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369 차 김제 구성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5. 12. 29. 10:08

제 369 차 김제 구성산 산행기

1. 일자 :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2. 동행 : 와룡서생

3. 코스 : 유각마을( 09:26) - 유각고개(09:38) - 상목산(459.5m 10:13) - 헬기장(10:25) - 싸리재(10:47) - 삿갓봉(11:29) - 임도(11:40) - 제2삿갓봉(12:01) - 구성산(487.6m 12:07 - 13:15 점심) - 부운정(13:37) - 기룡/영천마을 갈림길(13:43) - 영천마을(14:02) - 남산(14:31) - 절(13:49) - 금구시내버스 종점(14:47)

4. 시간 : 5시간 20분

5. 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 유각치에서는 시내버스가 정차하지 않는다. 유각치 전 독배마을에서 하차하면 전주시내버스 요금이므로 1150원이지만 유각치는 김제시이므로 1350원이다. 그러나 독배에서보다 유각마을에서 내려야 유각치까지 걷는 거리가 짧다. 유각치는 4차선 도로가 통과하는 곳으로 주차할 공간은 없다.

* 전주에서는 79번 금산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지만, 굳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유각마을이나, 유각치에서 유각마을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왼쪽의 공터에 주차하고 구성산 헬기장을 지나 학선암을 거쳐 금평 저수지 둑으로 하산한 다음 금산사까지 걸어와 전주행 시내버스를 타고 유각마을에서 하차하여 차를 회수하면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유각마을 다음 청도리 마을 회관에 주차하고 귀신사 - 싸리재를 거쳐 구성산에 오른 다음 다시 청도리로 되돌아 오는 방법도 괜찮다. 154차, 193차 구성산 산행기 참고.

* 154차 산행 당시의 지도. D지점에서 하산하지 말고 쌍용사까지 진행하여 용암마을에서 김제 - 금산사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금산사로 이동하여 다시 금산사 - 전주행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청도리나 유각마을에 있는 차를 회수하면 된다.

 

 

 

 

 

* 주의해야 할 갈림길은 두곳이다. 유각치에서 모악산 마실길 이정표를 따라 오르자마자 오른쪽으로 커다란 묘지가 보이는데 예전에는 그 묘지 방향으로 올라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 길을 따르면 상목산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능선에 이른 다음 왼쪽 방향으로 틀어 상목산으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묘지 방향을 따르지 않고 진진하여 만나는 묘지를 가로질러 상목산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또 한 곳은 상목산에서 구성산으로 바라보면 헬기장이 보이는데 그 헬기장 오른쪽에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가 있는 방향으로 들어서면 금구로 내려가게 된다. 반드시 이정표가 가리키는 귀신사 방향으로 가야한다. 구성산 정상에서 50여 미터 내려가면 헬기장이 있고 그곳에도 이정표가 있으므로 금구 방면이나 쌍용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주말 산행을 못해서인지

몸이 무겁다.

산정산우회에 번개를 날렸더니

와룡형님만 오케이한다.

영하의 추위가 몰려온 아침

상산고 근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형님을 만나

금산사행 79번 버스를 탄다.

 

유각치에서 버스는 서지 않는다.

그것이 법이다.

법은 지켜야 한다.

조금 아래 유각 마을에서 내려

다시 유각치로 거슬러 오는데

가느다란 눈발이 내린다.

"오늘 산행은 간간하겠다"

와룡형님과 같은 베테랑과 같이 산으로 드는 것은 편안하다.

나는 그저 뒤에서 슬슬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좋은 길 찾아주지,

발딛기 좋은 곳만 골라 주지,

그냥 따라만 가면 된다.

 

유각치는 도로 확장을 하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모악산으로 이어지는 들머리도 없애 버렸고

몇 대의 주차 공간도 없어져 버렸다.

휑한 바람자락만 싸늘하게 돌아다니고 있을 뿐이다.

 

산정(山情) 산우회.

모두 7명이다.

블랙야크 100명산에서 만난 분들

형제 이상의 끈끈한 정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다.

맡형님이신 촌장님이

함께하지 못해 가슴이 쓰리다.

하늘은 왜 좋은 분들만 데려가려는 것인지

너무나 불공평하다.

 

상목산으로 오르는 직등 코스로 들어선다.

예전에는 상목산 사면을 돌아가는 길로 다녔는데

와룡형님만 따라간다.

바람이 제법 차다.

머릿속으로

산 밖에 남아 있는 산우들을 생각한다.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인지라

산으로 들어서지 못하지만

모두들

먹고 사는 일에 얽매일 정도는 아니다.

 

상목산에는

전에 없던 나무 데크가 있다.

조망도 좋다.

"형님, 여기에서 신년 해맞이 비박하면 좋겠네요."

"이미 모악산 남봉으로 정했다."

"백두산 누님은 아침에 올라간다던데?"

"같이 올라오면 떡국 끓여 줄게"

 

비박!

간절한 마음이다.

버킷 리스트라고 하던가.

아내와 같이 남덕유 서봉에서 밤을 보내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도 아내는 추워서 같이 오지 못했다.

 

비박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같이 밤을 새우려면

적어도 시공간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정말 오래된 친구는 아니어도

계산되지 않은 순수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것은

밤을 지새울 사람들을 위한 헌신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비박하는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먹어대는 것도

동료들을 위해 준비해 온 것이 넘치기 때문이리라.

나보다 남을 생각하면서 준비해 온 먹거리기에

그들은 밤을 밝혀

마음을 모으고

시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가.

 

"형님, 술도 안마시고 과식도 않하는 형님은 밤새도록 뭐하고 있나요?"

"조용히 누워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거지"

"비박이라는 것이 같이 시공간을 나누는 거잖아요?"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우리 정도 되면 마음으로 나누는 거지"

마음으로 나눈다.

그럴 것 같다.

산꼭대기에서 밤하늘을 머리에 이었으면 되지

꼭 무릎을 맞대고 술잔을 건네는 것만이

시공간을 나누는 것은 아니리라.

 

상목산 지나고 헬기장이다.

가야할 구성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전에 없던 이정표가 있네"

"크흐흐 여기서 통신탑 우측길로 직진하면 끝이다."

"지금은 이정표가 있어서 걱정 없겠네요."

 

싸리재까지 한참을 떨어진다.

싸리재에서 이어지는

금구 명품길은

꼭 비오는 날 걸어야 한다.

청도리에 주차하고

싸리재로 슬슬 걸어서 올라와  

금구 명품길이든

동곡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든

최고의 아름다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싸리재

고요함을 뒤로 하고

삿갓봉으로 들어선다.

작은 봉우리지만

한여름에는 땀 좀 흘려야 하는데

오늘은

참 걷기 좋다.

 

구성산(487.5m)!

조망이 좋다.

사람 많은 모악산을 바라보며

한적함을 느끼기에는 최고인 산.

김제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는 구성산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

퍽이나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더 높이 보이는 모악산보다도

그때 왜 구성산이 끌렸을까.

이름도 모르는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그렇게 오르고 싶었었다.

더 멀리 보이는

고부 두승산 역시

마음에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돌아다니는 것이라고는

초등학교와

마을 앞에 펼쳐진 들판이 전부였기에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봉우리들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리라.

 

아무도 없는 구성산을 내려와

헬기장 아래 따뜻한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꼭 이런 자리에서 먹어야 한다.

산 밖 세상을 내려다보며

먹고 살기 위해 피땀을 쏟아내는 저 세상을 바라보며

한 끼 식사의 여유로움을 느껴 보는 것은

산에 오르는 참된 기쁨이다.

지리산 삼도봉은

조망은 좋은데 아늑하지 않고

덕유산 서봉은 너무 높아

산 밖 세상과 너무 멀리 떨어진 느낌이다.

5-600 미터의 높이이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이야말로

최고의 자리이다.

 

30년 넘게 산에 다니면서

깨달은 것은

높은 산은 남에게 보여주려고 오르는 것이고,

마음 속에 담아 두기 위해 오르는 산은

5-600 미터급의 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어떤 산을 오르는가 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사람과 오르는가가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산은

마음으로 올라야 하는 것이다.

 

산에 올라

세상의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고

마음 속에 편안함을 다독여 놓았다고

탐욕과 교만도 털어 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것이 가면을 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마음 한 쪽에 끈질기에 남아 있는

욕심을

어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산에 드는 것은

산에서만큼은

세상의 탐욕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을 내려간다.

다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

그것도 아주 의미있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기에

진실되고 성실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 산행을 같이 한 와룡 형님.

40년 가깝게 산에 오르고 있는 베테랑이며 현재 전주에서 자연탐사아카데미라는 사단법인http://cafe.daum.net/Jayeontamsa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유각치. 예전과 달리 주차 공간이 없어졌다.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간다.

 

이 무덤을 지나 와룡형이 서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잠시 후 금캐던 굴을 지나면서 길이 희미해지지만 능선까지 오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면 상목산 정상에 서게 된다.

 

상목산에 있는 표찰. 상목산은 이곳이 아니라 조금 더 내려간 곳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봉우리가 더 높은 것을 보면 이곳이 상목산이 맞을 것 같다.

 

상목산에서 본 모악산

 

상목산에서 본 전주 방향

 

모악지맥과 구성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상목산 아래 헬기장. 이곳에서 우측 이정표가 있는 길로 직진하면 안된다. 구성산으로 가는 길은 사진의 왼쪽 끝 부분이다.

 

헬기장의 이정표. 구성산은 귀신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 예전에 이정표가 없을 때 이곳에서 길을 잘못들었던 경험이 있다. 귀신사 방향의 길은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헬기장에서 돌아본 상목산

 

헬기장에서 본 삿갓봉(좌)과 구성산(우)

 

 

 

 

 

 

싸리재. 금평저수지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신아대 숲길 방향은 선암문화마을 방향이다. 이쪽으로 10여미터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금구 명품길이 이어진다.

 

싸리재에서 금평 저수지 방향으로 100여미터 진행하면 삿갓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임도를 따라가면 삿갓봉을 넘어 내려오는 지점에 도달하여 바로 구성산으로 오를 수 있다. 안내판에 자세히 그려져 있다.

 

삿갓봉은 제법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지만 거리는 짧다.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훨씬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삿갓봉

 

삿갓봉에서 본 구성산

 

다시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앞에서 말한대로 삿갓봉을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이곳까지 올 수 있다. 

 

구성산 입구의 이정표. 비오는 날 임도를 따라 동곡마을까지 걷는 것도 아주 좋다.

 

구성산 코 아래에 있는 제2 삿갓봉

 

제2삿갓봉에서 본 구성산

 

 

구성산 정상

조망이 좋고

무엇보다 한적해서 좋다.

 

구성산에서 학선암 방향으로 몇 걸음 걸으면 이르는 헬기장. 이정표가 있어서 금구로 내려서는 길(영천 마을 방향)을 놓칠 이유가 없다.

 

점심식사를 한 곳에서 내려다 본 금구 들녘

 

운무정.

 

기룡마을/영천 마을 갈림길. 영천마을 방향으로 간다.

 

영천 마을로 내려서며 바라본 금구 남산

 

영천 마을 입구. 이곳에서 남산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태극기가 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 보니 왼쪽 전봇대 옆에 길이 열려 있다. 태극기 있는 곳에서 오르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이고, 왼쪽 전봇대 옆길은 남의 묘지를 가로질러 가야 하는 길이다 웬만하면 태극기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거리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위 사진에서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선암저수지를 끼로 걷게 된다.

 

이런 대나무 숲도 지나서 우마차길을 따라 가다 보면 금구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이르게 되고 왼쪽으로 묘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 묘지를 지나가야 남산으로 오르게 된다. 남산을 오르지 않으려면 직진해서 가면 된다. 그러나 남산에 올라보는 것이 좋다.

 

남산 정상. 아주 쉽게 오를 수 있다.

 

남산에서 돌아본  모습

가운데 멀리 보이는 것은 모악산이다. 왼쪽이 들머리인 상목산, 오른쪽 뾰족한 봉우리는 삿갓봉, 맨 오른쪽이 구성산이다.

 

하산길에 만나는 금선사. 이제부터는 법당 앞을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된다.

 

금구 - 원평을 잇는 도로로 내려서게 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200여 미터 가면 금구 시내버스 종점이다.

 

금구 시내버스 종점. 전주로 가는 684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전주행은 15분 간격으로 있다. 버스 옆에 있는 건물은 잘 갖춰진 화장실이다.

 

2015년 12월 28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