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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8 차 진도 동석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7. 3. 27. 08:21

제 398 차 진도 동석산 산행기

1. 일자 : 2017년 3월 25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하심동 마을 주차장(11:50) - 천종사 갈림길( 12:34) - 동석산 정상(217.7m 13:06) - 헬기장(14:03) - 가학재(14:13) - 작은애기봉(292m 14:35) - 가학재(14:55) - 가치마을(15:10) - 하봉암마을(15:28) - 하심동마을 주차장(15:45)

4. 시간 : 3시간 55분

5. 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 하심동 마을 종성교회 부근에는 마을에서 조성한 주차장(승용차 10 대 정도), 화장실이 있고, 도로변에도 주차 공간이 다소 있다.

* 암릉이 대단하지만 곳곳에 안전시설을 해 놓고, 우회로가 있어서 산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 가학재에서 가학마을이나 가치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뚜렷하고 이정표가 있다.

*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하심동 마을로 돌아오는 택시비는 18,000원이다. 거리는 가깝지만 택시가 임회면에서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기사의 말이다.  010 - 8666 - 8982

 

 

 

 

7. 산길을 걸으며

 

 

봄을 맞으러 남도 산행에 나선다.

오래 전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던

진도 동석산으로 간다.

 

아침부터 내리는 봄비에

가볍게 마음을 올려 놓고

차창을 비집고 들어서는 새뜻한 바람을

폐부 깊숙히 들이켠다.

 

하심동 마을 주차장에서

비가 멎기를 가디리며

우람한 동석산의 근육질 몸매를 감상한다.

버스를 몰고 온

단체 산객들은 시끌벅적한 시간들을 남겨 놓고

종성교회 곁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그리고 적막감이 몰려든다.

 

가자.

바람을 맞으면서도

구름 속에 ㅁ모을 감추고 있을 해를 기다리며

동석산을 오르자.

 

날카로운 암릉이다.

안전 시설이 되어 있긴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조금은 미끄럽기에

노심초사하며

오른다.

 

동석산.

217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거대한 암봉이기에

섯불리 나설 수 없는 것이다.

단체로 몰려 올라갔던 여러 산악회가 뒤섞여

산길이 혼잡스럽고

시끌벅적하다.

23일에 인양되었던 세월호 이야기,

파면당한 대통령 이야기,

새로운 대통령 이야기

산길은 혼잡스러워지고 말았다.

 

길다란 암릉을 돌아서더니

산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러운 흙길을 내어 놓는다.

 

세방낙조 전망대까지 걷고 싶었지만

하심동 마을에 있는 차량 때문에

되돌아서야 했다.

가학재에서 오른쪽 가치마을로 하산하는 길을 확인하고

큰애기봉 전망대까지 갔다 오려고 했는데

이미 팽목항으로 달려가 버린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작은 애기봉에서

되돌아선다.

 

예전 같았으면

산길을 되돌아 갔을 것이지만

요즘 둘레길을 걸으면서

느끼고 깨달은 이 많아

가치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한다.

가학재에서

가치마을은 길이 좋아서

금방 내려왔다.

들녘에는

봄이 넘실거리고

흥겨운 발길은 우리의 발길은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즐거웁다.

 

 

팽목항.

차디찬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3년을 울부짖으며 기다렸던

9명의 생명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눈물을

끝내 외면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던가.

대통령이 탄핵되지마자

순식간에 건져올렸던 세월호를

3년 동안이나 건져 올리지 않았던가.

현수막 하나로

바다 속의 간절함을 전하고

부둣가에서 컨테이너 한 칸에 앉아

가슴을 쥐어 뜯고 있었던

가족들을

우리는 어떻게 다독여주어야 하는가.

 

노란 빛깔로

살아남아야 하는 가족들과

노란 빛깔이

지겹고 역겹다는

그 무서운 사람들

 

팽목항은

아무 말 없이

수 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진실은 가라앉이 않는다.

거짓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

 

 

 

 

 

 

하심동 마을의 주차장.

뒤에 보이는 종성교회 옆으로 들머리가 나 있다.

이 사진 뒤쪽에 화장실이 있고 그 옆길(동석산이라고 쓴대형 간판이 있음)로 따라 올라가면 천종사라는 절이 있고 그곳에서 오르면 중간 지점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종성교회 옆으로 올라도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

 

종성교회 옆 들머리

 

세상낙조 전망대까지 4.5km라고 되어 있다.

 

종성교회 옆 들머리 안내판

 

처음에는 흙길이 이어진다.

 

곧바로 암릉이 시작되는데

 

내려다본 하심동 마을.

왼쪽에 주차되어 있는 곳 옆 길이 천종사로 오르는 길이다.

 

전망바위에서의 조망

 

암릉이 이어지는데 바람은 불고 비도 조금 내리고

 

이렇게 안전시설이 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런 시설이 없었다는데

 

가야할 암릉.

맨 뒤가 동석산 정상이다.

 

진행하다가 내려다본 왼쪽 골짜기.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큰 애기봉이고, 중간의 안부가 가학재인 줄 착각하고 골짜기로 하산하려고 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왼쪽 봉우리는 지도상 234봉이었고 등로에서 벗어나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아찔하다.

 

암릉이 대단하기는 한데 가까이 가보면 안전시설이 있어서 어렵지는 않다.

 

지나온 암릉

 

천종사 갈림길에서 바라본 독립암봉

오른쪽난간이 있는 곳은 지도상 미륵좌상 암굴이라는 곳인데 가보면 아무 것도 없다.

오른쪽 난간 아래로 천종사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천종사갈림길에서 바라본 가야할 암릉

천종사 갈림길의 이정표

 

 

철제 안전시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만약에 이게 없다면.....

 

 

이렇게 네발로 기어가기도 한다.

 

 

지나온 암릉

 

이 이정표를 보기 전에 이곳이 정상인 줄 알고 철제 손잡이를 잡고 올라갔는데 아니었다.

 

전망대에서 돌아본 지나온 암릉

 

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야할 암릉

 

유격 훈련장 같다.

 

우회할 수밖에 없는 암릉

 

정상

 

정상을 지나고서도 암릉은 이어진다.

 

가학재 전 헬기장.

지나오면서 지도와 지형을 비교해보니 처음에 큰 애기봉으로 알았던 봉우리는 등로에서 벗어난 봉우리(지도상 234봉)였고, 처음에 내려가고자 했던 골짝기로 내려가는 길은 있었다. 큰애기봉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려는 생각으로 확인해 두었던 길이다. 이곳 헬기장에서 조금 더 가다가 가학재가 내가 눈여겨 보았던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 헬기장으로 되돌아 왔다. 물을 마시며 지도를 보니 가학재에서 오른쪽 가치마을로 하산하여 하심동 마을로 걸어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시 가학재로 가서 가치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없으면 되돌오려는 심사로 가학재로 갔다.

 

가학재.

좌측은 가학리로, 우측은 가치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고 이정표도 있다.

이곳에서 대구 ** 산악회원이 가학리 방향이 세방낙조로 가는 길이라고 회원들을 내려보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아니어서 말했는데 맞다고 한다.

가치마을 하산길을 확인한 터라 큰 애기봉까지 갔다오기로 한다.

 

가학재의 이정표

가학리 방향은 표지는 떨어져 땅에 뒹굴고 있는 것을 가학리 방향 길위에 가져다 놓았다.

이정표가 떨어지는 원인은 몰지각한 등산객들에게 있다. 이런 곳에서 밥을 먹거나 쉴 때 이정표에 배낭을 걸어놓는 사람들이 꼭 있다. 도대체 무슨 심사인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로 산에 들어서지 말아야 한다.

 

하산한 가치마을 방향.

가운데 보이는 저수지로 내려서서 저수지 끝에서 오른쪽 방향 시멘트 농로를 따라 사진 오른쪽 저수지 방향으로 가면 하봉암 마을에서 2차선 도로를 만나게 되고 도도를 따르면 출발지인 하심동 마을로 갈 수 있다.

 

작은 애기봉에서 본 큰 애기봉.

망설이다가 팽목항에 마음이 팔려 되돌아섰다.

 

가운데 보이는 바위가 솟아 있는 섬은 주지도이다.

 

다시 한 번 큰 애기봉을 바라보고

 

다시 돌아온 가학재. 이곳에서 가치마을로 하산한다.

 

가치마을로 내려서는 길.

발자취는 적은 편이었지만 길은 뚜렷했다.

 

가치마을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작은 애기봉(좌)과 큰애기봉(우)

 

가치마을로 내려서는 길

앞에 보이는 저수지까지 미련없이 내려간다.

 

중간에 만난  400년 되었다는 동백나무

 

 

저수지를 왼쪽에 끼고 내려와서 사진 오른쪽 시멘트길을 따라 간다.

산밑으로 농로가 이어지는데 멀리 바라보이는 봉암 저수지를 목표로 걸으면 된다.

 

봉암 저수지를 왼쪽에 두고 도로를 따라가면

 

정자가 있는 하봉암 마을을 지나고

 

아름다운 꽃도 감상하면서 걷는다.

 

다시 돌아온 하심동 마을에서 올려다본 동석산

 

하심동 마을 주차장. 전봇대 뒤 건물은 화장실이고 오른쪽 길이 천종사로 가는 길이다.

 

 

시간이 남아 세방낙조에 가보기로 했다. 가다가 중간에 급치산 전망애가 있어 차로 올라가 보았다. 정상은 군부대이다.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고 올라가보니 다도해의 조망이 좋다.

 

급치산 전망대 조망 1

 

급치산 전망대 조망  2

 

급치산 전망대 조망 3

오른쪽은 군부대 가는 길이고 왼쪽은 주차장이다.

 

 

 

세방 낙조에서 만난 시

주차장도 잘 조성되었고 깔끔한 화장실도 있다.

세방낙조 조망대는 산 위로 조금 걸어 올라가야 한다.그런데 길가의 매점 옆에 있는 곳에서도 바라보는 일몰도 초히고 일 긋 싶다.

시간이 일러서 낙조까지는 기다릴 수 없어서 팽목항으로 간다.

 

팽목항으로 가기 전에 들른 남도진성

아래 비석은 남도석성 만호비이다.

 

만호비 안내판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단. 성안에는 전에 없던 건물이 세워져 있고, 정화 사업을 하였는지 잔디도 심어 놓았다.

 

 

 

 

 

 

팽목항에 갔다.

울컥하는 마음을 짓누를 수 없다.

이곳에서는

남자가 눈물을 질질 흘려도 부끄럽지 않다.

눈길을 주는 곳마다

가슴저림이 묻어나고

걸음을 멈추는 곳마다

치가 떨리는 아픔이요 눈물이다.

누가 이것을 단순한 여객선 사고라고 말할 수 있는가.

사진을 찍는 것도 미안하고

이곳에 서 있는 것조차 견딜 수 없는데

저 컨테이너에서 3년 동안이나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의 마음을 누가 싯어 줄 것인가.

이제 세월호는 잊자는 말은 하지 말자.

이곳에 서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서 라면을 먹을 수가 있었을까.

이떻게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었을까.

 

3년만에 올라온 세월호.

남은 9분도 가족에게로 돌아오고

세월호의 진실도 밝혀지기를 바란다.

 

오늘도

팽목항의 바람은 차다. 

 

 

 

멀리 보이는 곳은 유족들에게 제공된 컨테이너 하우스

 

다윤이도 아빠랑 언니랑 손잡고

엄마품에 꼭 안겨 집으로 가기를 기도한다.

 

이 방파제에서

가족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며

무정하게 돌아서는 '높으신 분'들에게 하소연을 했을까.

바다를 바라보며

찢긴 마음을 싸매기나 했을까.

.

 

 

9분 앞에서

오래동안 서 있었다.

노란 리본에 새겨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이

이곳에서 가슴을 때리는 것은 무엇인가.

이제

가족으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아니 돌아오실 것을 믿는다.

 

우리는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금까지 흘린 가족들의 눈물과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보려는 국민들의 귀하디 귀한 울음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세월호의 진실이 어떻게 규명되고

'높으신 분'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책임지는가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책임을 지는 날

우리는 목을 놓아 울어야 한다.

모두들 마음을 모아

땅이 꺼지도록 울어야 한다

 

 

2017년 3월 25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