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제 409 차 남덕유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7. 8. 5. 10:46

제 409 차 남덕유산(1,507m) 산행기

1. 일자 : 2017년 8월 3일 목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영각사 버스정류장(09:10) - 남덕유탐방센터(09:17) - 영각재(10:37 - 10:50) - 중봉(11:20) - 남덕유산(1,507m 11:45 - 11:55) - 서봉(장수덕유산 1,492m 12:40 - 13:25 점심) - 헬기장(14:25) - 덕유교육원 갈림길(14:32) - 덕유교육원 계곡(14:55 - 15:20) - 덕유교육원(15:27) - 영각사 버스정류장(15:40)

4. 시간 : 6시간 30분(산행거리 9.5km 보통걸음)

5. 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 영각사 버스 정류장에는 갓길에 승용차 10여 대 정도 주차할만한 공간이 있다.

* 국립공원이라 이정표가 잘 되어 있고, 능선만 따르는 산행이므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남덕유산을 내려와 향적봉(월성재, 삿갓재 방향)과 서봉(육십령 방향) 으로 가는 삼거리 갈림길에는 서봉(육십령 방향)방향은 아무런 표지가 없다. 이정표 왼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 덕유교육원으로 내려서는 길

   이번 산행의 목적 중 하나는 지도상 913봉에서 내려서는 길을 답사 확인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하산로로 이용하던 지도상 A 지점에서 내려서는 길은 비법정등산로로 폐쇄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법정로로 하산하게 된 이유는 산행 중 왼쪽 눈에 벌레를 물려 눈이 많이 부어 고통스럽기도 했고, 헬기장에서 거의 탈진 상태로 앉아 있던, 서울에서 오셨다는 두 분의 여성 산객들을 안전하게 하산시켜야 하는 이유로 비법정로인 것을 알면서도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사실 A지점에서 두 여성 분을 하산하게 하고 913봉을 거쳐 하산하려고 했지만 여성 산객들이 강력하게 부탁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A지점에서 하산을 하면 913봉에서 하산하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작은 계곡이 있고, 이어서 큰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지도상 B지점)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을 선택하면 지도상 영각교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어 많이 돌아가야 한다. 덕유교육원으로 가려면 B지점에서 계곡을 건너야 한다. 계곡을 건너 올라가면 덕유교육원 야영장이고 수도시설을 지나 야영장을 우측으로 끼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덕유교육원을 지나 영각사 버스 정류장으로 갈 수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참 오랜만에 산행에 나선다.

6월 초에 운장산 산행 이후 산행기를 쓰지 않는 모악산을 두 번 올랐고

학산-남고산 산행을 몇 번 했지만

늘 산행에 목말라 있었다.


남덕유가 보고 싶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장수 덕유산(흔히 서봉이라고 부른다.)이 가장 좋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산이고

그 다음이 입암산이다.

진안 마령에 솟아 있는 내동산도 좋긴하다.


영각사 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길가에 주차한 후

채비를 하여 출발한다.

탐방센터를 지나 얼마후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산길은 몸을 곧추 세우며 까탈을 부린다.

제법 거친 숨을 좀 쉰 후

남령으로 이어지는

소위 진양기맥(남덕유- 진양호) 주능에 올라섰다.

아,

바람이 토실토실하게 살아 있었다.

거칠어진 숨결을 가라앉히고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을 식히기에는 딱 그만이었다.

용광로같이 달아오르는

한 여름의 가마솥 더위도

이곳 남덕유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이제부터는 소풍을 나온 어린이가 된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좌우로 터지는 조망이며

짙은 터널을 이루어 놓은 여름 숲이며

뒤돌아 보면

거망산,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 능선이 펼쳐내는 관능적인 몸부림까지

마음 깊숙히 박혀 있던 속(俗)한 기운을 떨쳐내기에 충분하다.


중봉을 오르는 계단 앞에서

마주친 바람과

하늘.

여름에는 큰 산으로 들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앞서가는 아내를 불러

사진도 찍고

야생화도 들여다 보며

느릿한 걸음으로 

길을 아껴가며 걷는다.

종일을 걸어도 좋을듯한

남덕유 등성이에서

내가 흘린 세월들을 반추하다가

어느 해 가을

육십령에서 서봉, 남덕유를 지나 영각사로 하산한 다음

육십령까지 달려갔던 일을 떠올려 본다.

한참 마라톤에 빠져 있던 때였던지라

일행 다섯명 모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육십령을 향한 달리기를 시작하였던 것이다.

벌써 15년 전일이다.


남덕유 정상은 온통 우리 차지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랐던 부부 산객이

남덕유 꼭대기를 불태울 듯 작열하는 햇볕을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숲그늘을 찾아가고 난 후

우리는 여름 햇볕을 즐긴다.

등줄기로 떨어지는 그 뜨거움

그 대단한 열기를 실컷 즐긴 후

서봉으로 내려서는데

문득 살아있는 솔나리 하나.

친구들 모두 고개를 숙여 버린 지금까지

햇볕과 바람을 맞서면서

당당히 고개를 들고

우리를 기다려준 솔나리.

싱그럽게 웃음을 건네는 원추리

동자꽃,

참취, 모싯대

산오이풀

남덕유는 꽃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서봉에 앉는다.

햇볕을 등지고 앉아

향적봉을 향해 추파를 던져보기도 하고

제법 근육질 몸매를 흔들며

야시시하게 육십령으로 달아나는 산등성이 위에

언제까지 산으로 들어설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얹어본다.

서봉 아래 앙증맞게 솟아나는

석간수를 마시며

문득 이곳 서봉에서

다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은하수가 곱게 내려오는 밤

유년시절 숱하게 보았던

짙고 짙은 은하수를 품에 안고 싶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을 내려서는 순간이 가장 아쉽다.

다시 언제 이 걸음을 걸어

이곳 남덕유에서

시간을 갈무리하고

삶을 가다듬어 보고

앞날을 그려볼 수 있을까.

저기 아련하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지리능선은

또 언제 걸어볼 것인가.

산에서 산을 그리는

참 몹쓸 병이다.

또 다른 산행을 꿈꾸는 일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눈이 덮이기 전

가을이 흐드러진 잔칫상을 펼칠 때 쯤

토옥동 계곡을 따라 올라서볼까.

남덕유는

그 당당한 자태로 우뚝하게 서 있을 것을

나는

언제 다시 이곳에 올라올까를 그려보고 있다.

정말 내려가기 싫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저 발밑 도시로는

정말 내려가기 싫다.

그런 나를

남덕유는 물끄러니 바라본다.

내려가라는 것인지,

내려가지 말라는 것인지




남덕유 버스 정류장 부근 길가에 주차를 한다.


정류장에 세워진 버스 시각표


이곳 길을 따라 영각공원 지킴터 방향으로 간다.


잠시후 영각지원센터를 지나고


나무 다리를 건너면서 길은 제법 가팔라진다.

숨결이 거칠어지고

땀이 비오듯 흐른다.


이 계단을 오르면


주능선에 오른다.

남령방향은 출입금지구역이다.

진양기맥을 종주하는 산객들은 이곳에서 갈등을 할 것이다.

넘을 것인가

말 것인가


다시 철사다리를 가파르게 올라


중봉에 도달한다.


중봉 직전에서 바라본 백두대간(오른쪽 능선, 가운데  불룩하게 솟은 봉우리가 할미봉이다. 가운데는 덕유교육원)

중봉과 남덕유산을 배경으로


중봉에서 돌아본 전위봉

눈이 쌓인 겨울에 이곳은 정말 아름답다.


남덕유에서 바라본 덕유산 주능.

삿갓봉, 무룡산을 지나 멀리 펑퍼짐한 봉우리가 향적봉이다.


텅 비어버린 남덕유


서봉이 가까이 보인다.


남덕유 정상은 가을의 느낌이 밀려 들었다.


원추리


참취


모싯대


일월 비비추


서봉/월성재남덕유 갈림길.

왼쪽 서봉 방향만 표시가 없다.


서봉 오르는 계단


서봉에서 바라본 백두대간(육십령 방향)


서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서봉에서 본 덕유능선(향적봉 방향)


서봉 헬기장. 정말 가을의 느낌이 확 풍겨왔다.


서봉 정상



서봉에서 토옥동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

이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은 비법정로이지만 참 걷고 싶은 길이다.




햇살에도 맞서며 기다려준 솔나리


서봉 아래 이정표.

이정표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100여미터 내려가면 정말 좋은 샘이 있다. 그리고 산줄기를 이어서 내려가면 토옥동으로 내려서는 아름다운 산길이 열려 있다.


돌아본 서봉


남덕유산


서봉을 내려가면서 바라본 육십령 방향 능선. 오늘의 하산길이기도 하다.


뒤돌아본 서봉(좌)과 남덕유(우)


헬기장을 지나면 바로 덕유교육원 갈림길이다.


덕유교육원 갈림길. 그러나 비법정로라고 막아 놓았다.  막산 내려가보면 길도 아주 좋고 거리도 짦은데 왜 막아놓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오늘도 두 분의 여성 산객이 거의 탈진한 상태로 도움을 요청하는 바람에 금단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하산을 하였다. 원래는 910봉까지 더 진행하여 허락된 길로 하산하면서 답사를 하려던 계획이었지만 비상 사태(?)로 인해 이 목책을 넘었다.


덕유 교육원 하산길을 알려주는 이정표. 위 사진의 지점에 서 있다.

영각사에서 덕유를 올라 덕유 교육원으로 하산할 계획이라면 이 곳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 이 곳은 서봉에서 한 시간 정도 내려오면 헬기장을 만나고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바로 만나는 곳이다. 급할 경우에는 비법정로이더라도 하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나 체력에 여유가 있다면 이 길을 이용하지 말고 조금 더 진행하여 법정등산로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위 저점에서 교육원으로 하산하는 길. 아주 부드럽고 편안한 산길이다.


30분 정도 내려오면 만나는 지점.

내려오면서 보니 금줄이 막고 있다. 금줄 너머로 보이는 길은 지도상 910봉에서 하산하는 허락된 길이다.


작은 계곡 앞에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판이 있다.


낮은 사면을 돌아가자


사거리가 나온다.

오른쪽길은 길이 아주 넓고 리본도 달려 있어 이곳을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곳에서 앞에 보이는 계곡으로 직진하여 계곡을 건너면 덕유교육원 야영장을 거쳐 영각사 정류장으로 나갈 수 있다.


계곡에서 바라본 교육원 아영장으로 오르는 길


야영장에서 돌아본 길.

만약에 교육원으로 먼저 오른다면 교육원 정문에서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교육원 건물이 있고, 계속 진행하면 왼쪽으로 야영장이 보이고 시멘트길이 끝나게 된다. 이곳에서 왼쪽 수도장이 있는 곳으로 진행하면 바로 이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덕유교육원


다시 돌아온 영각사 버스 장류장.


2017년 8월 3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