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9 차 천관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8월 3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탑산사(06:00) - 닭봉(06:21) - 헬기장(06:40) - 연대봉(06:50 - 07:25) - 탑산사(08:00)
4. 시간 : 2시간
5. 지도
6. 산행수첩
1) 탑산사
천관산 문학공원 주차장에서 시멘트 길을 따라 1.2km 더 올라가면 20여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탑산사가 있다. 오르는 길이 좁아 차량 교행에 어려움이 있는 곳도 있었다.
2) 천관산 오르는 길
지도에서 보듯이 거북바위로 오르는 길은 천관산문학관 체험관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게 되는데 탑산사에서는 주차장 직전에서 올라가야 한다. 탑산사 입구에서 오르는 길은 지도상 가운데 길로 헬기장을 거쳐서 연대봉으로 오르게 된다. 탑산사에서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큰 나무가 별로 없어 거의 햇볕에 노출된 상태로 올라가야 한다.
7. 산길을 걸으며
탑산사 주차장에서
어린 시절 보았던 은하수의 총총한 별빛을 머금으며
밤을 보낸다.
유난히 크게 마음으로 들어오는 오리온좌의 삼태성을 보며
문득 유년시절의 그리움들이 물씬물씬 솟아오른다.
참 오랫동안 별빛을 잊고 살았다.
그만큼 여유가 없었던 탓일까.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살았던 탓일까.
텅 빈 탑산사 주차장에서
우리를 반겨준 것은 백구 세 마리.
낯선 산객의 휘휘한 마음을
사릇사릇 쓰다듬어 주었다.
철없던 초등학교 시절을 같이 해준 우리집 흰둥이가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어느날 아침 우리집에 찾아온 흰둥이는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우리집 식구가 되었고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고 대처에 있는 중학교를 2년 동안 다닐 때까지
희로애락을 같이하다가
며칠 째 시름시름 앓다가
아버지의 정성에도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수명을 다하고
천국으로 가버린 흰둥이.
아버지와 함께 그 녀석을 땅에 묻으며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을 온 몸으로 느껴보았다.
그런 흰둥이가 오늘 밤 내 마음으로 걸어 들어왔다.
내 얼굴을 핧아대던 녀석의 혓바닥 촉감이 그대로 살아났다.
이른 아침 천관산을 오른다.
탑산사에서 불영봉을 거쳐 연대봉으로 오르려 했건만
오르다 보니 내가 걷고 싶었던 길이 아니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불영봉으로 오르는 길은 주차장 바로 아래에 들머리가 있었다.
선답자들의 기록을 많이 확인해봤건만
들머리를 정확히 기록해 놓은 것을 보지 못했다.
대부분 탑산사 화장실 밑 갈림길에서 왼쪽은 구룡봉, 오른쪽은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불영봉을 오르는 들머리가 주차장 아래에 있다는 기록을 해 놓지 않았다.
대부분 주차장에서 불영봉으로 올랐다고만 되어 있었으니
산행기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들머리를 제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땀이 좀 날 즈음해서 닭봉에 올랐는데 아무런 표지도 없고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이곳에서 확인해 보니
천관산문학관에서 연대봉으로 직등하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 내가 올라가고 있는 능선이 아니라 골짜기 건너에 있는 능선이 아닌가.
아쉬운 마음에 환희대를 거쳐 구룡봉으로 하산하리라고 마음 먹고 오르는데
널직한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에 이르게 되었다.
이곳이 지도상에 탑산사에서 오르는 가운데 길 능선에 있는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연대봉까지는 진초록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는 아주 평탄한 길이다.
새벽 이슬과 짙은 구름에 싸여 있는 능선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흘리고 있었고
마침 남해를 거슬러 올라온 청량한 바람은
참 상쾌하게도 마음을 열어 주었다.
정상 연대봉에는 몇 분의 산객들이 있었는데
모두 40명산 도전단들이다.
이 새벽에 올랐다는 것은 또 다른 산행을 꿈꾸고 있다는 것.
대부분 바래봉이 다음 산행지였다.
울산에서 오신 부부는 화왕산까지 세 곳을 오른다고 한다.
연대봉 봉화대에 앉아
아침 바람과 더불어 마음을 열어 놓는다.
사방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내가 걸어온 지난 세월을 되짚어 보는 일은
언제나 싱싱한 시간을 이어 주었다.
무작정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을 거두어
산을 내려서는데
앞에 가는 아내가 환희대 방향을 버리고
탑산사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선다.
바래봉 산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발걸음이다.
불러 세울까 하다가
맑은 가을날 장쾌한 조망을 보며
다시 한 번 걷기로 하고
탑산사로 내려선다.
탑산사에 세워 놓은 안내판. 사진에서 보듯이 우리가 오른 길은 가운데 길이고 불영봉으로 오르려면 주차장 바로 아래에 천관산 문학관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올라야 한다.
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갈림길. 왼쪽은 구룡봉, 환희대를 거쳐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헬기장을 거쳐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위 사진의 이정표
오르다가 뒤돌아본 풍경. 왼쪽 아래가 천관산문학공원이다. 지형으로 보면 문학공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려면 지금 오르고 있는 능선으로 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관산 문학공원에서 오르는 능선
우리가 올랐던 산길의 상태. 비교적 완만하여 빠른 걸음을 걷는다면 왕복 1시간 30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닭봉의 바위
모두 닭봉의 바위들이다. 구름이 없었다면 최고의 조망을 보여 줄 듯하다.
중간에 만난 무선국 안테나
원추리도 만났다.
환희대와 연대봉 중간에 있는 헬기장. 우리가 올랐던 길이 KBS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은지원, 김종민이 올랐던 길이다. 장천재에서 오르는 길은 강호동, 이수근 길과 이승기 길이 있다.
연대봉으로 가는 길
짙은 구름 속에서 가을을 그리고 있는 억새. 조망이 좋았더라면 최고의 경치였을 것이다. 가을의 억새만큼이나 한 여름의 억새풀밭에서 일렁이는 푸르름도 마음을 흔들었다.
연대봉의 아침. 연대봉은 정상이 완만하고 널직하여 참 후덕하다. 산에 다니다보면 정상이 비좁은 산이 있고 이렇게 정상이 널직한 산이 있는데 이런 산은 참 후덕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산에 오른 사람들 마음까지도 느긋해지고 여유가 있어 시쳇말로 "힐링"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정상의 이정표. 닭봉 방향과 불영봉 방향의 이정표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대봉에서 만난 아이. 많은 친구들과 함께 천관산의 아침을 즐기고 있었다.
억새능선을 따라 헬기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시 구름이 감싸기도 하고
다시 돌아온 닭봉
닭봉에서 본 산밖의 풍광
탑산사 화장실. 오른쪽 아래가 주차장이다.
2013. 08.03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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