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대둔산 878M (전북 완주)
1. 일시 : 2009년 05월 15일(금)
2. 동행 : 아내
3. 산행코스 : 용문골 입구(09:50) - 신선암(10:20 추모비/이정표) - 갈림길(10:25 용문골/케이블카 이정표 없음) - 장군봉 안내판(10:40) - 케이블카 정류장(10:45) - 정상(마천대 878m 11:45) - 바위 전망대(12:00 점심 50분) - 허둥봉(826m 13:20 안심사/수락계곡 갈림길 이정표) - 정상(14:17) - 용문골 삼거리(14:30) - 낙조산장(14:35) - 낙조대(850m 14:45) - 용문골 삼거리(15:00) - 용문굴(15:20 칠성봉 전망대) - 용문골 입구(16:00)
4. 산행 시간 : 6시간 10분
5. 산행지도
6. 산행수첩
대둔산 주차장 입구. 용문골은 이곳에서 배티재 방향으로 1km이상 더 올라가야 한다.
용문골 입구에서 본 칠성봉. 이 부근의 길가에 여러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용문골 입구.
용문골입구로 들어서자 만나는 안내판.
이런 이장표도 있는데 처음보는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용문골의 들머리는 대둔산 주차장에서 배티고개쪽으로 1km 정도 올라가면 만나는 제3주차장 부근에 있다. 주변 도로변에 주차공간이 넉넉하다. 대둔산곶감을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이 서 있는 곳이 들머리이다.
2) 갈림길
신선암. 바위밑을 막아 지은 절인데 인적이 없었다.
신선암을 지나서 3분 정도 가면 오른쪽에 이런 굴같은 곳이 나온다.
위 사진의 굴에서 보면 뚜렷한 직진길과 사진의 오른쪽 바위로 오르는 희미한 길이 나온다.
용문골에 들어서서 약 30분 정도 진행하면 만나는 신선암에서 철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거대한 바위 옆을 돌아서 약 3분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굴같이 생긴 곳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주의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이곳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을 따르면 장군봉을 거쳐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게 되고, 위쪽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올라서보면 아주 뚜렷한 길이다)을 따르면 용문굴과 칠성봉 전망대를 거쳐 용문골 삼거리로 올라서게 된다.
7. 산행기
스승의 날이라서 학교가 하루 쉬었다. 혜강이가 오지 않는다고 하여 아내와 집을 나섰다. 황매산을 생각하였으나 언제부턴가 의식의 심층부에 담아 두었던 대둔산이 생각나 핸들을 돌렸다. 괴목동천에서 남릉을 타고 허둥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려고 했는데 들머리 부근을 막아 놓고 공사를 하고 있어서 용문골을 따라 용문골 삼거리로 오르기로 하고 대둔산 시설지구 직전에 마련된 길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비를 아끼기 위함이었다.
신선암 앞에 있는 이정표
적막감이 감도는 신선암
용문골 입구로 걸어가는데 상가에서 내놓은 화분에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였다. 대략 1km 정도를 걸으니 오른쪽으로 제3주차장이 있고 그 맞은편이 용문골 들머리다. 물론 들머리에도 길가에 주차공간이 널찍하게 마련이 되어 있었다. 순간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올 걸 하는 후회감이 밀려온다.
9시 50분에 용문골 들머리로 들어선다. 대둔산 곶감을 알리는 대형 안내판이 있는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널따란 공터를 만난다. 들머리에서 야영을 해야 한다면 딱 좋은 곳이다. 널찍하고 평평한 풀밭이어서 텐트를 치고 누우면 아늑할 것 같다.
잘 나 있는 등로를 따라 30분 정도 오르니 신선암 앞 공터이다. 한쪽에는 누군가의 추모비가 서 있다. 신선암으로 올라가보니 바위 밑 공간을 막아 절을 세웠다. 문을 닫아 놓아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다. 손바닥만한 공간을 끌어안고 있는 움막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신선암을 안고 있는 커다란 바위를 돌아가자마자 오른쪽으로 작은 굴 같은 곳이 있는데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직진하는 길은 오르막인데 희미하고 11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평평한데 아주 뚜렷하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평평한 길로 들어선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직진하는 길로 올라야 칠성봉 전망대와 용문굴을 거쳐 용문골 삼거리로 오르게 된다.
장군봉 안내판. 이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진행하면 바위 위로 오르는 희미한 길이 있는데 이곳이 장군봉으로 가는 곳이 아닐까. 언제 답사를 해봐야겠다.
위 이정표가 있는 곳에 있는 이정표
위 사진의 이정표가 있는 곳은 삼거리인데 이렇게 한쪽은 막아 놓았다.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철조망으로 막아 놓고 출입을 금하고 있어서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는데, 용문골로 하산하면서 보니까 장군봉은 막아 놓은 곳이 아니라 안내판이 서 있는 위쪽에 있었다.
15분을 걸으니 장군봉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옆에 이정표가 서 있는데 케이블카 정류장을 가리키고 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했지만 되돌아 갈 수도 없어서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진행한다. 사면을 돌아 5분 만에 케이블카 정류장 입구 계단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정류장으로 올라야 하는데 이정표를 따라 동심바위 쪽으로 진행하니 금강 구름다리 밑으로 이어진다. 어디에서 단체로 왔는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순식시간에 온 산이 시끄럽다. 평일인데도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까. 오늘 산행은 호젓한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금강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시설물을 다시 설치했는지 출렁거림이 없다. 구름다리를 건너 사진을 한 장 찍으려 했는데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둘러 정상으로 향한다.
케이블카 정류장
금강구름다리로 올라가는 너덜길
금강 구름다리에서 본 신선사다리와 마천대
금강구름다리
술을 팔고 있는 휴게소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 능선 삼거리에 도착하니 누군가 매점을 열고 기념품이며 막걸리를 팔고 있다. 오른쪽 길은 용문골 삼거리를 거쳐 낙조대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마천대(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정상쪽에서 여학생들이 한 무리 내려온다. 진산중학교 학생들로 소풍을 나왔다고 한다.
용문골 입구에서 두 시간 만에 정상 마천대(878.9m)에 섰다. 개척탑이라고 쓴 스텐리스 탑이 흉물스럽게 서 있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이다. 도대체 무엇을 개척했다는 말인가. 그냥 조그마한 돌하나 올려 놓고 “대둔산 마천대”라고 써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낙조대와 마천대 삼거리
마천대 정상에 서 있는 스텐리스 탑. 왜 개척탑일까
정상에서 본 허둥봉 방향. 금남정맥의 일부분이다.
단체팀들의 소란을 피해 허둥봉 방향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긴다. 마천대가 적당한 모습으로 보이는 거리에 있는 바위 전망대 소나무 그늘에 점심상을 편다. 우리 둘이 앉으니 딱 들어맞는 공간이다. 발 아래로 대둔산 관광온천이 내려다보이고 마천대 너머로 우뚝우뚝 솟아있는 암봉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다. 점심이라고 해 봐야 떡 한 조각과 삶은 달걀 몇 개가 전부이다. 그래도 느긋하게 점심을 즐긴다.
금남정맥을 따라 허둥봉 방향으로 가면서 만나는 바위 전망대마다 올라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생각 같아서는 그곳에 앉아 몇 시간이고 세상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허둥봉은 금남정맥과 괴목동천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전망이 아주 좋았다. 괴목동천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남릉을 바라보다가 다시 마천대를 향해 되돌아섰다.
마천대. 허둥봉 방향으로 100여미터 이동하여 만난 암봉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찍었다.
마천대 아래 암봉들
허둥봉 방향으로 가다보면 이러한 암봉들을 지나게 된다. 바람이 좋아 여름날 자리깔고 누어있을 만 하였다.
저런곳에 신선이 앉아 있었을까. 아래 사진을 당겨본 것
괴목동천으로 내려가는 칼날능선.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천등산
허둥봉에서 본 마천대
마천대를 지나 간이 매점이 있는 삼거리에 와보니 웬일인지 매점을 거두고 있다. 단체로 몰려온 사람들이 다 내려가고 보니 더 이상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낙조대와 낙조산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었으나 용문골 삼거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암봉을 놓아두고 사면을 돌아서 길이 이어진다. 간간히 암봉으로 올라간 듯 길이 많이 나 있다. 나중에 보니 그 암봉들이 칠성봉이었다.
용문골 삼거리에서 낙조대로 가다가 만난 바위
칠성봉의한 자락
칠성봉 아래로 배티재가 보인다.
낙조 산장. 텅 비어 있었다.
낙조산장 뒤에 있는 마애불
마애불 안내판
15분 만에 용문골 삼거리에 도착하니 한 떼의 젊은 남녀들이 용문골을 따라 하산할 것인가 아니면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할 것인가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가파른 용문골을 따라 하산하는 것도 힘들 것이고, 그렇다고 케이블카를 이용한다고 해도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가파른 길을 내려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상황을 말해주고 우리는 낙조대로 향한다.
5분 만에 낙조산장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낙조 산장은 커다란 자물통이 채워져 있을 뿐, 아무도 없다. 산장 뒤로 돌아가니 자그마한 마애불이 미소를 드러낼 듯 말 듯한 얼굴에 외로움을 잔뜩 뒤집어 쓰고 서 있다.
낙조대 직전 능선에 서 있는 이정표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라는 낙조대. 교실 두 칸 정도의 널직한 공터가 있다. 오래 머물고 싶었으나 갑작스레 내린 비로 인해 서둘러 하산하고 말았다.
낙조대에서 본 능선
낙조대에서 수락폭포로 내려서는 능선
오대산 방향은 금남정맥을 따라 매배티재로 이어진다.
용문골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그러나 비로 인해 발걸음을 돌린다. 태고사 갈림길에서 마루금을 따라 가는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내 낙조산장을 거치는 길과 다시 만난다. 낙조대에서 15분만에 용문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조금 전에 젊은이들이 남겨 놓은 왁자지껄한 시간들도 모두 사라지고 고요만이 가득하다. 미련도 없이 용문골로 하산을 하는데 가파른 너덜길이 이어진다. 원래는 무릎을 생각하여 케이블카로 하산하려고 했었는데 올라올 때 길을 잘못 들어 용문골 삼거리가 아니라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계획을 바꿔 이곳으로 내려선다.
용문골로 하산하다가 만난 칠성봉 전망대 안내판
위 사진 옆에 있는 용문굴 안내판. 용문굴은 엄밀히 말하면 석문이라고 해야 한다. 용문골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용문굴의 모습
용문굴을 빠져나와서 본 모습
전망대에서 본 칠성봉
칠성봉의 기암들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서는데 하늘을 가리며 솟아있는 낙엽송의 푸르름이 가슴 가득 밀려 온다. 산에 들어서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짙푸름에 젖어보고 싶은 마음의 갈증 때문이 아닐까. 20여분 내려오니 용문굴이다. 용문굴은 동굴이 아니라 커다란 바위가 비스듬히 이마를 마주대고 있는 일종의 터널이다. 용문골을 지나자마자 칠성봉 전망대다. 널직한 발판을 만들어 놓고 난간까지 설치해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칠성봉의 암봉이 장관이다. 단풍이라도 물드는 가을이라면 기암괴석은 붉은 치마를 두르고 있는 여인네들처럼 매혹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제법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숲 속으로 들어오니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모르겠다.길은 여전히 가파르게 내려선다. 암벽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용문굴 암장 앞에 경고문이 붙어 있다. 위험하니 바위를 타지 말라는 내용에 벌금 운운하는 경고문이 서 있다. 바위에는 꾼들이 박아 놓은 볼트가 매달려 있다. 왜 이렇게 막고 통제하는 것 뿐인지 모르겠다.
대둔산 암벽 훈련장.
암장을 지나 내려오는데 신선암 직전에서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아침에 길을 놓쳤던 곳이다. 신선암은 여전히 적막 속에 젖어 있다. 이런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세상을 등지고 이런 바위 밑 움막에 웅크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신선암부터는 길이 부드러워진다. 머릿속에 담아둔 대둔산의 암봉들을 떠올려 보며 룰루랄라 내려오니 용문골 입구이다.
주차해 둔 곳까지 비를 맞고 걸어갈 것을 걱정했는데 마침 비는 그쳐 있었다. 처음에 이곳에 주차를 하였으면 좋을 것이라고 후회해보았지만 이미 어쩔 것인가.
2009. 5.15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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