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만 여행기

제 3 일 (2012.02.14. 목요일) 타이페이 - 핑시 - 청핀수디엔 - 101빌딩

힘날세상 2013. 3. 6. 13:12

제 3 일 (2012.02.14. 목요일) 타이페이 - 핑시(平溪) - 청핀수디엔(誠品書店) - 101빌딩

 

   아침 7시. 침대에 업드려 내려다본 타이페이는 말간 햇살이 가득하다. 그 맑은 마음으로 핑시에서 열리는 천등축제에 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들을 깨운다. 타이페이역에서 드리와 몽원이를 만나기로 해서 어제 아침 식사를 했던 식당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드리네가 벌써 출발했다고 한다.

   계획을 바꿔 서문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세운식품(나중에 보니 이집은 펑리수 경연대회에서 2007년에 우승을 한 대단한 집이었다.)에서 빵과 만두, 김밥 등을 5명이 먹을 만큼 샀다. 판남선을 타고 타이페이역에서 내리는데 드리도 막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다.

  

 

2007년에 펑리수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운식품의 만두. 정말 담백하면서도 맛이 있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펑리수 경연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을 한 세운식품은 펑리수에 대해서는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 수퍼에서 파는 펑리수 가격보다 두 배 가량 비싼데도 남경삼민로에 있는 가덕(街德)펑리수라는 가게로만 몰려 간다. 물론 일반 수퍼의 펑리수는 퍽퍽하고 영 맛이 없었다. 아쉬운 것은 세운식품의 펑리수를 먹어보지 못한 것이다. 세운식품의 펑리수 가격은 가덕(街德)펑리수보다 약간 싸다. 서문역 부근에서 펑리수를 구입해야 한다면 세운식품의 제품을 구입해도 될듯 싶다.

 

오늘도 서문역 1번 출구를 통해서 여행을 시작한다. 뒤에 원동 백화점 간판이 살짝 보인다. 달러를 타이완달러로 환전하려면 이 원동 백화점으로 가면 된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타이페이역. 루이팡까지 고속철도(高鐵HSR)를 타기로 했으므로 노란색의 안내판을 따라간다

 

台鐵은 나중에 짜이에서 타이페이로 돌아올 때 이용했던 일반 기차이다.

 

세운식품에서 산 음식을 들고 드리와 몽원이 뒤를 졸졸 따라가는 아내와 아들. 어제 폰을 분실한 몽원은 베낭을 앞으로 메고 간다.

 

대만을 제 집 드나들듯 하는 드리가 엄청난 실수를 하고 있다.

 

이렇게 루이팡에서 타이페이로 돌아오는 열차표를 사버린 것이다. 좌석까지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실수는 엄청 잘한 일이 되었다. 루팡에서 내렸다면 엄청난 인파에 스펀을 갈 수나 있었을까.  표를 잘못 샀다는 압박감에 루팡이 아닌 빠두에서 내려버렸고, 그것이 결국은 잘한일이 되었던 것이다.  

 

 

 

 매표소로 가서 루이팡(瑞芳)으로 가는 표를 구입한다. 화면에 표시된 시각을 보니 8시 59분 열차이다. 우리가 표를 사는 그 시각은  8시 46분. 마음이 급하다보니 드리가 결정적 실수를 한다. 루이팡에서 타이페이로 돌아오는 열차를 사버린 것이다. 개찰을 하는 순간 그 사실을 알았고, 역무원에게 사정을 말하니 일단 타고 열차에서 승무원에게 조치를 받으라고 한다. 막 출발하려는 열차를 겨우 탔다.

  열차는 손님이 아주 많았다. 기차에서 준비해간 음식을 먹으려는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다. 물론 엄청난 인파가 핑시로 몰려들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문득 중고등학교 때 기차 통학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밀리던 통학열차, 그리고 배고픔. 그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통학열차의 풍경이었다.

 

 

엉뚱하게도 우리는 빠두역(八堵)에서 내리고 말았다.

 

빠두역(八堵) 플랫폼. 안내판에 핑시(平溪) 경유 칭똥(菁桐)행 열차가 09시 36분에 2번 플랫폼에서 출발한다고 되어 있다.

 

 

빠두역 플랫폼을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 모두들 핑시 천등 축제에 가려는 사람들이다.

 

드리가 사온 빠두 - 루이팡 열차표.

 

빠두에서 사온 핑시선 자유 승차권. 이 표 한장이면 루이팡에서 칭뚱까지는 하루 동안 마음대로 타고 내리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던 열차에서 시달리고 있는데 드리가 내리라고 한다. 서둘러 내렸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루이팡(瑞芳)에서 내려야 하는데 우리는 빠두(八堵)에서 내려버린 것이다. 드리가 빠두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핑시선 일일 자유 이용권을 사고, 빠두에서 루이팡까지 가는 열차표를 사라고 해서 표를 사왔다. 그리고 9시 36분차를 타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열차는 2월 14일 천등축제를 위해서 빠두에서 칭뚱까지 왕복하는 임시열차였던 것이다. 바로 우리가 루이팡에서 타려고 했던 열차였던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루이팡에서 내렸다면 이 엄청난 인파에 과연 이 열차를 탈 수 있었을까. 빠두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게 되었기에 우리는 자리를 잡아 앉아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오발이 명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드리가 중국어에 능통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만약에 중국어를 할 줄 몰랐더라면.....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스펀역

 

생생정보통 촬영 기념으로 한국인에게 기념품을 준다고 써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나 우리는 오늘 단 한 명의 한국 사람도 보지 못했다.

 

스펀역 풍경

 

스펀역 주변 풍경. 다리를 건너보기도 했다.

 

 

예전에 광산촌이었다는 스펀역 주변

 

까페 같은 음식점이 있었는데 주차장에서 음식을 먹으려다고 주인에게 쫓겨 났다.

 

 

스펀역 앞 정안교. 이곳에서 우리는 준비해간 세운식품표 만두를 맛나게 먹었다.

 

 

스펀역. 루이팡으로 가는 열차가 정차했다.

 

열차는 한 시간에 한대가 다니는데 열차가 오지 않을 때는 철길이 놀이터가 된다. 이곳에서 소원을 적은 천등을 날린다.

 

한국과 중국의 12년 우정. 시카고 대학 석사 출신인 몽원이는 남경 전력공사에 다니고 있다. 북경외국어대학 중국어 교육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드리.

 

 

아내도 덩달아 따라 해 본다.

 

하늘로 올라가는 천등

 

이놀라운 인파. 핑시츤등 축제에 온 사람들은 대략, 스펀, 핑시, 칭뚱 이 세 곳에서 내렸다 타고, 그 중 한 곳에서 천등을 날린다.

 

철길은 놀이터이고 통행하는 길이다. 철길 주변은 음식점과 천등을 파는 가게이다.

 

딸과 여행하게 되어 마냥 신이난 아내

 

아들과도 손잡고 놀아본다. 서울로 대학을 가버린 2005년부터는 같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어 이제 우리는 같이할 시간이 거의 없다.

 

정안교 건너편은 아무 것도 볼 것이 없었다. 강 건너편 스펀 역의 혼잡스러운 인파들의 군상(群像)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었다.

 

 

 

 

 

스펀역에 있는 민박집.

 

스펀역사.

 

 

스펀에서 핑시로 가는 열차에서 찍은 풍경

핑시역

스펀에서 한 시간 정도 놀다가 핑시로 가는 열차를 탔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사진은 찍을 엄두도 못내고 겨우 비집고 들어가 차를 탔다. 5명이서 같은 열차를 탔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핑시에서 내렸다. 좁은 골목이 이어지는데 걸어갈 수가 없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예전에 대전엑스포 이래 처음이었다 그러나 단위 면적을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58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겪어본 인파였다.

 

걷는 것이 아니라 밀려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핑시역 아래로 흐르는 계류

 

사람이 많아도 너어어어어무 많았다. 천등에 소원을 적는 사람, 무엇인가 먹는 사람, 뭐라고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 사진 찍으려는 사람, 비좁은 틈을 뚫고 지나가려는 사람, 다리 아프다고 앉아 있는 사람, 자기 가게에서 사먹으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 등 정말 별별 사람이 다 모였다.

 

조금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본 핑시역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신해 왔다. 이곳에서 천등을 날리려다가 매직펜으로 글씨를 쓰라고 해서 붓으로 쓰는 가게를 찾아 내려갔다.

 

천등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

 

밀가루 부침개. 사먹어 봤는데 맛이 별로였다.

 

천등이 얼마야? 아들이 100원 짜리를 들고 빨리 사자고 조른다.

 

그 와중에도 스맛폰을 들여다 본다.

 

우리가 천등을 샀던 가게. 철길이 가게이고 놀이터이고 천등을 날리는 곳이다.

 

  사람을 피해 좀 한적한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천등을 날려보자는 계산이었다. 그늘에서 쉬면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무슨 부침개 같은 것도 사먹었다. 그리고 가게에서 천등을 사려고 했는데 매직펜으로 쓰라고 한다. 우리는 붓으로 쓰겠다고 고집하여 엄청난 인파를 뚫고 핑시역 부근의 가게로 갔다. 그래봐야 우리가 이동한 거리는 100여 미터 정도나 될까.

  한 가게에 들어가 150원을 주고 천등 2개를 샀다. 하나는 우리 것, 또 하나는 몽원이 것이다. 천등은 모두 4면이어서 우리는 한 면씩 자신의 소원을 적었다. 몽원이는 혼자서 4면을 다 채웠다.  

 

 

2013년

우리 가족의 건강을 기원

 

핑시에서

 

청량한 바람에 기대어

눈을 뜨고

귀를 연다.

 

사람은 자연을 따라야 하지만

핑시에서는

자연을 품으려 한다.

한 발 더

크게 내딛는 2013년을

기원하며

2013년 2월 14일

Korea

힘날세상

 

 

 

 

2013년 안에 연애하길

가능하면 결혼도

2012학년도 2학년 9반

고3 생활 잘하고 수능 대박내라.

2013년 1학년 11반

좋은 아이들 잘 들어와서

재미있는 1년 보내길

CNR

신문 만드느라 고생많다.

거하게 회식하자.

 

 

 

2013년

울 가족 건강을

드리와 글이 좋은 배우자 만나 행복한 가정 이루길

 

 

                                   

중국어로 써놓아서 확실하지 않지만

남자 친구와 잘지내고

해피 발렌타이(거북이)

학업을 잘 이루고

건강하길 어쩌고...

BFSU(북경외국어대학교)

 

 

돈 많이 벌고

귀한 사람을 만나고

즐겁게 살자. 어쩌고

 

 

이제 날리기만 하면 된다.

 

2013년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우리가 원하는 소원들

아이들이 모두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그러면 우리도 여유를 가지고

이리저리 즐겁게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걸음을 걸어

신나는 여행을 하리라.

 

 

 

하늘까지 날아 올라

우리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천등은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안고

하늘을 향해 훌쩍 날아 올랐다.

우리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작고 소박한 소망들.

그것들이 모두 이루어지도록

우리는

2013년에도

힘차게

그리고

줄기차게 노력하리라.

힘나는 날을 위하여

우리 가족 모두

힘차게 살아가자.

 

 

 

꿈은 무엇인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그래서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우리의 소원은 무엇인가.

꿈은 누가 이루어 주는가

하늘인가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진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하늘로 올려 보낸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진실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하고

힘든 현실을 이겨내야 한다.

 

 

2013년 2월 14일

핑시에서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을 하늘로 올려보냈다.

그리고

자신들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열심히 노력하는자만이

자신들이 적어 놀렸던

꿈을 이룰 수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핑시를 떠난다.

우리가 하늘로 올려보낸

꿈을 가지고

소망을 가슴에 담고

우리는 핑시를 떠난다.

핑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만큼이나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는 핑시를 떠나 칭뚱으로 간다.

핑시!

우리는 한 동안 핑시를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확인하고

우리가 2013년,

아니

우리가 언제나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절절히 확인할 수 있었던

핑시!

조용한 어느날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핑시!

그 애틋한 시골역

핑시!

 

우리에게 스맛폰은 무엇인가

 

하늘로 올려보내고도 남은 마음들을 대나무에 이렇게 달아 놓았다. 핑시역 부근에 효자산이라는 산이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환락산악회> 리번도 보인다.

 

플랫폼에 걸터 앉아 있는 글

 

칭뚱으로 가는 열차. 피난민 열차보다 더 하다. 그래도 우리는 저 인파를 헤치고 차에 올라탄다.

 

핑시에서 사먹었던 메추리알 튀김.

 

칭뚱의 조형물

 

경찰관에게 타이페이로 가는 버스를 물어본다.

 

스펀에서 무자까지 왕복하는 셔틀버스 안내판

 

칭뚱에서 타이페이까지 버스를 타기로 했다. 마침 교통 정리를 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1시간 간격으로 있는데 방금 갔다고 한다. 그때 택시가 와서 잽싸게 탔다. 일단 타고서 값을 흥정한다. 800원에 성품서점까지 가기로 한다. 돈은 이렇게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비싼 듯했지만, 타이페이까지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50여분을 달려 기사가 대만의 최대 서점인 청핀수디엔(誠品書店) 앞에 내려준다.

 

                         

성품서점에서 본 101층 빌딩

 

성품 서점 입구.열(閱검열할 열)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온다. 밤에는 불이 켜진다.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K-POP이라는 책

 

서점 내부. 극히 일부이다. 중국어로 된 책 뿐이었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니 참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연극에 관한 책을 모아 놓은 곳을 봤는데 참 읽고 싶은 책들이 참 많았다.

 

 

저녁식사를 한 키키레스토랑.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미리 예약을 해서 자리를 확보해 두었다.

 

 

자, 무엇을 먹을 것인가. 메뉴판에 음식에 대해 소개가 되어 있어서 주문이 쉬웠다.

 

 

 

우리가 주문한 요리 중 하나.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다른 카메라에 저장되어 있어서 여기에는 이것만 올렸다.

 

밤에 본 101 층 빌딩. 꼭대기에 올라가려고 했으나 표 사는데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고 올라가는데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이 앞에서 드리와 몽원이는 자기들 숙소로 돌아가고 우리도 우리의 숙소로 돌아갔다.

 

성품 서점 옆 건물. 조명의 칼라가 참 좋았다.

 

 

오늘의 경비

빵 53원, 만두 132원, 김밥 195원, 교통카드 충전 200원, 기차 38원, 계란전 25원, 메추리알 꼬치 100원, 천등 150원, 택시비 800원, 저녁식사 2,387원, 까루프 478원

 

핑시의 소원이 올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