몰라
망설이다가
워쌍취 나는 가고싶어요
여기까지말하고 손으로 공중주랑 위치를 짚었다.


..... 썅취....... 좌피엔......
굉장히 길게 설명했는데
딱 이 두단어만 들렸다.
이건 올라가다가 좌회전하라는 건가?

에라 모르겠다.
가자.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하는 이유는 출구는 하나고(엄밀히 말하면 저 아래 또하나의 출입구가 있지만 버스를 타고 오면 2출입구만 이용하게 되어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곳을 못간다고 해도 출구로 나갈 수는 있을 것이고 그것도 못찾으면 온길을 되돌아가면 되는 까닭이다.
계속되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고갯마루에 정자가 하나 있다.
물도 한 잔 아시고 쉬다가
내려가니 삼거리다 (지도상 C지점)
아, 여기서 좌회전하라는 말이었구나.
바로 아래 사진이다.





죄회전하여 내려오니
이렇게 멋진 곳이다.
여기가 노인분들이 쉬는 곳인 모양이다.
커다란 우산을 펴서 그늘을 만들고
누워서 주무시는 분들이 많다.
이곳을 나서니 다시 도로이고
이정표는 공중주랑은 위쪽으로 가란다.





공중주랑은 나무 위로 낸 인공도로다
거리는 짧지만 한바퀴 돌아볼만 하다.

한바퀴를 돌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출입시간은

08:00 - 17:30



공중주랑에서 신목까지는 약 700미터 정도 도로를 따라가연된다.
금방이다
신목은 정말 커다란 나무인데
지금은 쓰러져 버렸다.
일생을 다한 것이다.

2013년에 아이들과 열흘 동안 자유여행을 할 때
일월담에서 택시투어를 했는데 그때 아리산으로 가기 위해 옥산을 넘어가는데
기사가 보여준 커다란 나무
대만에서 두번째 큰 나무이고
가장 큰 나무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이 나무가 아닐까.



시간을 보니 바쁘게 되었다.
타이중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13시 20분인데
지금 시간이 11시 40분이다.
지름길을 찾아야 한다.
안내도를 보니
이곳에서 내려가는 숲길이 있다.
위 사진의 정자가 있는 곳이다.
신목이 있는 곳 바로 옆이다.




한없이 이어지는 돌 계단을 나려니
위 사진의 갈림길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내려가니 다리가 있는 갈림길이다.
다리를 건너 직진하니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대학지 임도 방향으로 내려오니
매표소가 있는 출입구이다.



매표소를 나와

직진하면 요괴촌이다.

출입구를 나오니 12시 30분이다.
점심을 먹으러 요괴촌으로 간다.
어떤분의 블로그에서 본 식당을 찾아가려는 것이다.
그 분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은
가게 이름은 없고
사진만 있다.
빨간 계단이 출입구인 집을 찾아
손바닥만한 요괴촌을
몇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찾았다. 바로 이집이다.
사진의 계단은
길에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서 쉽게 찾지 못했다.


우리가 먹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
그분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보여주니
바로 준다.




주문표에서 두 개 시킨 것은 밥이고
한 개 시킨 것은 스프이다.
맛이 좋았다.






우리가 먹은 식당은 어디?

산림교육원에서 내려오면 요괴촌 입구야.
조금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패밀리 편의점이 있는데 거기서 두 번째 집이었다는.


그런데

타이중에서

이 요괴촌만 보러 오는 젊은이들이 많더라고.

대체 이 곳은 무엇을 보여 주려고 하는 건지 몰라.

그냥 빨간색만 칠해 놓은 음식점 뿐이던데.

나는 못가봤지만

차라리

칭장농장이나

지지선 열차 여행이 더 좋을 듯 해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니까

나한테 뭐라고는 하지 말아 줘잉.





 타이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터우 터미널로 오니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뒤에 가서 서있는데
대만 할머니가
표를 보자고 한다.

딱 보면 일본인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일본어로 뭐라고 하는데
내가 못알아들으니까
대기표를 흔든다.
아, 대기표 보여 달라고요.
표를 보더니 중국어로 뭐라고 하는데 1도 못알아 듣겠다.
뭐라고 하는건데요?
우리 말로 말했더니
옆 줄을 가리킨다.

아, 저쪽 줄에 서라고요.얼른 그곳으로 가서 섰는데
우리나라 여자분 셋이 우리 뒤에 섰다.
몇 번이예요?
세 시 이전 버스는 대기표 안받아도 된다고 해서 안받았는데요.
결국 그분들은 13시 20분 버스를 못탔다.

대기표를 가진 사람을 태우고 보니

몇 자리가 남아 있다.

아주머니가 남은 자리를 확인하더니

줄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을 태운다.

그러나

그 여자분 셋은 못탔고, 그렇다고 다음차를 탔다는 보장도 없다.

대기표.
사실 준비하면서 엄청 압박을 받았던 것이 바로 이 대기표였다.

지금부터 대기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들어갑니다.

시터우(타이중)에 가는 버스는 돈을 내고 타도 되고
이지카드를 사용해도 되고
1일 패키지(왕복표와 시터우 삼림 입장권을 묶은 것)티켓으로도 승차할 수 있다.
따라서 터미널 입장에서는 승객 관리가 힘든다.
그래서 대기표를 나눠줘서 승차순서를 결정해 놓는거다.
버스가 오면 입구에서 대기번호를 불러 승객을 태우고
승객들은 돈을 내거나
카드를 사용하거나
1일 패키지 티켓을 내면 되는 것이다.

그럼 대기표는어떻게 받아야 할까?

1. 시터우에 내리자마자 총알 같이 매표소 창구로 간다.
2. 표를 사는 것처럼 시간과 인원을 말한다. 돈은 내지 않는다.

3. 없다고 하면 다음 시각을 제시하고 없으면 또 다음 시간을 말한다.

매표소 아주머니는

번역 어플을 사용하면서까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분이다.

타이중, 몇시 몇분하면 될 것이다.

몇 시 몇분을 중국어로 못하면

매표소 위에 게시된 버스 시각표를 찍어서

보여주면서 시각을 조정하면 될 것이다.
여름에는 정말 엄청난 전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 대기표 못 받으면

타이중으로 언제 돌아갈지 모른다.


나 분명히 대기표에 대해서 설명해줬어!!!!!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


이것은 타이중에서 출발할 때도 똑 같은 거야.

나는 운좋게도

타이중에서 올 때 대기표 받은 분들이 다 승차하고도

좌석이 남아서

그냥 태워 준거였어.




패키지 왕복표를 기사에게 주니까
사진처럼 귀퉁이를 조금 떼고는 다시 주면서 중국어로 쏘아대는데
........ 게이워.....,,,,
이걸 들었다.
자기에게 주라고?
이건 또 뭐야?
내릴 때 카드 다시 찍듯이 다시 달라는 건가?
내릴 때가 중국어로 뭐지?
그래 씨아츠어?
하차?
그랬더니 뒈이 맞아 한다.

타이중에서 내릴 때 기사에게 돌려줘야 하므로 잘 보관해야 한다.

우리 같은 나이가 되면 노파심에
일단 간직하고 본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러나 자식들이 사준 옷을
입지 못하는 것은
아까워서 그런것이다.

오늘도 하나의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