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8구간 봇재 - 천치고개 산행기 |
1. 일시 : 2008년 4월 20일(일)
2. 동행 : 아내
3. 날씨 : 맑음
4. 거리 : 31.9Km 도상거리29.2Km
5. 시간 : 10시간 50분(05:30 - 16:20)
봇재(05:30) - 제일다원입구(05:38) - 313봉(벤치 2개 06:05) - 재양골재(06:20) - 임도삼거리(보성선씨추모공원 06:28) - 411봉(삼각점, 산불초소 06:40) - 441봉(벤치 2개, 이정표 06:53) - 봉화산(475m 봉화대 07:00 - 07:12) - 보성사 갈림길(기러기재 3.8km 이정표 07:22) - 421봉(이정표 묘 1기 07:37) - 417봉(삼각점, 표지판 07:50) - 임도 삼거리(남근석, 이정표 08:05) -SK 초당기지국(307봉 08:10) - 광주이동통신국(08:15) - 그럭재(2번 국도 지하통로 이용 횡단 08:25) - 272봉(08:45) - 320봉(삼각점 08:55) - 370봉(대룡산 분기점 09:23) - 346봉(삼각점 09:47) - 276봉(삼거리 10:45) - 오도재(845번 지방도로 11:00) - 355.5봉(삼각점 점심식사 11:30 - 12:05) - 파청재(임도, 이정표, 운동시설 12:35) - 방장산 4거리(이정표 12:50) - 헬기장(12:53) - 호동재(이정표 12:55) - 방장산(535.9M KBS 중계소, 삼각점 13:05 - 13:15) - 490봉(13:25) - 480봉(13:33) - 이드리재(13:42) - 배거리재(13:57) - 주월산(558M 활공장 14:05 - 14:15) - 408봉(14:50) - 무남이재(차량통행 가능 임도, 이정표, 등산안내판 14:55) - 광대코 삼거리(초암산 갈림길, 611봉 15:30 - 15:35) - 571봉(삼각점 16:00) - 고흥지맥 분기점(표지판 16:05) - 천치고개(모암재, 차량 통행 가능 임도 삼거리 16:20) - 모암마을(16:32)
6. 특기 사항
1) 봇재
봇재에는 주차공간이 많다. 들머리인 주유소에 붙어 있는 휴게소에는 주차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여 길 건너편 펜션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다. 조금 걸으면 ‘봇재 다원’이나 그 아래에 있는 넓은 주차장을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또는 회천 방면으로 200여 미터 내려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뒤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오르면 제일 다원 입구에서 만난다. 그것도 아니면 주유소 옆 시멘트길로 차를 타고 오르면 승용차주차 공간이 많다. 평소에는 주차에 문제가 없지만, 보성 다향제가 열리는 5월 3일 - 5월 6일까지는 주차가 쉽지 않다는 택시 기사의 말이다.
2) 기러기재
기러기재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 왕복 4차선의 2번 국도이다. 중앙분리대의 상단 부분이 제거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차량 통행도 많은 편이어서 도로 위를 횡단하는 것은 위험할 듯 싶다. 따라서 풍치 정거장 아래에 있는 지하통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단 횡단하는 것과 100 미터를 더 걷는 정도이다.
3) 주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어서 산꼭대기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가 나 있는 관계로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주월산 방장산 구간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쏜살같이 내려오는 자전거에 부딪힐 뻔하였다.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4) 모암마을
모암마을에서 보성으로 나가는 군내버스는 오후 3시와 6시에 있다고 한다. 밭에서 일하고 있는 아저씨가 아래 마을에 가면 그 이전에 버스가 있다고 해서, 선암 마을까지 약 20분 정도 걸어 내려 가니 버스 정류장이 있기는 한데, 버스 시각표가 붙어 있지도 않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확인하지 못하였다.
결국은 겸백 택시(061-853-6321 / 011-648-9795)를 이용하여 봇재까지 이동했다. 택시비 23,000원
7 산행지도
8 산행기
1. 안개
안개 속으로 빠져 든다.
안개는
새벽을 끌어 안고
새벽은 안개를 붙들고 아침을 낳는다.
보성읍을 품은 안개
차창을 휘어 감는데
마음은 봇재로 향하고
걸어야 할 산줄기를 그려본다.
느릿하게 걸음하는
안개는
보성 녹차밭을 더듬어 갈 때
알알이 부서져
담록의 찻잎은 태곳적 향(香)을 다독인다.
이제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리라.
연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 찻잎 위에
햇살은 부서지리라.
2. 봉화산
봉화대 하나 머리에 이고 서서
봉화산이
남겨 놓은 이야기는
보성 땅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과
바닷바람을 맞아 흔들리는 어린 새싹들의 환한 얼굴과
남녘 바다던가
비릿한 내음으로 다가서는
갯가 마을의 그윽함을 따라 가라앉는다.
어느 옛날
한 이름 없는 군졸이 봉홧불을 지키면서
품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역사는 살아있는 자들의 편이라는데
오늘
산꼭대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피워 올려야 하는가
3. 바람
주월산 활공장에서
비스듬히 업드려
유채꽃 향 가득 머금은 바람을 맞는다.
득량만을 거슬러 온 바닷바람은
정맥의 등줄기를 타고 앉더니
꼭대기에서 꼭대기로
나뭇가지를 흔들어 댄다.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 바람줄기떼
깃발을 흔들고
훌쩍
광대코 삼거리로 달아나
철쭉밭으로 얼굴을 파묻는다.
바람이
이렇게 달콤하였던가
이제 막 피어나는 담록(淡綠)을 따라
산자락을 밀어오던
바람이
이렇게 새뜻하였던가
4. 바다
바다는
남녘의 바다는
푸른 빛
진즉 잃어버리고
유채꽃에 노랗게 물들고
파릇한 보리밭만 짓궂게 흔들어 댄다.
보성의 바다는
찻잎의 향을 헹구어 달려드는
말간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은 채
우리들의 발걸음만 물끄러미
그리고 있다.
파도를 딛고 발돋움하는 섬들 뒤로
터져 나오는 햇살 따라
뻔쩍거리는 웃음으로
이제 막 내려 앉는
봄날의 뒷태를 끌어 당긴다.
정맥에서 본
남녘의 바다는
그 많은 섬들을 모두 끌어 안고
윤선도가 이야기하던
어부(漁父)들과
어부들의 비릿한 삶과
정맥을 걸어가는 발걸음에서
찬란히 일어서고 있었다.
5. 찻잎
새벽이어서 일까
녹차밭을 따라 걸어가면
소곤거리는 어린 찻잎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겨울 해풍을 견디며
온 몸으로
기다린 봄
바람의 끝을 잡고 일어선
찻잎
작설(雀舌)이라던가
그 여린 다독임 속에서
은은하게 흐르는 향(香)
정맥 줄기에서 피우고 있었다.
행여
발소리에 놀랄까
녹차밭 이랑
느릿하게 걸어
새벽을 벗어 놓는데
문들
마음으로 스며드는
풋풋한
다향(茶香)
6. 모암마을
광대코 삼거리에서
내려다본 마을
아무런 말소리도 듣지 못했던
모암마을
공기조차 주저앉은 듯 고즈넉한데
버스시간 물어볼
노부부는
손바닥만한 밭에 엎드려있었다.
보성으로 나가는 버스시간을 묻자
저녁밥 먹을 때
막차가 있다고 한다.
포장도로가 올라오다가 멈추어버린
모암 마을
고요속에서
세월을 놓아버린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무엇을 기다리며
밭이랑을 메고 있는가
그리움은
살가운 이야기는
그래도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을.
2008. 04.20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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