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차 청산도 보적산 산행기
1. 일자 : 2012년 05월 05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도청항(08:30) - 청산중학교(08:50) - 대선산(09:40) - 고성산(10:10) - 읍리큰재(10:20) - 보적산(11:15 점심 30분) -
범바위(12:05 휴식 1시간) - 고인돌 공원(13:55) - 서편제 촬영지(14:05 휴식 30분) - 도청항(14:50)
4. 시간 : 6시간 20분(널널한 산행)
5. 산행 지도
6. 산행 수첩
1) 청산도행 배편
어제 완도 불목리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량에서 1박을 하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대충 정리하고 완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40분 주변 길가에 주차를 하고 승선권을 사려고 줄을 섰는데 사람이 많아서 7시 30분 승선권을 구입하였다. 배는 5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한다. 배 운항 시간은 그때그때 달라지므로 사전에 배를 운항하는 청산농협에 확인해 보아야 한다.
2) 산행 들머리
청산도 도청항에 내려 100여미터 직진하면 농협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측길을 따라 올라가면 초등학교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청산중학교 가는 길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우측길로 들어서서 진행하면 중학교 직전에서 좌측으로 가라는 이정표가 있다. 시멘트길을 따르면 선음 약수터를 지나 산길로 바뀌면서 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위 산행지도를 보면 대선산을 지나 대성산에서 오는 능선과 만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는 대성산과 대선산 삼거리 중간 부근으로 오르게 된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므로 어려울 것은 없다. 혹시 비박을 생각한다면 대선산 정상, 고성산 정상이 전망이 좋아 적지일 것 같다.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신흥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오산, 대봉산, 대성산을 밟은 다음 대선산으로 산행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럴 경우 도청항에서 하선 시간에 맞추어 운행하는 신흥리행 공영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3) 범바위에서 도청항으로 돌아오는 길
범바위 아래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도로를 따라 보적산을 좌측으로 끼고 내려오는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큰재(지도상 고개 정상)를 넘어 가는 길과 범바위에서 슬로길을 따라 말탄바위를 지나 권덕리로 내려선 다음 포장도로를 따라 고인돌 공원(지도상 서편제 촬영지 오른쪽 삼거리)으로 오는 방법이 있다. 권덕리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조금 가까운 것 같으나 어느 길을 따르든지 또 다른 여행이므로 문제될 것은 없다.
4) 청산도 교통편
도청항에서 신흥리를 왕복하는 공영버스가 있고, 섬내 순환관광버스가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청산도.
느리게 걸어야 제맛이라는 청산도.
바닷바람은 폐부를 씻어내는 상큼함을 가득 안겨 주었다.
서둘러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도청항을 빠져나가
산길로 들어선다.
한 무리의 단체 산객들을 먼저 보낸 후 갑작스럽게 고요가 찾아온 조용한 숲 속을 걷는다.
대선산에서 내려다보는 산 아랫마을이 평화롭다.
고성산자락 오름길에 내려앉는 햇살도 부드럽고 말갛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반겨주는 입석
대선산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이곳 농협 건물이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길(승용차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로 가야한다.
청산초등학교를 지나 청산중학교 입구.
청산중학교 부근에서 본 도청항
대선산 정상에서 본 마을
고성산으로 가다가 만난 전망대. 왼쪽은 고성산. 뒷봉우리가 보적산이다.
고성산에서 본 신흥리 방향
섬을 걸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지극할 정도로 아름다운 평화이다. 마음까지 쫙 가라앉혀주는 평화의 근원은 언제나 고요다. 파아란 바닷물을 흰 물살로 가르며 미끄러져가는 여객선도 그 자리에 서 있는듯하여 바닷가 마을까지 고요에 빠져든다. 그리고 산꼭대기까지 덮어오는 고요. 그럴 때 바람은 꼭 필요하다. 고요를 밟아가는 산행. 누구도 없는 산속에 안겨 있는 것은 마찬가지거늘 유달리 섬에서 평화를 느끼는 것은 바다가 둘러싸고 있음이다.
산길은 자신을 짓누르는 고요를 이기지 못해 슬며시 도로로 내려선다.
세상의 시끄러움을 담뿍 실은 자동차가 애써 쌓아 놓은 고요와 평화를 빠르게 찢어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닫는다.
한꺼번에 밀려온 상큼한 바람줄기에 휩싸여 다시 숲으로 들어서는 산길을 따라 더 깊은 고요 속에 빠진다.
고성산에서 돌아본 대선산
고성산 정상
고성산에서 본 마을의 평화
읍리 큰재(지도에 고개정상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곳이다.)
보적산 오르는 길
보적산에서 본 범바위. 보적산의 조망은 오늘 산행의 최고였다.
보적산에서 내려다본 마을. 스마트폰 사진이라 아쉽다.
보적산 정상. 바다를 거슬러 올라온 바람은 청량음료보다 정말 상큼했다.
작은 범바위에서 본 범바위. 가운데 전망대는 매점이다. 라면과 파전, 커피 등을 판다.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온다.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아주 많다.
범바위에서 본 작은 범바위.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매봉산인데 산줄기에서 떨어져 있다.
호랑이보다 더 큰 소리를 내어 호랑이를 섬 밖으로 내몰아 버렸다는 범바위를 느긋한 눈길로 내려다 보고있는 보적산에서 가슴까지 서늘한 바람을 맞는다.
한낮의 제법 뜨거운 햇살도 푸른 바다를 휘돌아 올라온 바람이 내뿜는 차가운 입김을 어쩌지 못했나보다.
청산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범바위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본다.
발아래 다소곳하게 엎드려 있는 알록달록한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새마을 사업으로 인해 초가지붕을 막 걷어내던 그 때, 시골의 납작한 지붕은 꼭 지금처럼 주황과 파랑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평화였다. 범바위에서 내려다보는 권덕리 마을을 보고 있을 때 마음에서 평화가 느껴지는지 한 번 확인해 볼 일이다.
범바위에서 아무런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려고 마음을 모은다. 복잡해지고 싶지 않았다. 모든 인간적인 삶을 내려놓고 그저 거슬러 올라오는 바닷바람에 젖어 보고 싶었다. 그렇게 공허한 마음으로 있고 싶었다.
범바위에서 도청항으로 걸어서 오다가 큰재 부근에서 만난 정자. 날씨는 더웠지만 바람만큼은 달디 달았다.
큰재에서 도청항 방향으로 오다가 만난 고인돌 공원
셀카놀이도 해보고
서편제 쵤영지. 동호와 송화의 모습이다.
서편제 촬영지 언덕에서 본 마을. 가운데 위 사진의 초가집이 보인다.
느리게 걸어야 한다는 청산도.
서편제의 동호와 송화가 북을 두드리고 소리를 뽑아내던 황톳길은 수 없이 몰려든 사람들에 짓눌려 더 이상의 한이 서린 가락을잃어버렸다. 한 겨울이나 찾아와야 송화의 한맺힌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슬로시티는 느리게 걷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느려지고 생각도 느려지고, 그래서 삶의 보폭까지 느려져야 참된 슬로시티가 아닐까.
청산도를 느릿하게 걸어본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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